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 대한 열정과 사랑으로 달려온 시간들
광주사생회 40주년 기념, 2일까지 무등갤러리서 회원전
매월 1회 야외 스케치 창작활동…45명 회원들 작품 전시
매월 1회 야외 스케치 창작활동…45명 회원들 작품 전시
![]() 광주사생회가 창립 40주년을 맞아 오는 2일까지 동구 무등갤러리에서 회원전을 진행 중이다. |
![]() 강성희 작 ‘다시 가고싶은 그곳’ |
![]() 김영주 작 ‘적금도의 봄’ |
그것은 비단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예술단체도 마찬가지다. 단체가 꾸려지고 40년이 흘렀다는 것은 정체성, 추구하는 가치가 변함없이 지속되고 있다는 방증일 터다.
지난 1984년 창립된 광주사생회는 그동안 지역 화가들이 중심이 돼 활동을 이어왔다. 전업 작가 외에도 전공자, 비전공자 등 회원 구성도 다채롭다. 그림을 사랑하는 이들이 야외 스케치를 매개로 창작활동도 하고 우의도 다진다.
창립 첫 해 8월 거문도로 첫 단체 스케치전을 나간 후 1986년 가톨릭미술관에서 창립전을 열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만 40주년 기념전을 갖게 된 것이다.
김 회장은 “사생회가 오늘까지 활발하게 활동을 펼쳐올 수 있었던 것은 선배 화가를 비롯해 회원들의 관심과 애정 덕분”이라며 “요즘은 디자인이나 애니메이션 그리고 추상미술 쪽에 관심이 많은 편이지만 그럼에도 사생회는 순수 예술, 자연을 모티브로 작품 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타 단체와 변별되는 지점”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야외에서 풍경을 그리다보니 회원들 관계도 돈독해지고 창작의 시너지 효과가 있다”며 “우리 사생회는 젊은이들이 많아 앞으로 활동이 더욱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사생회는 매월 1회 버스를 대절해 야외 스케치를 나간다. 또한 지역마다 꾸려진 사생회가 연대해 페스티벌도 연다. 현재 부산을 제외하고 6대 광역시마다 조직된 사생회들은 매년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지난해 광주에서 축제를 열었고 올해는 대구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는 45명 회원들의 45점이 출품됐다. 이우진, 서봉한, 문명호, 강성희, 이지화, 정성복, 정춘수, 임정구, 배경숙, 정홍기, 김현숙, 윤경희, 이경순, 임병남, 이일범, 김은아, 이현숙, 기경신, 정영신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장에서 만난 강성희 작가는 “매월 1회 야외스케치를 나가면 빛 아래 펼쳐진 사계를 또렷하게 느낀다. 나만의 감성을 담은 작품을 그릴 수 있다”며 “혹여 비가 오거나 날씨가 좋지 않아도 그대로의 행복감을 만끽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림을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자연 풍광을 그릴 수 있어 행복하다”며 “야외에서는 실내와는 확연하게 붓 터치가 부드럽게 나간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언급했다.
이우진의 ‘풍경’은 다리 아래 계곡의 모습과 평온하게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을 담은 작품이다. 도심을 벗어나면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지만, 작가는 자신만의 감성을 투영해 정감있게 구현했다.
김영주의 ‘적금도의 봄’은 화사하면서도 맑은 풍경을 초점화했다. 화폭에 담긴 여수 적금도는 산뜻하면서도 투명하다. 구름과 뒤섞인 저편 하늘의 무지개빛은 동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강성희 작가의 ‘다시 가고 싶은 곳’은 시골의 동구 밖 언덕배기를 형상화한 그림이다. 휘돌아가는 흙길에 피어난 꽃무리는 다정하며 정겹다.
회원들의 작품은 저마다 인간적 정감을 담고 있다. 김 회장은 “아무리 AI가 발달해도 인간적인 체취와 감성을 담은 우리 사생회의 그림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