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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성 암, 전체 5~10% … 의심되면 ‘직업병안심센터’로
국가암등록 통계, 2000년 10만명→2010년 20만명→2020년 25만명
중피종 최고 100%·폐암 29%·백혈병 5% 원인 제공…사망도 증가 추세
벤젠 노출, 혈액암 발생 원인 부상…조선대병원, 광주·전남북·제주 관리
2023년 11월 29일(수) 19:35
이철갑 조선대병원 직업병안심센터장이 자동차공장 집단 혈액암 발생의 원인 조사에 앞서, 노동자들에게 사전 설명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새로운 암 발생자는 국가암등록 통계에 의하면 2000년 이전에 10만명 수준에서 2010년부터 20만 명을 넘어섰으며, 2020년 24만8000명으로 인구 10만명당 482.9명이 발생한다. 암으로 인한 5년 암유병자 수는 2020년 90만 8000명으로 인구 10만명당 1769명, 사망자는 8만2000명으로 매년 암 발생자와 유병자, 사망자 수가 늘고 있어서 주변에서 암 환자를 흔히 볼 수 있다.

암 발생의 원인은 다양한데, 이중 직업적 활동에 의한 암 발생자는 어느 정도일까? 국제암연구소(IARC)가 실시한 역학 연구들을 검토한 결과에 따르면 직업적 요인은 전세계 모든 암 발병의 약 5~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그 비율은 암 유형과 지역에 따라 다른데, 가장 많게는 중피종의 경우 80~100%, 폐암은 15~29%, 백혈병은 5% 정도로 본다.

이러한 추정치라면 폐암의 경우 2020년 우리나라 폐암 발생자 2만9000명 중 최소 4350명에서 최대 8410명이, 백혈병은 발생자 3600여명 중 180명은 직업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암 중에서 예방이 가능한 직업적 요인에 의해 얼마나 발생하는지 정확한 통계는 아직 알 수가 없다.

국제암연구소 추정 비율에 따르면 매년 1만2000에서 2만4000명이 직업성 암일 가능성이 있지만, 산재보험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직업성 암으로 요양 신청한 사례는 4% 수준인 477건일 뿐이며, 이중 70.2%인 335건만이 인정되었다. 암 발생자 중 극히 일부만 산재요양 신청하기에 발생 규모를 알기 어렵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직업관련성 질병의 발생과 분포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2021년부터 전국 10개 병원에 ‘직업병안심센터’를 운영 중에 있다. 광주 고용노동청 관할 구역인 광주시와 전라남북도 및 제주도 지역은 조선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에서 위탁 운영하고 있다.

2023년 직업병안심센터에 보고된 직업성 암 30건 중에서 특이한 사례는 A자동차 도장공정에서 5명의 혈액암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것이었다. 이중 9월에 4명이 산재요양 신청해 1명이 인정받았고, 나머지 3명은 역학조사를 하기로 했으며, 1명은 뒤늦게 산재요양 신청을 한 상태이다.

이번 사례에서 논란이 되는 것은 혈액암 발생 원인으로 널리 알려진 벤젠에 노출되었는지 여부이다. 회사 측은 사용 중인 페인트(물질안전보건 자료 기준) 등에 벤젠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입장인 반면, 노동조합은 사용 중인 희석제 등을 자체 의뢰해 정밀 분석한 결과 미량의 벤젠이 포함돼 있고 사용량이 많으며, 또 노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도장작업 부서 90여 명의 소변검사에서 벤젠 대사물이 높은 농도로 나오므로 관련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직업병안심센터장 이철갑 교수는 “최근의 미국산업위생협회(ACGIH)는 그동안 추가된 여러 연구를 검토해 골수에 독성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벤젠의 관리농도를 0.1 ppm에서 1/5 수준이 0.02ppm (20 ppb, 우리나라 대기 관리기준 농도는 5㎍/㎥=5.8 ppb임)로 낮추어 발표했다”며 아주 낮은 농도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작업환경이 더 나은 자동차공장뿐만이 아니라 유성 페인트를 사용하는 도심지역의 여러 자동차 정비업체 노동자, 건물의 도색작업 노동자, 조선소 도장공 등은 모두 혈액암 발생의 위험직종이라며, 혈액암뿐 아니라 직업성 암이 의심되면 직업병안심센터를 찾아줄 것을 당부했다. 직업성 암이 의심되면 조선대병원 직업병안심센터(1588-6798)로 연락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