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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자원 수도권 독점 지방소멸 부추긴다
문화활동 현황·삶의질 격차 조사
광주, 연극 공연 광역시 중 최하위
전남, 문화활동 건수 전국 12위
미술관·도서관 수도권 40% 넘어
문화 차 두고 소멸 문제 해결 못해
사라지는 지방 막을 수 없나 - <12> 문화 격차는 삶의 질 격차
2023년 05월 31일(수) 19:35
/클립아트코리아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했다. 20년간 무려 380조원의 예산 투입에도 불구하고 출산율 하락 추세는 개선되지 않고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국 229개 기초 지자체 가운데 무려 102개 가량이 인구 소멸위기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실상 지방 소멸이 현실로 다가왔다.

지방 소멸을 가속화하는 여러 요인 가운데 삶의 질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분야가 바로 ‘문화 격차’다. 각종 통계에서 보듯 수도권 위주의 자원 독점이 초래한 문화 격차를 개선하지 않고는 지방소멸의 추세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견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난 3월에 발표한 ‘2021년 문화예술 활동 현황조사’에 따르면 광주는 ‘문화예술 활동 건수’에서 902개로 서울을 제외한 5대 광역시 중 꼴찌를 기록했다. 서울이 1만2533으로 가장 문화예술 활동 건수가 많았고 다음으로 대구가 2위(2062), 부산이 3위(1856)을 차지했다. 인천은 1131건으로 4위를, 대전은 1001건으로 5위를 차지했다.

특히 ‘아시아문화중심 도시’를 자처하고 있는 광주는 공연예술 가운데 연극 93건, 양악 323건으로 5대 광역시 가운데 최하위로 집계됐으며, 시각예술은 4위를 차지하는 등 전반적으로 문화예술 활동 건수가 저조했다.

전남의 경우는 문화예술 활동 건수가 814개로 17개 시도 가운데 12위를 기록해 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양악의 경우 전남은 9개 도와 비교했을 때 154건으로 8위 , 무용 또한 20건으로 8위를 기록하는 등 최하위권으로 집계됐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2021년 전국적으로 시각예술 전시는 총 1만3364건이 진행됐다. 그 가운데 서울에서 5609건의 전시가 열려 전체 전시의 약 42%를 차지했다. 이어 경기(1602건), 부산(806건), 대구(759건) 순이었다.

공연예술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는데 서울이 6924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경기(1920건), 대구(1303건), 부산(1050건)이었다. 특히 서울은 양악 3874건, 연극 1754건으로 타 장르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공연이 진행됐다.

아울러 ‘인구 10만 명당 문화예술 활동 건수’에서는 광주는 서울을 제외한 5대 광역시 가운데 3위(62.6)를, 전남은 17개 시도 가운데 44.4개로 13위를 기록했다.

지역 간 문화 격차는 다른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국토연구원이 2022년 7월 발표한 ‘지역간 삶의 질 격차: 문화·보건·교육’에 따르면 광주는 도서관과 미술관 등 문화시설 인프라를 포함해 공연 횟수 등이 최하위 수준으로 집계됐다.

대표적인 문화기반시설이라 할 수 있는 국·공립도서관(2021년 기준)은 광주가 24개에 불과해 전국 평균 69개에 비해 35% 수준이었다. 이 밖의 문화시설도 전국과 비교해 광주는 부족한 실정이었다. 미술관 14개를 비롯해 문화예술회관 7개, 지방문화원은 5개에 머물렀다. 그에 비해 전국 평균은 각각 18개, 15개, 14개에 달한 것으로 조사돼 광주는 전국 평균의 크게 못 미쳤다.

문화시설 가운데 가장 심각한 분야는 문학 분야다. 전국에 약 140여 개 문학관이 있지만, 5대 광역시 중 광주만이 문학관이 없다. 140여 만 대도시에 문화의 가장 기본 요소인 문학관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문화 인프라가 부실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전체적으로 문화기반시설 중 미술관, 도서관은 경기(54개, 287개)가 가장 많았으며, 서울(47개, 191개)이 다음을 차지해 수도권이 비중이 약 40 %, 45%를 차지했다.

눈에 띄는 조사 가운데 하나는 도서관 접근성이었다. 전남은 도서관 접근성이 17개 시도 가운데 14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도보로 100분(10분당 750m)을 걸어야 도서관에 갈 수 있을 만큼 접근성이 낮았다. 그에 비해 서울은 걸어서 14분이면 도서관에 당도할 수 있을 만큼 접근성 면에서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문화계 인사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비해 뒤떨어진 지역의 문화 인프라 수준은 자연스레 문화 향유와 같은 삶의 질, 문화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며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문화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중앙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과 배려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