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시간 차 타고 타 지역으로 가는 사람들…코로나 재유행에도 백신 맞을 곳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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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 차 타고 타 지역으로 가는 사람들…코로나 재유행에도 백신 맞을 곳 없다
일반인 접종 병원 광주·전남 3곳뿐
백신 수급도 원활하지 않아
2025년 06월 16일(월) 19:20
/클립아트코리아
#.다음달 중국 상하이로 여행을 가는 박해진(여·31·순천시)씨는 여행을 앞두고 백신 예방접종을 받으려다가 허탕을 쳤다. 순천에는 백신 접종을 할 병원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코로나19가 재유행 조짐을 보여 걱정이 많은데, 우리 지역에는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는 병원이 없었다”며 “비용도 15만원이나 되는데 광양이나 여수까지 차를 끌고 가야 해 그냥 마스크를 잘 쓰고 다니기로 했다”고 말했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최성훈(34·광주시)씨는 자녀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것을 망설이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는데다, 정부도 면역력이 취약한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접종을 권고하는 상황이지만 지나치게 비싼 접종비가 부담되는 탓이다.

최씨는 “이번엔 두 아이에게 접종을 하는데 15만원씩 30만원이 든다”며 “감기 수준 정도라면 차라리 예방접종을 받지 않고 평소 조심하는 게 나을 것도 같다”고 했다.

최근 아시아 국가 중심으로 코로나19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며 국내 유입을 걱정하는 지역민들 사이에서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광주·전남에는 백신 예방접종을 맞을 병원이 거의 없는데다, 접종비가 15만원을 웃돌아 지역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1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중국, 태국, 싱가포르 등 국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했다. 중국 환자는 3월 5만6286명에서 4월 16만8507명, 5월 44만662명 등으로 늘었고, 태국도 5월 한 달 동안에만 22만여명 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률이 증가세를 보이며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질병관리청 급성호흡기감염증 병원체 감시(표본감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률은 2025년도 20주차(5월 11일~17일) 8.6%, 21주차(18~24일) 8.8%, 22주차(25~31일) 7.7%, 23주차(6월 1~7일) 7.9%이다.

입원 환자는 20주차 100명, 21주차 99명, 22주차 105명, 23주차 95명으로 매주 100명 안팎으로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고위험군이 아닌 시민들은 불안감에도 예방접종을 받을 곳이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유료 접종분은 광주·전남 지역을 통틀어 단 3곳에서만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이자 백신 유통사(HK이노엔)에서 공개한 코로나19 백신 유료 접종 병원 입고 현황을 보면 현재 광주에서 예방접종을 위해 백신을 입고한 병원은 광주시 북구 신용동의 김의원 1곳뿐이다.

전남은 광양시 광양사랑병원, 여수시 탑내과가정의학과 등 2곳만 백신을 확보한 상태다. 20개 시·군 지역민들은 몇 시간 걸려 광주나 광양, 여수로 ‘원정 접종’을 받으러 가야 하는 상황이다.

각 지역 보건소도 무료 접종이 가능하지만 65세 이상, 생후 6개월 이상 면역저하자,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자에 한해서만 백신을 접종해 주고 있는 실정이다.

접종비도 비싸다. 각 병원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비로 15만원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시행 중인 한 병원 관계자는 “해외에서 다시 코로나 환자가 늘었고, 휴가나 사업차 해외 나가려는 사람들의 백신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하루 10여건 정도 접종하고 있는데,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데다 백신 자체의 가격이 상당하다보니 전화 상담만 하고 접종하러 오지 않는 이들도 대다수”라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지난 4월 30일 종료할 예정이었던 ‘2024~2025절기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업을 오는 6월 30일까지 연장해 코로나19 고위험군에 대해 무료 예방접종을 해 주고 있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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