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와 해남-윤영기 체육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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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사와 해남-윤영기 체육부 부국장
2022년 06월 20일(월) 01:00
해남은 한국 고대사에서 일찍부터 주목받아온 지역이다. 송지면에서 1983년 발견된 군곡리 패총(貝塚·사적 제449호)은 김해 회현리 패총, 경남 사천 늑도 유적과 함께 한반도 남부를 대표하는 패총 유적이다. 고대인의 생활 쓰레기장으로 불리는 군곡리 패총에서는 중국 동전인 화천(貨泉), 일본 야요이계 토기 등이 발굴돼 고대 교역의 중심지로 해남을 자리매김했다. 2018년 발굴에서는 복골(卜骨·점치는 데 사용한 뼈), 유리구슬, 제주도 현무암을 넣어 만든 항아리 조각 등이 발굴돼 고대의 타임캡슐로 다시 한번 이목을 끌었다.

해남 방산리 장고봉 고분(전남도 기념물 제85호)은 황남대총 등 신라 경주에 있는 대형 고분보다 큰 국내 최대급 무덤이다. 2020년 정식 발굴 결과 봉분 길이 82m, 높이 9m에 달하는 것으로 측정됐다. 이 장고분은 일본의 고분 시대(4∼6세기)에 유행한 전방후원분(前方後圓墳)과 닮았다. 위에서 보면 원형(圓形)과 방형(方形)의 분구가 붙어있어 열쇠 구멍이나 전통악기인 장고를 연상케 한다. 이런 형태의 고분은 광주·전남북 일대에서 14기 가량 발견·발굴됐으나 피장자의 출신지가 한반도인지 왜(倭)인지를 놓고 한일 학계에서 현재까지도 논쟁 중이다.

해남 지역은 지난해 또다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읍호리에서 5세기 중엽∼6세기 후반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100여기의 고분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고분 축조시기는 마한(馬韓) 존속 기간과 맞물려 있다. 해남군은 방대한 유적과 유물을 남긴 주체와 정치체를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열린 ‘해남 현산에 깃든 마한소국’ 국제 학술대회에서는 진서(晋書) 장화전(張華傳)에 나오는 동이마한신미제국(東夷馬韓新彌諸國)의 신미제국과 일본서기(日本書紀) 신공기(神功記)에 수록된 침미다례가 해남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다뤘다. 해남군은 학술대회 등을 계기로 읍호리 고분군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광주·전남 지자체들도 지역 고대사를 정립하고 재조명하는 뜻깊은 일에 동참했으면 한다.

/penfoot@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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