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출신 김신운 작가 “떠도는 구름에 여든 인생 투영했죠”
7번째 장편 ‘구름 관찰자’ 펴내
소년이 작가되는 15년 과정 담아
인간에 대한 성찰 등 잔잔한 여운
소년이 작가되는 15년 과정 담아
인간에 대한 성찰 등 잔잔한 여운
![]() 최근 일곱번째 장편소설 ‘구름 관찰자’를 펴낸 김신운 작가. <김신운 작가 제공> |
“하늘 위에 떠가는 구름은 정처 없는 것이지만 그러나 한편으론 삶을 이끌어가는 상징적 존재입니다.”
김신운 소설가는 최근 펴낸 일곱 번째 장편 ‘구름 관찰자’(도화)에 대해 그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작품은 ‘여든 살에 그린 나의 자화상’이라고 부연했다.
‘율치연대기’, ‘대필 작가’ 등 소설로 독자들에게 알려진 화순 출신 김신운 작가. 72년 광주일보 전신 옛 전남일보 신춘문예와 7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나온 그는 50년이 넘는 창작활동을 해왔다.
그에 따르면 이번 작품은 일종의 성장소설이자 자전소설이다. 주인공에 작가의 일부 모습이 투영됐다는 얘기다.
인터뷰에 앞서 작가는 “이번 소설로 얼마 전 한국문인협회가 주는 한국문학 100년상을 수상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소설은 내 마음을 사로잡고 있던 오래된 주제였다”고 말했다.
작가의 표정에는 오랜 창작에 대한 피로가 묻어났다. 올해로 여든에 접어든 만큼 장편을 쓰기 위해 만만찮은 에너지를 소진했을 거라는 느낌이 전해왔다.
“작품은 문학 소년이 작가가 되기까지의 15년의 과정을 담았습니다. 주인공 명준은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군복무, 대학 재학 중에도 문학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았죠.”
명준은 신학교에 가서도 만족하지 못하고, 부모의 죽음을 보면서 자기 세계관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고민하게 된다. 또한 왜곡된 예술계의 현실을 목격하면서 점차 작가가 되고자 하는 결심을 하게 된다.
“소설의 주인공을 구름 관찰자로 명명한 것은 세계관과 문학성을 담보하는 장치입니다. 구름을 알려준 이는 윤서희라는 여성입니다. 구름은 주인공에게 문학을 향해 나아가는 강렬한 기제로 작용하는 것이지요.”
전체적으로 소설은 장편과 단편의 장점을 골고루 취하고 있다. 섬세하면서도 정교한 이야기와 구조의 탄탄함을 갖추고 있다. 또한 무엇보다 연륜이 느껴지는 관조적 시선이 작품 곳곳에 드리워져 있어 지적인 분위기를 선사한다.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성찰 그리고 주인공이 왜 문학을 지향하는가에 대한 깊이 있는 형상화 등은 잔잔한 여운을 준다.
그는 “젊은 시절의 방황과 편력의 이야기는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며 “문학소년 시절부터 나는 그것을 한 편의 성장소설로 쓰리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동안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헤매 돌아다니다가 좋은 시절을 다 허송해버리고 말았다”며 “여든이 되어서야 이 작품을 발표하게 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비로소 ‘여든 살에 그린 나의 자화상’이라는 앞서의 표현이 이해가 됐다. 팔순의 노 작가의 “아직도 젊은 시절의 방황과 편력의 이야기에 사로잡힌 이야기”라는 말이 문학에 대한 식지 않는 열정으로 다가왔다.
‘작품을 세상에 보내고 나니 조금 허전하시겠다’라는 말에 작가는 두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고 했다. 나이가 들어서도 장편을 쓸 수 있다는 대견함과 한편으론 앞으로도 더 쓸 수 있을 것인가 라는 두려움이 교차한다는 것이다.
“향후 AI(인공지능)가 많은 부분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해 인간이 어떻게 대처를 할 수 있을지 자못 걱정이 됩니다. 만약 소설쓰기마저 AI가 대체한다면 아마도 나는 작금의 시스템으로 작품을 쓰는 마지막 세대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어요.”
