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 공간 속 도자기, 도자기 속 풍류 공간
  전체메뉴
풍류 공간 속 도자기, 도자기 속 풍류 공간
국립광주박물관 ‘도자기, 풍류를 품다’ 전 21일부터 9월 22일까지
‘희경루방회도’ ‘화개현구장도’ 등 보물 3점, 총 180건 196점 선봬
2024년 06월 20일(목) 12:15
‘희경루방회도’
‘희경루방회도’, ‘화개현구장도’, ‘산수 무늬 팔각 연적’.

이들 세 작품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이라는 점이다. 또한 누정 등 다채로운 문화유산을 모티브로 구현된 작품이기도 하다.

우리 조상들은 누정과 도자기라는 우수한 문화를 매개로 풍류문화를 즐겼다. 도자기와 풍류는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다. 고려대 방병선 교수는 최근 국립광주박물관이 마련한 ‘조선 후기 백자와 문인 취향’을 강연에서 도자기와 당대 사람들의 철학, 풍류를 들려준 바 있다.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이애령)이 도자기와 풍류문화를 가늠할 수 있는 특별전을 연다. 오는 21일부터 9월 22일까지 진행하는 ‘도자기, 풍류를 품다’가 그것.

이애령 관장은 “박물관은 지난해 10월 개최한 ‘조선의 공간과 도자기’ 학술대회에서 도자기가 당시 누정문화와 어떤 연관성이 있었는지 지역 원림과 연계해 조명했다”며 “이번 특별전은 학술대회 성과를 토대로 공간 속 도자기의 쓰임을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는 기회”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앞서 언급한 보물 3점과 서울시유형문화유산 2점 등 모두 180건 196점이 선보일 예정이다.

‘화개현구장도’
지난 2023년 광주공원에 중건한 ‘희경루’의 중요한 원형 자료인 ‘희경루방회도’(동국대박물관)도 볼 수 있다. 작품은 1546년 증광시 문무과에 합격한 동기생 5명이 20년 만인 1567년 희경루에서 재회한 장면을 담았다. 당시 문인 신숙주(1417~1475)는 ‘넓고 훌륭한 희경루는 동방 제일”이라고 평했다.

조선 중기 화가인 이징(1581~1653)이 그린 ‘화개현구장도’(花開縣舊莊圖)도 지역에 첫 선을 보인다. 조선 전기 문신인 정여창(1450~1504)의 별장으로 당대 문인들의 이상적인 은거지를 가늠할 수 있다.

‘신수무늬팔각연적’
또한 ‘산수 무늬 팔각 연적’은 중국 후난성 둥팅호 주변의 8가지 풍광을 무늬로 표현했다. 도자기 흰 면을 풍류 공간으로 삼아 이상적 세계를 그린 점이 눈에 띈다.

전시는 모두 4부로 구성돼 있다.

1부 ‘풍류의 공간, 누각과 정자’는 정자 이야기를 다룬다. 무등산 일대 누정은 선비문화, 가사문화를 견인한 학문 연구와 교유의 장이었다. 문헌과 자료 등을 근거로 광주·전남 일대 누각과 정자의 다양한 면모를 살펴본다.

2부 ‘최고의 민간 정원 소쇄원 그리고 도자기’는 소쇄원 광풍각(光風閣)의 평면도를 바탕으로 도자기가 있던 내부 공간을 재해석했다. 관람객은 공감각적 공간을 매개로 풍류를 느낄 수 있다.

시를 감상하며 풍류를 느껴보는 공간도 있다. 3부 ‘풍류를 즐긴 자리의 도자기’는 도자기에 담아낸 흥취 가득한 시를 감상하며 풍류를 느껴보는 공간이다. 특히 지역의 누정 유적 7곳의 도자기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마지막 4부 ‘풍류를 품은 도자기’는 문인의 취향을 엿볼 수 있는 도자기가 주인공이다. 조선시대 완상물로서 도자기가 ‘풍류 공간’으로 활용되는 모습이 소개된다.

김희정 학예사는 “이번 전시에서는 풍류의 구체적인 공간인 누정을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자료들을 볼 수 있다”며 “바쁜 일상에서 선조들이 지향했던 풍류문화를 한번쯤 사유해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오는 26일 박물관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는 정자와 누정을 모티브로 한 강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