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군의회, 30대 여성 군의회 의장 불신임 결의안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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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군의회, 30대 여성 군의회 의장 불신임 결의안 파문
지역 정치권, 민주당 청년위원회, 청년 정치인 죽이기 반발
발의 군의원들, 16일 처리하려다 부랴부랴 철회키로
2024년 01월 15일(월) 16:20
/클립아트코리아
강진군의회 의원들이 30대 여성 의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발의한 것과 관련,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파문이 커지고 있다.

강진 곳곳에 의원들 행태를 비판하는 현수막이 나붙는가 하면, 이른 바 50~70대 어르신 의원들이 ‘나이가 어리다’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의장 길들이기에 나선 것이라는 말이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당사자인 김보미(여·34) 강진군의회 의장도 15일 전남도의회를 찾아 기자회견을 통해 “경험이 일천해 동료 어르신 의원들 의견 경청하며 의정 활동을 지원해 왔는데, 말도 안되는 이유로 불신임 결의안을 내 황당하다”면서 “청년 정치 탄압으로 볼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앞서, 강진군의회 유경숙, 정중섭, 윤영남, 서순선, 김창주(이상 민주당), 위성식(무소속) 의원은 지난 5일 김 의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발의했었다. 지방자치법(44조)상 ‘지방의회 의원은 공공의 이익을 우선해 양심에 따라 직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 ‘지방의원으로서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른 조치였다는 게 당시 의원들 주장이었다.

구체적으로는 군의회 예결위에 난입해 의사권을 방해하고 일방적 의결을 종용한 점, 의장으로 인해 역대 최대 규모의 집행부 본예산 삭감이 이뤄진 점,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음에도 별도의 사과가 없었던 점, 2024년 본예산 심사와 관련해 폐회사를 통해 동료 의원을 모욕하고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한 점 등이라는 게 군의회측 설명이다. 의원들 간 소통이 중요한데, 의회직 직원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면서 통보조차 하지 않고 본회의장에서 동료 의원에게 경찰 조사를 받을 것이고 폄하 발언을 했다는 점도 포함됐다는 게 결의안 발의에 참여했던 정 의원 주장이다.

하지만 당시 회의록, 영상을 통해 예결위 회의에 난입한 적이 없는 사실이 확인됐고 예산 심의권을 갖는 의원들 스스로 예산을 삭감한데다, 그나마 집행부 예산(0.49%)보다 자신들의 의정 활동을 돕는 의회 사무과 예산(51%)을 훨씬 많이 삭감한 점, 경찰 조사로 허위 제보에 따른 무혐의 판단이 이뤄진 점 등을 감안하면 의원들의 불신임 결의안은 명분이 없다는 게 김 의장 입장이다.

김 의장은 또 “본회의장 내 발언은 군의회를 이끄는 의장으로 사사로운 감정에 휩쓸려 의회 기능을 마비시킨 의원들과 잘못된 예산 심사를 진행한 의원들에 드리는 직언”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강진 지역 정치권에서는 현수막을 내걸고 불신임 결의안을 낸 의원들을 비판하는가 하면, ‘나이가 벼슬’이라는 식으로 ‘어르신 정치인들이 청년 정치인을 길들이고 있다’는 말도 많다.

민주당 전남도당 청년위원회와 전국청년지방위원협의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청년이자 여성인 김보미 의장에 대한 패거리 정치와 권력 남용으로 점철된 후진적 정치행태가 참담하다”며 “청년 정치인 죽이기를 자행하는 군의원들은 당장 불신임안을 철회하라”며 공개 서명운동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청년 정치인과 기성 정치인들간 대립·갈등으로 사태가 치닫는데도, 적극적 중재를 하지 못하는 전남도당과 지역구 국회의원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애초 불신임 결의안을 발의한 의원 6명 중 5명은 파문이 커지면서 15일 입장문을 내고 애초 16일 처리키로 했던 의장 불신임 결의안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상적인 의회 운영을 위한 충심이 ‘청년정치 탄압’, ‘진영간 총선암투’ 등 정략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막고자 한다”며 “주민 여러분께 혼란을 야기하고 걱정을 끼친 부분에 깊은 사죄를 드린다”고 말했다.

강진군의회는 지난 2022년 5월 제 9대 강진군의회 전반기 의장단 투표에서 전체 의원 8명의 만장일치로 김보미 의원을 전국 최연소 기초의회 의장이자 지방의회 개원 이후 최연소 여성 의장으로 선출하 바 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강진=남철희 기자 chou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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