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는 갈수록 대형화…소방청사는 날로 노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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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는 갈수록 대형화…소방청사는 날로 노후화
광주 세곳 중 한곳 20년 넘어…장비 보관공간 부족·신형장비 도입 불편
송정5일시장 등 잇단 화재…예산 한계로 이전·증축 등 시설 개선 차질
2025년 02월 19일(수) 20:50
/클립아트코리아
‘생명을 지키는 최일선’인 광주시 소방청사 세 곳 중 한 곳은 지어진 지 20년 넘은 노후 청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준공 30년이 지난 소방청사도 6곳에 달해 소방장비 보관 공간이 부족하고 신형 장비를 도입하는 데도 장애가 되고 있으나 예산 한계로 환경 개선이 지체되고 있다.

19일 광주소방본부에 따르면 전체 청사 34곳 중 11곳(32.3%)은 준공 이후 20년이 경과했으며, 6곳(18%)은 30년이 지난 것으로 집계됐다.

동부소방서는 일제강점기인 1922년 ‘광주역(驛)사’가 지어졌던 곳에 세워졌는데, 당초 1950년 6·25 전쟁 도중 폭격으로 소실됐다가 1952년 재건축, 1971년 9월 증축한 이후 지금까지 쓰이고 있다. 무려 54년여가 지난 광주의 대표적 노후 공공건물이다.

서부소방서는 1986년 준공된 뒤 39년이 지났으며, 지난 2017년 안전진단결과 D등급을 받아 청사 신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광산소방서 또한 1989년 준공한 뒤 36년 세월이 지났다.

동구 지산119안전센터와 북구 두암119안전센터, 서구 염주119안전센터는 모두 1992년 준공돼 33년 된 노후 청사를 이용 중이다.

북부·남부소방서, 금호·송정·상무119안전센터 등 5곳은 준공 이후 20년 이상 시간이 지난 것으로 나타났다.

청사 노후화로 소방관들이 겪는 불편도 크다.

건물 자체가 수십년 전 근무 환경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있는 반면 소방관 인력이 늘고 소방장비 규격이 커지면서 근무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동부소방서에서 근무 중인 한 소방관은 “최근 노후한 굴절차(사다리차) 한 대를 새 것으로 교체했는데, 차량 높이(3.7m)가 차고 높이(3.8m)에 달해 어렵사리 입·출고를 하고 있다”며 “혹시나 차량이 출렁거려 천장에 부딪히지 않도록 차량을 천천히 넣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방관들은 소방장비를 보관할 창고 공간도 부족한 터라 소방관의 사무 공간을 압축해 가며 공간 활용을 하고 있다. 동부소방서의 경우 노후한 건물이 하중을 못 버틸 가능성이 높아 증축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소방관은 “과거에는 소방 장비와 인력이 많지 않아서 지금의 청사 규모로도 충분했지만, 지금은 소방 인원도 두 배 넘게 늘고 장비 수와 종류도 늘어 청사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며 “별도의 건물 부지를 매입해 새로 청사를 짓는 것이 최선이지만,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건 물론이고 신축 기간 동안 소방차량과 장비들을 보관하고 출동까지 할 만한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광주소방본부는 해마다 이같은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소방안전교부세를 투입해 환경 개선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광주소방본부는 소방안전교부세 28억 9000만원을 투입해 동부소방서 사무실 도색 및 리모델링, 지산119센터 외벽 마감재 등 보강공사·사무실 리모델링, 광산소방서 별동 증축 등을 진행했다.

다만 소방교부세는 예산이 한정된데다 매년 교부금 변동이 생길 수 있어 불안정하며, 노후 소방서일수록 건축물 보강 공사 등 예산이 많이 투입되는 사업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청사 신축·이전·개축 등 조치가 필요하지만, 소방 관계자들은 이조차 쉽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광주소방본부가 올해 2028년 완공 목표로 추진 중인 광주소방본부·서부소방서 합동 청사 건립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터라 대규모 개선사업을 추진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광주소방본부 관계자는 “준공 30년이 넘은 노후 청사일수록 환경개선 요구가 많은 점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나, 예산의 한계로 합동청사 건립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중”이라며 “당장은 환경개선 수요를 조사해 시급한 단기 개선 공사를 추진하고, 합동청사 건립 이후 본격적으로 청사 이전 등 큰 규모의 개선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광주소방본부는 오는 4월까지 청사 이전·신축, 증축, 개축, 리모델링, 환경개선공사 등 전반적인 수요를 파악하기 위한 소방청사 개선사업 수요조사를 추진한다. 이를 바탕으로 올 상반기 중에 청사 개선 사업계획 타당성·적정성 검토를 거쳐 중·장기(5개년) 소방청사 관리 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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