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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원성과 한 깃든 ‘박종선류 아쟁산조’ 천착했죠”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김선제명인 제35회 대구국악제 기악부문 대통령상
‘박종선류 아쟁산조’ 1호 제자…“최근 스승 타계, 수상소식 알리지 못해 아쉬워”
2024년 05월 24일(금) 11:00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김선제 상임 및 수석단원이 지난 19일 ‘대구국악제’ 명인부 기악부문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고 있다.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제공>
“광주 전남의 전통음악이라 하면 그나마 ‘판소리’와 ‘산조’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데, 이마저 창작음악에 묻혀 위태로운 상황에 놓인 것이 안타깝습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향후 ‘아쟁산조의 보존 및 계승’에 진력할 것입니다”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김선제 상임 및 수석단원은 제35회 ‘대구국악제’ 명인부 기악부문 대통령상(드림국악상) 수상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전국 271팀(총 276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김 씨는 기악부문(아쟁) 대통령 상을 수상했다. 대구시 등이 주최했으며 상금은 1000만 원.

김 명인은 심사위원으로부터 “산조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표현 능력이 우수하며 활대의 섬세한 강약 대비로 진계면 음색 표현이 특히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다.

36년 경력의 김 명인은 전남대 예술대학 국악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동 대학 국악학과, 음악교육과 등에서 겸임 및 외래교수로 활동해왔다. 제34회 호남예술제 국악 기악부문에서 최고상을 수상하는 한편, 제3회 광주국악대전 기악 일반부 문화체육부 장관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목원대, 대불대, 광주예고 등에 출강하고 있으며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에서 상임 및 수석단원으로 재임 중이다.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39호 아쟁산조 이수자로 특히 ‘박종선류 아쟁산조’ 1호 제자로도 알려졌다.

김 명인은 “나이가 쉰을 넘었기에 그동안 대통령 상 심사는 몇 번 진행해 본 경험이 있는데, 정작 수상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기에 아쉬움이 있었다”며 “제1호 ‘박종선류 아쟁산조 이수자’로서 스승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도록 꾸준히 경연을 준비했다”고 언급했다.

치열한 경연 내내 부모님과 아내가 손에 땀을 쥐며 응원해 줬던 덕분에 예선과 본선 모두 1위에 ‘대통령 상’까지 수상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그는 “불과 두 달 전 박종선류 아쟁산조의 창시자인 박종선 명인이 타계했다. 평생을 모셔 온 스승님께 ‘1호 대통령상 제자’라는 영광의 소식을 전할 수 없어 못내 아쉽다”고 말했다.

스승에 대한 존경을 담아 김 명인은 ‘박종선류 아쟁산조 전바탕’ 음반을 제작 중이기도 하다. 오는 6월경 발매(예정)를 앞두고 있다.

김선제 아쟁산조 명인이 지난해 자신의 독주회 ‘아쟁산조 그 가락을 엮다’를 준비하는 장면. <김선제 제공>
김 명인은 삶의 희노애락이 녹아 있는 ‘박종선류 아쟁산조’에 슬픈 성음을 버무려 낸 것이 자신만의 음악적 색채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아름다운 인생1·2’, 국악관현악곡 ‘희노애락’ 등을 직접 창작하는 등 작곡에도 소질을 보여 왔다. 국립남도국악원 ‘걸생전’, 전북도립국악원 ‘어매 아리랑’ 등 창작 창극 5편을 작·편곡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 왔다.

그가 가장 아끼는 창작곡은 ‘아쟁협주곡 금당’, 스승 박종선 명인의 호인 ‘금당(金堂)’에서 본뜬 작품으로 특유의 애환과 신명이 깃들어 있다. 박종선류 아쟁산조 중에서도 슬픈 애원성(哀怨聲)이 도드라지는 계면조 가락을 위주로 편곡했으며 이 밖에도 진양조, 중중모리 및 중모리, 자진모리와 우조 등이 중심을 이룬다. 박종선류에 담긴 ‘한’을 고스란히 재연하기보다 ‘반복적 연습과 해석을 통해 희비의 감정을 선율에 녹여냈다’는 게 특징이다.

김 명인은 “아쟁 연주자로 국악에 입문해 지금까지 열정을 쏟아 온 것이 오늘의 결실이 된 것 같다”며 “앞으로도 좋은 연주자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