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되지 않은 언어가 주는 날것의 생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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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되지 않은 언어가 주는 날것의 생명력
남원 출신 박철영 시인 네번째 시집 ‘노동은 푸른 산소다’ 펴내
2025년 10월 15일(수) 17:20
박철영 시인이 네 번째 시집 ‘노동은 푸른 산소다’(실천문학)을 펴냈다.

30여 년 넘게 포스코 제철소 현장에서 일하다 정년을 마친 그는 현재는 여수 율촌공단 현장에서 여전히 노동자들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노동자 시인’이라는 표현이 말해주듯 그의 작품은 노동현장에서 체화된 감성을 자신만의 언어로 구현한 시들이 대부분이다. 투박하면서도 다소 정제되지 않은 언어가 주는 날것의 생명력은 미사여구로 포장된 관념의 언어와는 차원이 다른 분위기를 선사한다.

“… 생의 발목이 편치 않는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것은 한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과 같다/ 오염된 공기를 정화하려고/ 푸른 이파리의 나무를 심듯/ 본래의 모습처럼 단순해지는 것/ 땀을 흘려 얻은 그만큼을/ 아끼고 또 아껴서/ 소중한 사람들과 하나뿐인 지구를 살리는 것(후략)”

표제시 ‘노동은 푸른 산소다’는 노동에 대한 시인의 철학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노동은 소중한 이들과 지구를 살리는 행위이며, 한 방울의 땀은 곧 생명력을 복원하는 매개체로 치환된다.

고선주 시인은 해설에서 “시적 기교나 장치들이 과도했더라면 노동 현장에 대한 전경이 많이 망가졌을 텐데 시인은 최대한 현장감을 살리는 데 주력한다”고 평한다.

한편 남원 출신의 박철영 시인은 ‘현대시문학’에 시, ‘인간과 문학’에 평론이 당선돼 등단했으며 시집 ‘비오는 날이면 빗방울로 다시 일어서고 싶다’ 등과 평론집 ‘해체와 순응의 시학’ 등이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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