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 이동권, 예산 타령만 할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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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는 데만 2시간 30분이 걸린다고? 몸이 불편한 특수학교 학생들이?’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왜 그렇게 된 걸까. 놀라움과 많은 물음표를 안고 취재를 시작했다. 당장, 그들 학생들과 버스를 함께 타고 가려고 했다. 학교측이 완강히 반대하고 나섰다. 학부모 허락을 받았는데도, 철벽을 쳤다. 직접 승용차를 운전하면서 통학차량을 뒤따랐다. 가다가 정거장에 서면 멈추고 어떤 학생들이 타는 지 눈으로 보고 영상으로 담았다.
영광에서 함평에 있는 특수학교로 통학하는 A군은 오전 6시 40분에 마을 입구에 멈추는 통학버스를 타기 위해 6시에 일어난다. A군을 태운 버스는 여러 군을 넘나들며 마을을 돌고 돌아 다른 학생들을 태우고 2시간 5분 만에 학교에 도착했다. 하교도 같은 방식이다. 매일 학교를 오가는 데만 4시간 넘게 버스를 타야 한다.
승용차로는 30분이 안 되는 거리를, 초등학생 때 부터 중학생이 된 지금까지 9년 간 장거리 통학을 감수한 건 A군 뿐 아니다. 전남지역 9개 특수학교를 다니는 학생 수백 명이 매일 2시간 넘는 장거리 등하교에 지쳐가고 있다. 아이들이 차 안에서 화장실 가는 일이 없도록 물 마시는 것도 자제시킨다고 한다.
저상 버스도 아니고 리프트 시설도 없어 휠체어를 탄 학생들을 매일 손으로 들어올려 태우는 부모들과 통학 버스 기사들은 어떤가. 눈·비를 맞으며 휠체어에 탄 학생을 들어올려 버스에 태우는 일을 매일, 10년 가까이 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중학생이 된 지금까지 매년, 매 학기마다 노선을 늘려달라, 노후 차량을 개선해달라 요청했는데, 달라진 건 없었다. 교육감이 여러 차례 바뀌는 동안 ‘예산 때문’이라는 말만 10년 넘게 들었다고 한다.
전남 9개 특수학교에서 운행 중인 통학 버스는 총 29대. 16대는 차량 연한(9년)을 넘어선 노후 버스다. 18대 주행 거리는 12만㎞를 넘겼다. 주행 거리 30만㎞를 넘긴 차량도 10대 가량 된다. 당장 교육청의 차량 교체 조건을 충족한 버스도 16대나 되는데 올해는 고작 2대만 바꾼다고 한다. ‘예산 때문’이라고 한다. 그나마 다른 차량 교체 계획은 불투명하다. 부모들은 언제쯤 휠체어를 들지 않아도 되는 지, 언제쯤이면 노선이 늘어나 1시간 안에 학교에 등교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이런 교육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데도, 교육청에 잘못 보일까, 이마저도 못 다닐까 불안해 속 시원히 말도 못한다.
“잠도 조금 더 자고, 밥도 더 먹고 물도 먹인 뒤 조금 더 늦게 등교할 순 없을까. 휠체어를 들어 올리지 않고 태워보낼 순 없을까….”
학부모들 소원이라고 하지 않나.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데, 10년째 이어진 요구는 올해도 이뤄지기 힘들 것 같다. 김대중 전남교육감은 언제까지 예산 타령만 할텐가.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왜 그렇게 된 걸까. 놀라움과 많은 물음표를 안고 취재를 시작했다. 당장, 그들 학생들과 버스를 함께 타고 가려고 했다. 학교측이 완강히 반대하고 나섰다. 학부모 허락을 받았는데도, 철벽을 쳤다. 직접 승용차를 운전하면서 통학차량을 뒤따랐다. 가다가 정거장에 서면 멈추고 어떤 학생들이 타는 지 눈으로 보고 영상으로 담았다.
승용차로는 30분이 안 되는 거리를, 초등학생 때 부터 중학생이 된 지금까지 9년 간 장거리 통학을 감수한 건 A군 뿐 아니다. 전남지역 9개 특수학교를 다니는 학생 수백 명이 매일 2시간 넘는 장거리 등하교에 지쳐가고 있다. 아이들이 차 안에서 화장실 가는 일이 없도록 물 마시는 것도 자제시킨다고 한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중학생이 된 지금까지 매년, 매 학기마다 노선을 늘려달라, 노후 차량을 개선해달라 요청했는데, 달라진 건 없었다. 교육감이 여러 차례 바뀌는 동안 ‘예산 때문’이라는 말만 10년 넘게 들었다고 한다.
전남 9개 특수학교에서 운행 중인 통학 버스는 총 29대. 16대는 차량 연한(9년)을 넘어선 노후 버스다. 18대 주행 거리는 12만㎞를 넘겼다. 주행 거리 30만㎞를 넘긴 차량도 10대 가량 된다. 당장 교육청의 차량 교체 조건을 충족한 버스도 16대나 되는데 올해는 고작 2대만 바꾼다고 한다. ‘예산 때문’이라고 한다. 그나마 다른 차량 교체 계획은 불투명하다. 부모들은 언제쯤 휠체어를 들지 않아도 되는 지, 언제쯤이면 노선이 늘어나 1시간 안에 학교에 등교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이런 교육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데도, 교육청에 잘못 보일까, 이마저도 못 다닐까 불안해 속 시원히 말도 못한다.
“잠도 조금 더 자고, 밥도 더 먹고 물도 먹인 뒤 조금 더 늦게 등교할 순 없을까. 휠체어를 들어 올리지 않고 태워보낼 순 없을까….”
학부모들 소원이라고 하지 않나.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데, 10년째 이어진 요구는 올해도 이뤄지기 힘들 것 같다. 김대중 전남교육감은 언제까지 예산 타령만 할텐가.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