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의 혈맥을 새로 잇다 시즌2
성장-낙후 갈림길…전남 9대 핵심 철도사업 반영 절실
총 연장 721㎞, 예산 44조 3372억
경제구조 재편·인구 소멸 방지 기회
경전선~호남고속철도 연결
동부권 무안공항 접근성 높이고
서·남해안 ‘순환 철도망’ 완성
광주-전남 단일 경제권 묶는
총 연장 721㎞, 예산 44조 3372억
경제구조 재편·인구 소멸 방지 기회
경전선~호남고속철도 연결
동부권 무안공항 접근성 높이고
서·남해안 ‘순환 철도망’ 완성
광주-전남 단일 경제권 묶는
![]()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 발표를 앞두고 지역민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사회간접자본(SOC)이 열악한 전남에서는 올 연말 혹은 내년 초 공개될 제 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전남의 미래 10년의 성패를 좌우할 9대 핵심 철도 사업의 반영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
광주·전남은 수도권, 영남권 등 타 지역보다 도로, 철도, 공항,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이 부족하다. 중앙정부는 해방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정을 투입했고, 광주·전남은 영남권과 충청권 등에도 밀려 도시 성장 기반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정부 정책은 산업과 사람 모두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현상을 초래했고, 광주·전남은 인구마저 수도권으로 빼앗기며 인구유출에 시달리고 있다.
전남도는 민선 7기에 들어서 지역 숙원 SOC 사업을 착공하거나 국가계획에 반영시키면서 민선 8기에 이르러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아직까지 지역민이 만족할만한 결과를 내지는 못했다. 당장 전남도가 ‘6·3 조기대선’을 앞두고 대선 공약 과제에 수많은 SOC 사업을 담아낸 것도 이 같은 이유다.
광주일보는 전남에 들어섰거나 착공한 주요 기반시설과 반드시 필요한 기반시설들을 점검한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6개의 철도, 3개 고속도로, 4개 공항 등 모두 13개 기반시설을 소개한다.
대한민국 국토 균형발전의 핵심 열쇠를 쥔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 수립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국토교통부가 연말 또는 내년 상반기 중 최종 고시를 앞둔 가운데, SOC 인프라 확충이 절실한 전남도가 미래 10년의 성패를 좌우할 9대 핵심 철도 사업의 반영을 위해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철도가 놓이기 시작한 일제강점기 이래 SOC 인프라 부족에 시달려온 전남은 이번 제 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의견이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모아지고 있다.
15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전남에 필요한 9개 노선은 총 연장 721.4㎞, 총사업비 44조 3372억 원에 달한다. 이 9개 노선은 단순한 교통 개선을 넘어, 지역 경제 구조의 재편과 심각한 인구 소멸 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 지역 사회는 이번 제5차 계획이 전남의 미래 성장 엔진을 가동할지, 아니면 또다시 기회를 놓칠지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순환과 연결, 전남 철도망의 ‘유기적 완성’을 위한 두 축=전남도가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하는 사업들은 현재 단절된 경전선과 호남고속철도를 잇고, 지역 내 주요 거점 간의 이동 효율을 극대화하는 연결망 구축에 집중되어 있다.
먼저 호남고속선·경전선 연결선 (무안국제공항~순천, 7.6㎞, 3230억원)이 7.6㎞의 단선 연결선은 서남부권 교통망의 가장 취약한 고리를 끊어낼 열쇠다. 호남고속철도 2단계(목포)와 경전선(임성리)이 완성되는 시점에, 연결선 부재는 무안국제공항의 전략적 가치를 반감시킨다.
현재 순천 등 경전선 이용객이 무안공항을 이용하려면 목포역에서 복잡한 스위치백을 거쳐야 해 약 30분 이상이 소요되지만, 이 연결선이 구축되면 이동이 즉시 가능해진다. 전남도는 이를 통해 서해안과 남해안을 아우르는 실질적인 ‘순환 철도망’이 완성되어 지역 간 접근성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의 활력 제고를 위한 나주 연결선 (1.7㎞, 700억원)은 초단거리 투자로 최대 효과를 내는 사업이다. 경전선과 호남고속선을 직접 이어 혁신도시 접근성을 극대화하고, LG화학 나주공장 등 첨단 산업 클러스터의 물류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한다.
동시에 진행돼야 할 보성~광주송정 전철화(70.1㎞, 4512억원)는 광주-전남 전역을 단일 경제권으로 묶는 ‘대동맥 강화’ 사업이다. 이는 기존 디젤 노선을 친환경 전철로 전환하여 운영비 30~40% 절감 효과까지 거두며, 전남도의 핵심 비전인 ‘트라이앵글’ 순환 철도망의 동부 축을 단단히 고정하게 된다.
