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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번째 선수’
2020년 07월 31일(금) 00:00
스포츠는 숫자의 향연이다. 경기의 승패는 전광판에 뜨는 숫자에 따라 결정된다. 성적도 숫자로 기록된다. 숫자는 유니폼에도 새겨져 있다. 선수들은 저마다 자신의 숫자를 유니폼의 가슴과 등에 붙이고 그라운드를 누빈다. 특히 등번호에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 속엔 포지션과 플레이 스타일이 담겨 있다. 때로는 닮고 싶은 우상에 대한 존경심을 담는 경우도 있다.

선수 운영의 폭이 넓은 야구는 등번호 선택이 자유롭다. 이에 비해 11명의 선수만이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는 축구는 골키퍼, 수비수, 미드필더, 공격수 등 포지션에 따라 일정한 번호를 갖는다. 물론 선수들이 달지 못하는 번호도 있다. 팬들을 위한 번호 12번이다. 월드컵 축구가 열리면 국가대표팀을 응원하는 국민 모두가 ‘12번째 선수’가 된다.

현대 스포츠에서 팬들은 단순한 관중에 머무르지 않고 선수들에게 많은 에너지를 전달한다. 이기고 있을 땐 정신을 바짝 차리게 하고, 지고 있을 땐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초인적인 힘을 내게 하기도 한다. 축구선수들은 이렇게 말한다. “코너킥이나 프리킥과 같이 경기의 흐름이 끊겼을 때 관중석을 보면 두 손 모아 승리를 기원하는 팬부터 목청껏 소리치는 팬까지 한눈에 들어오니 힘을 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아직까지는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치러진 경기를 분석한 결과, 팬이 없는 텅 빈 경기장에서 홈 팀의 승률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프로야구의 경우 팬들이 돌아왔다. KBO가 관중석 10%의 규모로 입장을 허용한 것이다. 이로 인해 경기가 더욱 뜨거워졌다. 프로축구 K리그도 내일부터 관중들이 입장한다. 야구장과 축구장에 드디어 ‘12번째 선수’가 출전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KIA 챔피언스필드나 광주FC 전용구장에서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 광주시가 오는 8월 2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KIA는 8월 4일부터, 광주FC는 8월 16일 홈경기를 갖는다. 12번째 선수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유제관 편집1부장 jk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