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00억 들여 고흥에 ‘우주발사체 클러스터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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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00억 들여 고흥에 ‘우주발사체 클러스터 조성’
[미래산업 메카 떠오르는 전남]
<4>우주산업의 중심
기업유치·테마 관광단지 개발
2024년 민간기업 발사대 구축
매년 4~5회 발사체 발사
사업비 확보·접근성 개선 과제
2021년 10월 16일(토) 17:18
지난 9월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발사 전 최종 점검 단계인 ‘WDR(Wet Dress Rehearsal)’을 위해 실제 발사에 사용될 비행용 기체를 이송해 발사대에 세우는 장면을 다중노출해 촬영한 모습.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전남도가 국내 유일의 우주발사체 발사기지인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앞세워 국내 우주산업 메카로 도약에 나선다.

오는 2035년까지 사업비 7700억원을 투입해 고흥 나로우주센터 일원을 선진국 수준의 우주발사체 클러스터(집적단지)로 조성, 국가 우주산업 중심지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부의 민간우주산업 육성 정책에 발맞춰 우주발사체 관련 시설 집적화를 무기로 기업 유치에 나서는 한편 우주테마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계획도 세웠다.

17일 전남도에 따르면 전남도가 고흥 나로우주센터 일원을 대상지로 삼은 ‘전남 우주발사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은 오는 2035년까지 15년에 걸쳐 추진되는 장기프로젝트다. 나로우주센터와 연계한 민간주도 우주개발 생태계 조성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현재 7705억원으로 추산된다.

주요 사업으로는 우주개발 핵심 인프라 및 시설구축(3800억원), 발사체 시험 인증센터 구축 및 인증지원(1350억원), 우주기업 특화 산업단지 조성(820억원), 우주기업 지원센터 구축(170억원), 우주과학교육 테마파크 조성(1050억원), 과학로켓교육센터 및 인력 양성시설 구축(515억원) 등이다.

단기간 성과를 가져오기 힘든 사업임에도 전남도가 우주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하는 이유는 팽창하는 우주산업 시장규모, 정부의 민간우주기업 육성 의지와 관련이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2월 내놓은 2020년 우주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2019년 세계 우주산업 규모는 전년 대비 1.7%p(60억 달러) 성장한 3660억 달러(약 434조원)였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2040년 우주산업의 시장 규모가 1조 달러(약 1186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민간 주도 우주산업 육성을 위해 ‘우주개발진흥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 역시 지난 3월 25일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진행된 누리호 최종 연소시험에 참석해 “민간이 혁신적인 우주산업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가 왔다”며 “미국의 ‘스페이스 엑스’와 같은 글로벌 우주기업이 우리나라에도 생겨날 수 있도록 혁신적인 산업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정부)연구기관이 보유한 기술을 단계적으로 민간에 이전하고, 우주산업 클러스터 구축과 우주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정부는 오는 21일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 이후, 민간우주기업 지원을 위한 발사대 구축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오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국비 496억원을 투입해 나주우주센터에 소형 고체추진 발사대 건설에 나선다. 국방과학연구소는 2024년 이후 우주발사체 발사가 매년 4~5회 주기적으로 이뤄지고, 장기적으로는 연 10회 이상의 발사체 발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옥호남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우주센터장은 “발사대와 함께 이송로, 부대시설 등을 갖춘 민간기업용 발사체 발사대가 구축되면 우리도 미국처럼 민간우주기업이 우주발사체를 쏘아 올릴 수 있는 시대로 진입하게 되는 것”이라며 “고흥이 명실상부한 우주산업 메카로 떠오를 날도 머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의 민간기업 육성 의지, 우주발사체 인프라의 전남 집적화에도 풀어야 할 과제는 만만치 않다.

우선 수도권과 충청권에 집중된 우주관련기업 및 기관의 전남 유치가 거론된다.

과기정통부의 2020년 우주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주산업에 참여한 국내 기관은 기업 359개, 연구기관 34개, 대학 56개(119개 학과)로 총 449개로 이 가운데 호남권에는 단 14개(3.1%)가 분포하는 데 그쳤다. 수도권(227개·50.6%)과 충청권(114개·25.4%)에 집중됐고 다음으로 영남권(85개·18.9%)이었다.

이와 함께 전남이 우주산업 1번지로 도약하기 위해선 7000억원을 웃도는 우주발사체 클러스터 조성사업비를 조기에 확보하는 것도 과제다. 또한 접근성 개선 문제도 시급한 과제로 지적된다. 광주~고흥(나로우주센터·연장 96.6㎞) 고속도로 건설 사업을 조기에 추진해 현재 차로 2시간 걸리는 이동시간을 1시간대로 단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일기 전남도 전략산업국 신성장산업과장은 “2024년 민간 우주발사체 발사대가 고흥 나로우주센터에 들어서면 정부기관 예측대로 정부 및 민간우주기업이 수시로 우주발사체를 쏘아 올리게 된다”며 “적기 예산 확보로 우주산업 관련시설이 집적화되고, 수시로 발사체가 발사돼 주목도가 높아지면 기업과 관광객이 늘고, 일자리도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명실상부한 우주산업 메카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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