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의사 친필 유묵을 감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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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의사 친필 유묵을 감상하다
광복 80주년 안중근 유물 특별전
3월 1일~ 6월 29일 동곡뮤지엄
‘喫蔬飮水樂在其中’ 첫 공개 눈길
2025년 02월 20일(목) 19:10
안중근 의사 친필 유묵 ‘끽소음수락재기중’
지난 2022년 발간된 김훈 작가의 ‘하얼빈’은 ‘동양 평화’를 주창했던 안중근의 삶과 정신을 오롯이 담은 장편소설이다. 안중근을 서사화한 작품은 작가 스스로도 인생 과업이라고 여길 만큼 중요한 주제였다.

지난해 12월 개봉한 영화 우민호 감독의 ‘하얼빈’은 안중근 외에도 다수 ‘영웅’들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얼어붙은 두만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구성과 영상미가 강한 울림을 선사했다는 평들이 이어졌다.

지금까지 안중근을 모티브로 한 작품은 소설과 영화 외에도 다채로운 장르로 콘텐츠화됐다. 그만큼 안중근은 한 개인을 넘어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상징적 인물이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과 결연한 의지는 오늘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어지러운 시국과 맞물려 그의 용기와 평화에 대한 확고한 신념은 더더욱 빛을 발한다.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안중근 유물 특별전이 열릴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보문복지재단 동곡뮤지엄은 오는 3월 1일부터 6월 29일까지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유묵’을 주제로 전시를 연다. 안중근 의사의 미공개 친필 유묵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는 동화평화사상 등을 아우르는 자료들이 출품됐다.

정영헌 보문복지재단 이사장은 “이번 전시는 안중근 의사의 삶과 업적 외에도 그의 정신과 사상을 다각도로 들여다보는 데 초점을 뒀다”며 “특히 올해는 광복 80주년, 안 의사 순국 115년과 맞물려 어느 해보다 그 의미가 깊다”고 전했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동곡뮤지엄은 안중근 의사의 미공개 친필 유묵을 선보이는 특별전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유묵’을 오는 3월 1일부터 6월 29일까지 펼친다.
전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유묵은 첫 공개되는 ‘喫蔬飮水樂在其中’(끽소음수락재기중, “나물 먹고 물 마시니 그 속에 즐거움이 있네”). ‘논어’ ‘술이’ 편에 나오는 문구로 소박한 삶에서 소소한 기쁨을 누리고자 했던 안 의사의 담백한 내면세계를 엿볼 수 있다. 인간 본연의 삶에 대한 통찰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유묵의 아래 찍힌 안 의사의 손바닥 낙관이 주는 울림도 간단치 않다. 손가락 마디와 움푹 팬 손바닥의 음영에선 대의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기꺼이 버릴 수 있다는 결연한 의지가 엿보인다.

전시실에는 순국 당일 어머니가 지어주신 수의를 입고 있는 안 의사의 모습을 비롯해 부인과 아들 사진, 부친 안태훈과 동생들 모습, 모친 조마리아 등 가족과 관련된 사진도 다수 비치돼 있다.

특히 안 의사 의거 당시 장면을 담은 삽화는 당시의 긴박한 상황과 통쾌함, 비장미를 엿볼 수 있는 자료다. 1909년 10월 26일 9시 30분경 총을 맞은 이토 히로부미가 부축받고 있고 안 의사가 체포되는 장면을 담았다.

이밖에 원흉 이토 히로부미의 100여 년 전 유묵도 볼 수 있다. 유묵은 가파른 절벽, 깊은 골짜기, 천 길 높이의 푸르름, 매화꽃의 향기 등 자연의 고요와 장엄을 응축해서 표현했다.

순국 당일 어머니가 직접 지어주신 수의를 입고 찍은 안중근 의사의 모습.
김대환 관장은 “안중근의 직함에 담긴 ‘대한의군 참모중장’은 군대의 장군으로서 국권을 침탈한 이토 히로부미를 ‘척결’했다는 의미가 담겨있다”며 “안 의사가 남긴 유묵과 자료를 통해 그의 곧은 정신과 삶을 돌아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무료관람이며 문의는 동곡뮤지엄으로 하면 된다.

한편 동곡뮤지엄은 동곡미술관·박물관의 통합 명칭으로 올해부터 공식 사용되고 있다.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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