◇국가 균형발전의 서쪽 중심축, 서해안 연결망 구축 완성 시급=국가 균형발전의 오랜 숙원인 동서축 연결망 구축에서 서해안 철도망 완성은 전남의 동서 격차 해소에 필수적이다.
서해안 철도(군산~목포, 110.0㎞, 4조 7919억 원)는 동해안 철도에 버금가는 국가 서부 간선 축으로 평가된다. 이 노선은 서남부 지역의 교통 인프라를 혁신적으로 개선하여 ‘서·남해안권 신(新) 관광벨트’ 조성의 기폭제가 될 것이다. 현재 군산에서 목포까지 약 3시간 10분이 걸리던 이동 시간이 1시간 38분대로 단축되면서, 영광, 함평 등 해안 지역에 새로운 경제적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더해 달빛철도 연장선(영광, 42.7㎞, 1조 6403억원)이 연결되면, 서해안을 출발한 철도가 내륙을 횡단하여 동해안까지 이어지며 전 국토 방사형 철도망의 ‘팔다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영광에서 대구까지 버스로 4시간 10분이 소요되던 이동 시간이 2시간대로 단축되는 이점은 지역 간 교류 활성화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미래 산업 지원 및 인구 소멸 대응을 위한 초고속 인프라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심각한 인구 유출 문제 대응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다.
고흥~대전 우주고속철도(245.0㎞, 6조 2880억 원)는 2025년 우주발사체 시험장이 준공되는 시점에 맞춰 필수적으로 구축되어야 할 ‘산업 지원망’이다. 이 고속철도는 국내 최초 민간 우주 시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물류 및 인력 수송의 핵심이 될 것이다. 경전선과 호남권을 거점으로 연결함으로써 우주 클러스터의 접근성을 높여 지역 균형발전에도 긍정적 파급효과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서울~제주 고속철도(178.3㎞, 27조 4317억원)는 단순한 교통망을 넘어 국가 관광 경쟁력의 게임 체인저다. 기상 악화의 제약 없이 서울에서 제주까지 3시간 이내 이동이 가능해지면, 서남해안 지역과 제주도를 잇는 통합 관광 브랜드의 시너지 효과는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다.
가장 시급한 지역 소멸 대응 사업으로는 호남고속철도 3단계(목포~진도항, 54.4㎞, 2조 8745억 원)가 꼽힌다. 진도군의 인구 소멸 위험도가 전국 최고 수준임을 고려할 때, 이 노선은 수도권과의 접근성 혁신을 통해 인구 유출을 막고 지역 경제 활력을 불어넣을 유일한 돌파구로 작용할 것이다.
전남도는 현재 각 사업별 타당성 제고 방안 연구와 함께 국토부 및 기재부 등 중앙 부처를 대상으로 한 집중적인 현안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치권과 행정 당국은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 낙수 효과가 아닌, 성장 동력의 근본적 확보라는 방향으로 설정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철도망 완성은 곧 전남의 생존권 확보와 직결된다. 9대 사업이 이번 계획에 성공적으로 반영돼, 전남이 대한민국 남부권 발전의 새로운 중심으로 도약하는 역사적 계기가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광주일보는 전남에 들어섰거나 착공한 주요 기반시설과 반드시 필요한 기반시설들을 점검한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6개의 철도, 3개 고속도로, 4개 공항 등 모두 13개 기반시설을 소개한다.
철도가 놓이기 시작한 일제강점기 이래 SOC 인프라 부족에 시달려온 전남은 이번 제 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의견이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모아지고 있다.
15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전남에 필요한 9개 노선은 총 연장 721.4㎞, 총사업비 44조 3372억 원에 달한다. 이 9개 노선은 단순한 교통 개선을 넘어, 지역 경제 구조의 재편과 심각한 인구 소멸 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 지역 사회는 이번 제5차 계획이 전남의 미래 성장 엔진을 가동할지, 아니면 또다시 기회를 놓칠지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순환과 연결, 전남 철도망의 ‘유기적 완성’을 위한 두 축=전남도가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하는 사업들은 현재 단절된 경전선과 호남고속철도를 잇고, 지역 내 주요 거점 간의 이동 효율을 극대화하는 연결망 구축에 집중되어 있다.