작가에게선 여전히 글쓰기에 대한 열망이 느껴진다. 평생 소설을 화두로 삼고 살아왔으면서 어떻게 창작을 할 것인지 걱정을 하는 모습에서 천상 소설가라는 느낌이 든다. 다음의 작품이 또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가 된다.
한편 김신운 작가는 장편 ‘땅끝에서 며칠을’, ‘청동조서’, ‘소설가 구보 씨의 초대’와 소설선집 ‘귀향’을 발표했다. 광주문학상(1984년), 한국소설작가상(2014년)을 수상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김신운 소설가는 최근 펴낸 일곱 번째 장편 ‘구름 관찰자’(도화)에 대해 그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작품은 ‘여든 살에 그린 나의 자화상’이라고 부연했다.
‘율치연대기’, ‘대필 작가’ 등 소설로 독자들에게 알려진 화순 출신 김신운 작가. 72년 광주일보 전신 옛 전남일보 신춘문예와 7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나온 그는 50년이 넘는 창작활동을 해왔다.
인터뷰에 앞서 작가는 “이번 소설로 얼마 전 한국문인협회가 주는 한국문학 100년상을 수상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소설은 내 마음을 사로잡고 있던 오래된 주제였다”고 말했다.
작가의 표정에는 오랜 창작에 대한 피로가 묻어났다. 올해로 여든에 접어든 만큼 장편을 쓰기 위해 만만찮은 에너지를 소진했을 거라는 느낌이 전해왔다.
명준은 신학교에 가서도 만족하지 못하고, 부모의 죽음을 보면서 자기 세계관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고민하게 된다. 또한 왜곡된 예술계의 현실을 목격하면서 점차 작가가 되고자 하는 결심을 하게 된다.
“소설의 주인공을 구름 관찰자로 명명한 것은 세계관과 문학성을 담보하는 장치입니다. 구름을 알려준 이는 윤서희라는 여성입니다. 구름은 주인공에게 문학을 향해 나아가는 강렬한 기제로 작용하는 것이지요.”
전체적으로 소설은 장편과 단편의 장점을 골고루 취하고 있다. 섬세하면서도 정교한 이야기와 구조의 탄탄함을 갖추고 있다. 또한 무엇보다 연륜이 느껴지는 관조적 시선이 작품 곳곳에 드리워져 있어 지적인 분위기를 선사한다.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성찰 그리고 주인공이 왜 문학을 지향하는가에 대한 깊이 있는 형상화 등은 잔잔한 여운을 준다.
그는 “젊은 시절의 방황과 편력의 이야기는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며 “문학소년 시절부터 나는 그것을 한 편의 성장소설로 쓰리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동안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헤매 돌아다니다가 좋은 시절을 다 허송해버리고 말았다”며 “여든이 되어서야 이 작품을 발표하게 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비로소 ‘여든 살에 그린 나의 자화상’이라는 앞서의 표현이 이해가 됐다. 팔순의 노 작가의 “아직도 젊은 시절의 방황과 편력의 이야기에 사로잡힌 이야기”라는 말이 문학에 대한 식지 않는 열정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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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AI(인공지능)가 많은 부분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해 인간이 어떻게 대처를 할 수 있을지 자못 걱정이 됩니다. 만약 소설쓰기마저 AI가 대체한다면 아마도 나는 작금의 시스템으로 작품을 쓰는 마지막 세대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어요.”
작가에게선 여전히 글쓰기에 대한 열망이 느껴진다. 평생 소설을 화두로 삼고 살아왔으면서 어떻게 창작을 할 것인지 걱정을 하는 모습에서 천상 소설가라는 느낌이 든다. 다음의 작품이 또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가 된다.
한편 김신운 작가는 장편 ‘땅끝에서 며칠을’, ‘청동조서’, ‘소설가 구보 씨의 초대’와 소설선집 ‘귀향’을 발표했다. 광주문학상(1984년), 한국소설작가상(2014년)을 수상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