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깊은 공간서 한국인 작곡가 첫 공연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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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깊은 공간서 한국인 작곡가 첫 공연 영광”
국현 전남대병원 교수, 650년 전통 독일 쾰른 성당서 초연
도르트문트 청소년합창단 ‘어린이 합창을 위한 작은 미사’
“합창곡으로 K-클래식 영역 확장 뿌듯” 370곡 작곡 눈길
2024년 07월 24일(수) 20:45
도르트문트 청소년합창단이 6월 30일 독일 쾰른성당에서 ‘어린이 합창을 위한 작은 미사’를 공연하는 모습. <전남대 병원 제공>
지난 6월 30일 6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쾰른 성당에서 뜻깊은 공연이 열렸다. 독일 도르트문트 청소년합창단이 공연한 ‘어린이 합창을 위한 작은 미사(Missa brevis)’다.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Kyrie)’ 등 5곡으로 구성된 미사곡 중 ‘축복의 노래’는 장구와 어우러진 민요 가락을 선보여 인상적이었다.

이날 무대는 한국인 작곡가의 종교 미사곡이 쾰른 성당에서 처음으로 공연됐다는 점에서 화제였다. 특히 곡을 만든 이가 음악 전공자가 아닌, 아마추어 작곡가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전남대학교병원 및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교수로 활동 중인 국 현<사진> 교수. 지난 6월까지 한국합창작곡가협회 회장으로 활동했던 국 교수는 370여곡이 넘는 합창곡을 작곡했다.

“600년이 넘는 유서 깊은 공간에서 한국 작곡가로는 처음으로 창작 미사곡을 공연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한국 클래식의 경우 연주자들은 인기가 높지만 상대적으로 작곡 부문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요. 합창곡으로 K-클래식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혈관학회 참석 차 마침 유럽에 머물며 쾰른 공연을 지켜본 국 교수는 “기악곡들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한국 합창 작품들이 전 세계에서 더 많이 연주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기도회예배에서 정나래와 죌로 다부토비치의 지휘로 초연된 공연은 합창단과 함께 피아노 배선경, 오르간 다비드 키퍼, 장구 김남숙이 함께 연주했다. 도르트문트 청소년 합창단은 이 작품을 뮌헨 헤어클레스잘,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대성당에서도 연주했으며 오는 9월 8일에는 도르트문트 콘서트홀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합창단은 국 교수가 작곡한 ‘수리수리 마수리’, ‘달아달아 밝은 달아’ 등 한국어 합창곡으로 독일의 각종 합창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독일 학생들이 한국어 가사로 노래를 부르는 게 인상적이어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것 같습니다. 쾰른 성당으로부터 초청을 받은 합창단에서 미사곡을 요청했어요. 곡이 쾰른 성당의 미사곡으로 적합한 지 음악감독과 위원회에서 까다롭게 심사를 한 후 공연을 할 수 있었습니다.”

별도의 음악 교육을 받지 않은 국 교수는 지난 2004년 교회 찬양팀을 위한 곡을 만들며 작곡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24장의 합창 및 독창 음반을 냈으며 50곡이 넘는 곡이 미국 출판사에서 발표됐다. 그는 대한민국 과학기술한림원, 대한민국 의학한림원 정회원으로도 활동중이다.

“스페인 등 다른 나라 가사로 된 합창곡을 시리즈로 작곡할 계획입니다.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그런 가사들이 담긴 곡들이죠. 제 곡이 50곡 넘게 앨범으로 나와 있다 보니 전 세계에서 많이 연주되는 편입니다. 세계 여러 곳에서 위촉 의뢰가 오는데 한국적 선율과 운율을 녹여낸 작품들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 교수는 독일 어린이합창단과 미국 합창단이 의뢰한 곡을 작곡중이라고 밝혔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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