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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는 오파츠
2020년 08월 10일(월) 00:00
최근 지구촌 뉴스에 ‘스톤헨지’와 ‘피라미드’라는 두 개의 오파츠(OOPARTS, Out-of-place artifacts: 장소 또는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유물)가 한꺼번에 등장했다. 이들 두 건축물은 지난 수세기 동안 사람들에게 신비감을 불러일으켜 왔다. 하지만 이번 뉴스로 인해 ‘역사학적·고고학적·고생물학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는 물체’를 뜻하는 오파츠로서의 지위가 크게 흔들리게 됐다.

영국의 솔즈베리 평원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스톤헨지’는 용도와 목적 등이 분명치 않은 데다 평균 20t 무게인 거대한 돌의 출처가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가사의로 꼽혀 왔다. 하지만 최근 영국 셰필드대학의 고고학자들은 ‘스톤헨지를 만드는 데 사용된 돌은 25km 떨어진 웨스트우즈에서 조달된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그럼에도 운반 방법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세계 7대 불가사의’인 피라미드 역시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지난달 말 자신의 트위터에 “피라미드는 외계인이 지었다, 분명히”(Aliens built the pyramids obv)라고 쓰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선조들이 만든 피라미드를 외계인이 지었다고 하는 데 발끈한 이집트 당국은 “피라미드 건설자는 이집트인들로, 머스크의 주장은 완전한 환각 상태에 빠진 것”이라고 반발했고, 머스크는 금방 ‘피라미드는 인류 최고 건축물’이라며 꼬리를 내렸다.

사실, 신비감을 잃어버린 것은 스톤헨지나 피라미드뿐만은 아니다. 과학의 발전으로 우주의 창조·운영 원리가 속속 확인되면서 인류 이성은 신비(神秘), 절대(絶對), 영원(永遠) 같은 개념을 ‘과거의 유산’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

21세기 최첨단 과학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은 자연현상이나 물건에 덧씌워진 ‘신비’라는 베일을 벗겨 낸 지 오래다. 이제 남은 것은 ‘권위’라는 베일이다. 지구촌 곳곳에서 일부 정치·사법 세력이 부패한 민낯을 감추기 위해 ‘권위’라는 베일을 둘러쓴 채 간신히 버티고 있다. 하지만 모든 정보를 공개하는 인터넷이라는 집단지성이 ‘세상의 모든 권위’라는 이름의 베일을 벗겨 낼 시간도 멀지 않았다.

/홍행기 정치부장redplan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