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직접구매제 본격 시동…기업들 ‘탈한전’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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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직접구매제 본격 시동…기업들 ‘탈한전’ 시작되나
산업용 전기요금 지속 인상에 기업들 전력직접구매 신청 늘 듯
한전, 재무구조 정상화 차질…수익 구조 개선 방안 마련해야
2025년 04월 01일(화) 19:50
<광주일보 자료사진>
막대한 누적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전력직접 구매제 시행을 앞두고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대용량 전기 수요자인 기업들이 기존처럼 한전을 통하지 않고, 전력 구매비용이 조금이라도 저렴한 ‘전력직접구매’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전력직접구매제도 정비를 위한 규칙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산업계의 대형 전기 소비자들이 한전을 거치지 않고, 한국전력거래소와 전력도매가격(SMP) 기준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전력직접구매제는 전기사업법에 따라 수전설비 용량이 3만kVA(킬로볼트암페어) 이상인 기업 등 대규모 전기 소비자들이 대상이다.

그동안 산업계에선 한전의 원가보다 낮은 전력 판매에 따라 ‘전력직접구매제’에 대한 요구는 없었지만, 한전이 최근 8차례에 걸쳐 산업용 전기 요금을 인상한 이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실제 한전은 2021~2023년 3년 만에 연결 기준 43조원의 막대한 누적적자를 기록한 이후 적자 부담 완화를 위해 지난해까지 8차례에 걸쳐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한 상태다. 해당 기간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률은 70%에 이른다.

한전은 고물가에 시달리는 국민의 부담 완화를 위해 주택용 등의 다른 전기요금은 동결하는 대신 산업용 전기요금만 지속적으로 인상하고 있으며, 기업들 사이에선 ‘탈한전’ 목소리가 나오는 등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실제 전력직접구매가 시행되면 한전의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반발해 ‘탈한전’을 계획하는 기업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첫 주자로 ‘SK어드밴스드’가 지난해 말 전력직접구매를 신청하기도 했다.

전력업계에서는 기업이 전력직접구매를 활용하면 한전 전기 소매가보다 1kWh(킬로와트시) 당 20원 이상 저렴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규모 전력 소비 기업의 이탈이 현실화할 경우 한전의 최우선 목표인 재무구조 정상화 계획에도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력직접구매제의 대상이 되는 산업계가 한전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 한전 총 매출은 연결기준 93조 3990억원, 이 중 전기판매수익이 88조 8900억원(95.2%)이다. 별도기준으로 봐도 총 매출 91조 6470억원 중 전기판매수익이 90조 330억원(98.2%)에 달한다.

특히 전기판매수익에서 산업용 전기수익 비중은 52%로, 전력직접구매제 시행 이후 기업들의 ‘탈한전’ 현상이 가속화 될 경우 한전의 재무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전력직접구매제 시행 이후 기업 이탈 규모 등 구체적인 윤곽이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 “다만 직접구매를 하더라도 한전 소유의 송·배전망 등을 사용해야 하는 만큼 관련 수익 구조 개선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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