변화의 시대, 전남 서남권이 나아갈 길 - 이현진 경영학 박사·전 목포시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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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시대, 전남 서남권이 나아갈 길 - 이현진 경영학 박사·전 목포시청 국장
2025년 06월 09일(월) 21:30
새로운 시작은 언제나 설렘을 준다. 온 국민의 위대한 선택을 통해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지 일주일 째로 접어 들었다. 오랜 시간 소외감을 느껴온 지역민들은 새 정부 출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필요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거나 지나치게 들뜰 일이 아니다. 냉정하고 차분하게 그 의미를 반추하면서 스스로를 가다듬고 내실을 다져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변화를 수용할 지역 차원의 준비가 얼마나 되어 있는가라는 물음이다. 새 정부 출범이 호남 특히 목포권에 변화의 기회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기대는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지역의 미래는 단지 기대만으로 현실화되지 않는다. 스스로 준비하고 주도적으로 대응해야만 가능해진다. 이제는 지역 발전 구상도 더 넓은 시야로 접근해야 할 때다. 국가적 변화는 물론 국제적 흐름과의 연계 속에서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처한 국내외 상황은 어떠한가. 세계는 지금 인공지능과 데이터 중심 사회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으며 기술을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에 따라 산업 구조와 경제 질서까지 바뀌는 전환점에 우리는 서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에서도 행정구역의 광역화와 지역 간 연계 강화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이는 AI 시대에 효과적으로 적응하려는 목적뿐 아니라 지역 간 불균형 해소, 인구감소 대응, 생활·경제권 통합 등 지속가능한 지역발전 기반 마련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전남 동부권의 100만 메가시티 구상이다. 순천, 여수, 광양 등은 도시 간 협력체계를 강화하며 미래 성장 기반을 공고히 다져가고 있다.

반면, 목포권은 여전히 협소한 행정구역 안에 머물러 있으며 이로 인해 광역적 비전 수립과 지속 가능한 발전 전략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흐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준비하지 않는다면 투자우선 순위에 밀려 기회는 다른 지역의 것이 되고 목포시를 비롯한 전남 서남권은 또 다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서남권이 당당한 위상을 갖고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려면 자력으로 도약할 수 있는 내적 기반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 핵심이 바로 행정구역 통합과 확장 문제다. 그동안 협소한 행정구역 탓에 미래를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싶어도 번번이 난관에 부딪혀야 했고 지역 발전의 비전이 현실로 이어지지 못한 사례는 수 없이 많았다.

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지역 소멸, 청년 일자리, 관광 활성화 등 핵심 과제도 풀기 어렵다. 호남을 배려하는 정부가 출범했다고 해서 이 같은 지역 문제까지 찾아서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결국 이 과제는 우리 스스로 결단하고 해결해야 할 내부적 문제이다.

한때 목포시장과 신안군수가 통합을 추진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두 단체장이 동시에 직위를 상실하면서 동력은 크게 약화되었다. 시·군 통합과 같은 중대 과제는 고도의 정무적 판단과 설득력이 있는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는 지역 발전을 이끌 핵심 축이 흔들리는 상황이다. 새 정부 출범이라는 중요한 시기를 맞아 단체장 부재의 아쉬움은 너무 크다.

이 같은 취약한 구조로 어떻게 급변하는 시대 흐름을 주도해 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지만 지금은 그 추진력을 다시 살릴 수 있는 새로운 구심점을 만드는데 힘을 모아야 할 시기다. 우리 스스로 중심을 잡고 미래를 향해 단호한 발걸음을 내딛어야 한다. 지역의 변화는 결국 우리의 의지와 실천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제는 시민들이 앞장서서 내부적 취약점을 보완해야 할 차례다. 시민단체, 경제인, 정치권 모두가 대승적 관점에서 협력하며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한다. 깨어 있는 시민과 함께하는 지역만이 밀려오는 변화의 물결을 진정한 성장의 기회로 바꿔낼 수 있다는 점을 지금 우리는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이럴 때 일수록 냉철한 현실 진단을 통해 해결해야 할 과제를 풀어나가면서 세계로 향하는 목포권의 위상을 어떻게 재정립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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