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거리 활성화 ‘16년 헛심’…여전히 ‘썰렁한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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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거리 활성화 ‘16년 헛심’…여전히 ‘썰렁한 거리’
매년 수억 원 들여 ‘아시아문화예술활성화’ 추진했지만 효과는 ‘미미’
골동품·화방 위주로 상권 형성 안되고 단발성 행사에 그쳐 침체 일로
상인들 하소연 속 광주시 “대인예술야시장 연계해 발전 방향 마련할 것”
2025년 02월 10일(월) 21:15
10일 광주시 동구 궁동 예술의거리가 오가는 사람 없이 텅 비어 있다. /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광주시 동구 예술의거리를 활성화려고 광주시가 올해로 16년째 수억원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나, 실제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일회성 행사여서 활성화 사업 기간에만 방문객이 반짝 몰리고 거리가 다시 침체를 거듭하는 등 근본적인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는 오는 18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광주시청에서 ‘2025년 아시아문화예술 활성화 거점프로그램(예술의거리)’ 보조사업자를 모집한다고 공고했다.

이 사업은 지난 2009년부터 매년 추진됐으며, 광주시 동구 궁동 예술의거리 등 아시아문화전당 주변 도심 활성화를 목표로 한다. 총 사업비 9억원 중 예술의거리에 4억원, 대인예술야시장에 5억원이 투입된다. 최근 5년간 예술의거리 활성화에는 20여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문제는 16년에 걸쳐 연간 수억원씩을 투자해 활성화 사업을 추진해 왔음에도 정작 예술의거리는 침체 일로라는 데 있다.

예술의거리는 광주시 동구 궁동 중앙초등학교 입구에서 동부경찰서까지 320여m 구간, 5·18기록관에서 중앙초등학교 후문까지 320여m 구간으로 구성된 십자형 거리다. 화랑, 필방, 화실, 서예원, 공방 등 180여 가게가 입주하고 있다.

하지만 규모에 비해 예술의거리 방문자는 턱없이 적다는 것이 예술의거리 상인들의 하소연이다.

광주시에서 사업을 통해 집계한 연간 예술의거리 방문객은 2022년 2만여명, 2023년 2만 9000여명에 그쳤으며, 심지어 공연 프로그램을 하지 않은 2024년에는 전시, 체험 등 방문객 3270명이 찾아오는 게 전부였다.

이호철 예술의거리 상인회장은 “거리 활성화 차원이라고는 하나 단발성 행사를 위주로 사업을 하다 보니 방문객 증가에 도움은 되지만 규모가 크지는 않다”며 “시에서 조금 더 신경을 써서 예술의거리가 대인시장뿐 아니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과 연계되고, 예술 거점 지역으로서 ‘예술 1번지’가 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지난해의 경우 전시 위주의 사업을 하다 보니 방문객 유입 효과가 턱없이 적은 것도 있지만, 그보다 상가 종류와 접근성 등 예술의거리의 근본적인 문제가 걸림돌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업종이 골동품과 화방 위주로 돼 있다 보니 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제한적으로 찾게돼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예술의거리가 대로(금남로)와 한 블록 떨어져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고 행인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다고 광주시는 분석했다.

먹거리나 기념품 등 상권도 형성돼 있지 않은 탓에 인근 ACC와 관광 동선을 연계하려 해도 방문객들이 동명동으로 빠져나가고, 예술의거리로는 좀처럼 유입되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권이 상인·작가로 나뉘어 있는 탓에 서로 요구 사항이 상충돼 지자체 지원사업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토로도 나오고 있다. 외부 단체·외부 예술인 참여를 배제해달라거나 공연자 선정시 거리 내 작가들을 우선 선정해달라는 등 요구가 많아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자체 유관부서에서는 예술의거리 활성화 사업을 ‘기피 업무’로 꼽는 현상도 나타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시는 근본적인 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개선안을 마련하거나 전반적인 업종 변화에 대한 공감대가 우선 형성돼야 한다고 보고 대책을 마련 중이다.

일단 올해는 최초로 대인예술야시장과 연계해 월 1회 이상 예술야시장을 운영하는 안을 추진한다. 퇴근 시간대에 맞춰 예술의거리에서 마술, 음악, 연극 등 공연과 플리마켓, 미술장터 등을 운영해 방문객을 끌어모은다는 계획도 세워졌다.

이와 더불어 올해부터는 상인, 작가들과 뜻을 모아 예술의거리 발전 중장기 계획을 세우는 안을 검토 중이다.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업종 변경, 상인 콘텐츠개발·교육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상권 자체가 일부분 한계를 갖고 있지만, 상인들과 변화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도 충분히 생긴 만큼 장기적으로 개선 사업을 추진하려고 한다”며 “무작정 예산을 투입할 것이 아니라, 방문객 유입 효과를 늘릴 방법을 찾고 상인, 작가들과 함께 중·장기 계획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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