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나무와 푸른 별의 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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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나무와 푸른 별의 순례’
27일까지 서울 갤러리 단정서 35개 작품 선봬
2024년 10월 09일(수) 18:40
‘티벳의 별’
시나브로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가을은 생각이 깊어지는 계절이다. 나뭇잎은 단풍이 들고 하나 둘씩 떨어진다. 가을 밤 하늘은 유독 깊고 신비스럽다. 하늘은 따스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잠시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푸근해진다.

한희원 작가가 나무와 별 등 모티브로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전시를 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오는 27일까지 서울 갤러리 단정에서 진행중인 전시 주제는 ‘가을 나무와 푸른 별의 순례’.

가을 나무, 푸른 별, 순례라는 어휘가 환기하는 것은 서정성이다. 35개 작품은 시적이면서도 잔잔한 울림을 준다.

한 작가는 “그동안 한전, 광주시립미술관, 광주 과기원 등서 큰 전시 위주로 작품을 선보였는데 조금 지쳐 있었다. 그러던 차에 단정갤러리에서 서정적이고 위안을 줄 수 있는 전시를 해보자고 했다”며 “이번에는 나무와 별 두 소재를 집중적으로 다루다 보니 시적인 분위기가 나는 것 같다”고 했다.

전시장에는 한 작가가 지은 시도 있다. 문학청년의 감성이 묻어나는 시와 그림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플라타너스 사이로/ 별 몇 개/ 반짝입니다/ 가을바람에/ 나무는 속없이 흔들입니다/ 아는 이런 가을이 괜히 밉습니다/ 플라타너스 아래로 떨어진/ 별 몇 개 주워/ 집으로 돌아옵니다…”(‘주머니에 든 별 몇 개’ 중에서)

작품 가운데 ‘티벳의 별’, ‘가을나무’는 동심과 환상을 불러일으킨다. 한 작가에 따르면 티벳을 동서로 횡단한 적이 있는데 당시 사막에서 봤던 별들은 맑은 빛으로 뇌리에 남아 있다. 파란색과 푸른색의 아득함과 신비로움은 마치 그림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가을나무’
나무는 흔히 볼 수 있는 소재이지만, 그냥 스치기 쉽다. 그러나 오래도록 바라보고 있으면 나무가 건네는 이야기와 나무의 생을 짐작할 수 있다. 쓸쓸하지만 깊은 사유를 머금고 있는 나무는 현자(賢者)의 이미지다.

한 작가는 “대개 요즘 전시가 화려하고 현대적인 그림들 위주로 진행되는 게 보편적이지만, 이번에는 고전적인 그림들을 그리고 싶었다”며 “아날로그 정서를 환기할 수 있는 그림과 소품들을 통해 관람객들이 잃어버린 감성을 느꼈으면 한다”고 전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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