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꾼 봉만호, 판소리 장단보 채보집·주석집 첫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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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꾼 봉만호, 판소리 장단보 채보집·주석집 첫 출간
7월1일 출판기념회, ‘보성소리 조상현류 수궁가’ 완창발표회
2023년 06월 21일(수) 21:05
장단보 채보집·주석집
판소리는 서민들을 울리고 웃기면서 애환을 함께해온 민중예술이다. 조선 후기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열두 바탕이 존재했다가 춘향가·심청가·수궁가·적벽가·흥보가 등 다섯 바탕으로 정립돼 오늘에 이른다. 지난 2003년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지정되면서 독창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영암출신 소리꾼 봉만호(71)씨가 30여년의 각고 끝에 다섯 바탕의 판소리를 구성하는 장단보(長短譜) 채보집과 주석집(註釋集)을 국내에서 처음 출간해 화제다.

한국미술센터(관장 이일영)와 협업을 통해 발간된 채보집은 판소리 박자와 리듬, 즉 밀고 달고 맺고 풀어가는 기경결해(起輕結解)의 실체를 상세하게 정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사설(아니리)로만 어렵게 공부해온 후학들의 길라잡이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가 된다. 또한 주석집은 판소리가 품고 있는 행간의 특징을 풀어내 청중의 이해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소리꾼 봉만호
봉씨는 “변화무쌍한 창법과 고법으로 이뤄진 판소리를 익히는 과정은 결코 간단치 않다”면서 “내일의 국악을 짊어지고 나갈 학생들이 이 책을 빌려 우리 판소리에 대한 논리·감정적 접근을 쉽게 배우고 표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젊은 시절 소리에 입문한 봉 씨는 조상현 명창과 그의 제자 윤상호 명창을 사사했다. 이후 판소리 장단의 채보와 사설의 정립에 대한 중요성을 절감하고 독학을 통해 고대에서 오늘에 이르는 다양한 기보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특히 세종대왕이 창안했다는 유량악보(有量樂譜·음의 높이와 길이를 나타내는 악보)인 정간보(井間譜)에 천착, 이번 저작물을 완간하는 밑돌로 삼기도 했다.

조상현 명창은 “소리에서 가장 중요한 감정의 표현을 독창적인 방식으로 채보하고 정리한 업적이 놀랍다”면서 “소리를 매만지는 모든 국악인의 소중한 교과서로 크게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봉씨는 오는 7월1일 오후 3시 서울 한국문화의 집에서 출판기념회와 ‘보성소리 조상현류 수궁가’ 완창발표회를 갖는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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