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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활쏘기
2020년 08월 11일(화) 00:00
“앞손(줌손)은 태산을 밀듯이 하고(前推泰山)/ 뒷손(깍지손)은 호랑이 꼬리를 잡아당기듯 하라(後握虎尾).”

활은 ‘작용과 반작용’이라는 물리학 법칙을 활용하는 도구다. ‘전추태산 후악호미’. 이 여덟 자의 한자는 활쏘기의 원칙을 명료하게 보여 준다. 활을 움켜쥔 ‘줌손’과 화살을 활시위에 건 ‘깍지손’을 동시에 균등한 힘으로 밀고 당겨야 한다. 활의 탄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화살을 멀리, 정확하게 보내기 위함이다.

흔히 중국은 창(槍)의 나라, 일본은 칼(刀)의 나라, 한국은 활(弓)의 나라라고 일컫는다. 활은 한민족의 역사와 함께 해 왔다. 특히 전통 활인 각궁(角弓)은 그 어느 나라 활보다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을 휩쓰는 우리 양궁의 저력 역시 한민족의 핏속에 흐르는 ‘활 DNA’ 덕분일 것이다.

과거에 활쏘기는 사대부들이 갖춰야 할 덕목인 육례(六禮)중의 하나였다. 그 활쏘기가 지금도 여전히 명맥을 잇고 있는 것은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일 터. 작가 파울로 코엘료는 ‘활쏘기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이라는 제목의 산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일단 활을 쏜 후에는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을 눈으로 좇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활을 쏘는 순간까지의 팽팽했던 긴장은 그 순간부터 더 이상 필요치 않다. 그렇기 때문에 날아가는 화살을 좇으면서도 심장의 고동은 잦아들고 얼굴에는 고요한 미소가 퍼져 간다.”

전통 활쏘기가 최근 국가 무형문화재 제142호로 지정됐다. 현재 국궁(國弓) 동호인들은 광주 400여 명과 전남 3000여 명 등 전국에 4만여 명이 있다. 10대 학생부터 80대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이 전통 활쏘기 문화를 이으면서 생활스포츠의 하나로 즐기고 있는 것이다. 기자 역시 6년 전 우연한 계기로 활을 잡은 뒤 틈틈이 활을 내며(쏘며) 건강 유지는 물론 마감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있다.

광주에는 관덕정(남구 사동)과 무등정(북구 매곡동), 송무정(광산구 소촌동), 용진정(광산구 본량동) 등 활터 네 곳이 있다. 집 근처 활터를 찾아 활의 매력에 푹 빠져 보길 권한다.

/송기동 문화2부장 so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