먼저 호남고속선·경전선 연결선 (무안국제공항~순천, 7.6㎞, 3230억원)이 7.6㎞의 단선 연결선은 서남부권 교통망의 가장 취약한 고리를 끊어낼 열쇠다. 호남고속철도 2단계(목포)와 경전선(임성리)이 완성되는 시점에, 연결선 부재는 무안국제공항의 전략적 가치를 반감시킨다.
현재 순천 등 경전선 이용객이 무안공항을 이용하려면 목포역에서 복잡한 스위치백을 거쳐야 해 약 30분 이상이 소요되지만, 이 연결선이 구축되면 이동이 즉시 가능해진다. 전남도는 이를 통해 서해안과 남해안을 아우르는 실질적인 ‘순환 철도망’이 완성되어 지역 간 접근성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의 활력 제고를 위한 나주 연결선 (1.7㎞, 700억원)은 초단거리 투자로 최대 효과를 내는 사업이다. 경전선과 호남고속선을 직접 이어 혁신도시 접근성을 극대화하고, LG화학 나주공장 등 첨단 산업 클러스터의 물류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한다.
동시에 진행돼야 할 보성~광주송정 전철화(70.1㎞, 4512억원)는 광주-전남 전역을 단일 경제권으로 묶는 ‘대동맥 강화’ 사업이다. 이는 기존 디젤 노선을 친환경 전철로 전환하여 운영비 30~40% 절감 효과까지 거두며, 전남도의 핵심 비전인 ‘트라이앵글’ 순환 철도망의 동부 축을 단단히 고정하게 된다.
◇국가 균형발전의 서쪽 중심축, 서해안 연결망 구축 완성 시급=국가 균형발전의 오랜 숙원인 동서축 연결망 구축에서 서해안 철도망 완성은 전남의 동서 격차 해소에 필수적이다.
서해안 철도(군산~목포, 110.0㎞, 4조 7919억 원)는 동해안 철도에 버금가는 국가 서부 간선 축으로 평가된다. 이 노선은 서남부 지역의 교통 인프라를 혁신적으로 개선하여 ‘서·남해안권 신(新) 관광벨트’ 조성의 기폭제가 될 것이다. 현재 군산에서 목포까지 약 3시간 10분이 걸리던 이동 시간이 1시간 38분대로 단축되면서, 영광, 함평 등 해안 지역에 새로운 경제적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더해 달빛철도 연장선(영광, 42.7㎞, 1조 6403억원)이 연결되면, 서해안을 출발한 철도가 내륙을 횡단하여 동해안까지 이어지며 전 국토 방사형 철도망의 ‘팔다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영광에서 대구까지 버스로 4시간 10분이 소요되던 이동 시간이 2시간대로 단축되는 이점은 지역 간 교류 활성화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미래 산업 지원 및 인구 소멸 대응을 위한 초고속 인프라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심각한 인구 유출 문제 대응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다.
고흥~대전 우주고속철도(245.0㎞, 6조 2880억 원)는 2025년 우주발사체 시험장이 준공되는 시점에 맞춰 필수적으로 구축되어야 할 ‘산업 지원망’이다. 이 고속철도는 국내 최초 민간 우주 시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물류 및 인력 수송의 핵심이 될 것이다. 경전선과 호남권을 거점으로 연결함으로써 우주 클러스터의 접근성을 높여 지역 균형발전에도 긍정적 파급효과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서울~제주 고속철도(178.3㎞, 27조 4317억원)는 단순한 교통망을 넘어 국가 관광 경쟁력의 게임 체인저다. 기상 악화의 제약 없이 서울에서 제주까지 3시간 이내 이동이 가능해지면, 서남해안 지역과 제주도를 잇는 통합 관광 브랜드의 시너지 효과는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다.
가장 시급한 지역 소멸 대응 사업으로는 호남고속철도 3단계(목포~진도항, 54.4㎞, 2조 8745억 원)가 꼽힌다. 진도군의 인구 소멸 위험도가 전국 최고 수준임을 고려할 때, 이 노선은 수도권과의 접근성 혁신을 통해 인구 유출을 막고 지역 경제 활력을 불어넣을 유일한 돌파구로 작용할 것이다.
전남도는 현재 각 사업별 타당성 제고 방안 연구와 함께 국토부 및 기재부 등 중앙 부처를 대상으로 한 집중적인 현안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치권과 행정 당국은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 낙수 효과가 아닌, 성장 동력의 근본적 확보라는 방향으로 설정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철도망 완성은 곧 전남의 생존권 확보와 직결된다. 9대 사업이 이번 계획에 성공적으로 반영돼, 전남이 대한민국 남부권 발전의 새로운 중심으로 도약하는 역사적 계기가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