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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벅떠벅 남도 걷기 좋은 길] 구례 서시천 둑길따라 1㎞ 맨발 산책
<11>구례 서시천 맨발 길
섬진강 수해복구 사업으로 제방 높여
벚나무 그늘 아래 잔디·황톳길 펼쳐져
놀이터·분수대 등 어린이 놀거리 다양
2024년 05월 25일(토) 13:40
서시천 제방에 만든 맨발 길은 아름드리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준 덕분에 한여름에도 걷기가 수월하다.
섬진강 지류인 구례 서시천은 매년 3월 열리는 ‘300리 벚꽃 축제’ 주 무대로 잘 알려졌다. 문척면 월평교부터 오봉정사까지 2.5㎞ 차 없는 거리에 펼쳐진 분홍 벚꽃길은 상춘객에게 황홀경을 선사한다.

오월 말에 접어들어 찾은 구례 서시천은 양귀비꽃이 곳곳에 만발해 빨간 융단 길을 만들었다. 서시천은 보는 것뿐만 아니라 걷기도 좋은 ‘맨발 길’로 최근 탈바꿈하면서 찾는 이가 늘었다.

서시천은 지난 2020년 집중호우로 인해 섬진강이 범람하면서 수해 피해를 겪었다.

구례군은 지구단위종합복구사업의 하나로 서시천 제방을 높이고, 제방 둑길을 활용해 맨발 길을 만들었다.

지난 2020년 발생한 섬진강 범람 재해복구 공사를 마친 서시천 전경.<구례군 제공>
폭 2m의 맨발 길은 서시천을 따라 1㎞ 뻗어있다. 서시천 체육공원(서시천로 84-11)을 찾아가면 넓은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한낮 기온이 30도 안팎으로 오른 날이었지만, 아름드리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준 덕분에 더위를 잊을 수 있었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정오에 찾은 서시천 길에는 삼삼오오 맨발로 산책을 하는 주민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맨발 산책을 끝내고 정자에서 휴식을 즐기던 서향숙(62)씨는 “섬진강 큰 물줄기를 향해 뻗은 맨발 길은 반대 방향 길보다 수월한 편”이라고 귀띔했다.

황토로 만들어진 맨발 길 옆에는 잘 포장된 길이 있어 두 길을 번갈아 가면서 걷는 재미가 있다. 둑을 따라 올라가면 시원하게 흐르는 서시천과 탁 트인 푸른 들판, 야산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맨발 길이 펼쳐진다. 길 곳곳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귀에 익는 7080 노래가 은은하게 울렸다. 둑을 오르내리다 보면 때로는 잔디밭을, 때로는 흙길을 걷게 됐다. 길을 다 걷고 나면 세족장에서 편리하게 발을 씻을 수 있다.

시작점인 서시천 체육공원으로 돌아오면서는 제방 아래 천변 길을 택했다. 이곳에는 재해복구 공사를 벌인 흔적이 아직 남았다. 구례군은 서시천변 바닥에 계절에 맞는 꽃을 심어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올해 3월 말께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구례 서시천 맨발 길 전경.<구례군 제공>
서시천 체육공원 인근에 있는 지리산둘레길 구례센터를 중심으로는 18.9㎞에 달하는 지리산둘레길 ‘오미-난동’ 구간이 도보 여행객을 기다린다. 오미마을, 곡전재와 서시교를 지나 난동마을까지 7시간 정도 걸린다. 센터에서는 오랫동안 걸을 탐방객을 위해 자유롭게 나무 지팡이를 빌릴 수 있도록 했다. ‘오미-난동 구간’ 외에도 지리산둘레길 구례 구간은 ‘가탄-송정’(10.6㎞), ‘송정-오미’(10.4㎞), ‘오미-방광’(12.3㎞), ‘방광-산동’(13㎞), ‘산동-주천’(15.9㎞) 등으로 나뉜다.

서시천 맨발 길은 어린이와 함께 찾기에도 좋은 곳이다.

맨발 길 바로 옆에 조성된 서시천 체육공원에는 물놀이장과 놀이터 등 어린이가 뛰놀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됐다.
1300여 평(4400㎡)에 걸쳐 조성된 서시천 체육공원은 어린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설이 즐비하다. 놀이터는 대형 미끄럼틀과 어린이용 집라인 등 놀이시설을 갖췄고, 체력단련시설은 19종 20점이 마련됐다. 인근에는 어린이를 위한 물놀이장, 게이트볼장, 농구장, 씨름장, 배구(족구)장이 있다.

앞으로 서시천은 밤에도 맨발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명소로 거듭날 예정이다.

정영재 구례군 건설과 주무관은 “최근 서시천은 전남도 주관 ‘남도경관 조성사업’ 공모에서 대상지에 선정됐다”며 “서시천 제방 일원에 빛터널 경관조명과 조형 경관조명, 수목등 등 야간 조명을 꾸미고 편의시설과 촬영공간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례 글·사진=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