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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忠誠)의 삶
2020년 07월 17일(금) 00:00
임형준 순천 빛보라교회 담임목사
어쩐지 ‘충성’이라는 단어는 애국심과 함께 써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애국심은 그 대상이 국가와 민족일 때이지만, 충성의 대상은 일터나 가정일 수도, 다른 사람이거나 자기 자신일 수도 있다. 또한 충성의 대상이 국가나 사람이 아닌 정의나 신념 같은 정신적인 목표인 경우도 있다. 어떤 가치를 향하여 목숨을 걸고 변함없이 지켜내는 것은 신념에 대한 ‘충성’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충성의 범위는 단순하면서도 복합적이며 다양할 수 있다. 어떤 대상을 향하여 아무리 어렵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마음의 중심이 바뀌지 않고 변함없이 최선을 다하여 지지하는 신실한 성품을 충성스럽다고 한다. 충성은 어떤 대상을 향하고 그 충성도를 평가받는다.

대부분의 인간의 삶은 그 사람이 이룬 업적이나 공적으로 평가한다. 재물, 실력, 인기, 명예가 얼마나 많고 높은가로 평가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의 성공적인 업적은 순수한 자기 노력만으로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부모의 능력이나 타고난 건강이나 자기가 처한 사회 환경 등 외부 요인으로 인생의 성공이 좌우지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능력 있는 사람들과 인프라를 형성하기를 원하고, 좋은 스펙으로 우월적인 엘리트 그룹에 진입하기를 추구한다. 이처럼 사람이 이루어 놓은 성취의 결과만으로 사람을 평가한다면 세상은 출발부터가 공평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성경은 우리의 인생을 평가하는 좋은 기준을 가르쳐 준다. ‘착하고 충성된 종’과 ‘악하고 게으른 종’을 대조한 마태복음 25장 14-30절을 보면, 어떤 주인이 타국에 갈 때 그 종들을 불러 자기 소유인 달란트를 각자 능력대로 맡기고 떠난 이야기가 나온다. 타국에서 돌아온 주인은 종들을 불러 결산하는데 달란트를 배로 남긴 종들에게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 지어다’라며, 종들을 평가할 때 ‘충성된 상태’를 평가했다. 성경의 가르침은 사람을 평가할 때 어떤 외부의 환경이나 요인으로 얻어진 성과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다하고 정성을 다하고 뜻을 다하는 즉, 충성의 과정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공평성을 제시한다.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기득권을 그대로 이어받아 성공을 평가받는 불공정의 출발이 아닌, 거짓 없이 착하고 충성된 기준으로 평가받는 세상은 희망이 있다. 충성으로만 삶을 평가받는 공정한 출발을 할 수 있다면 젊은이들의 미래는 불확실하고 두려운 미래가 아닌, 도전하고 싶고 가고 싶은 희망찬 미래가 될 것이다. 창조주는 그런 소망 있는 세상을 만들어 보라고 우리에게 미션을 준다. 이것은 믿을 만한 가치임을 우리 자신은 금방 잘 알고 느낀다. 목숨과 바꿀 만한 가치에 충성하는 삶을 과연 우리들은 만들어 낼 수 있는가? 믿음이 없이 충성심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믿음은 이상하게도 증거를 댈 수 없는 곳에서부터 생겨나서 다른 사람을 설득시키기에 적합하지 못할 때가 있지만 자기 마음 속에서 진정으로 우러나오는 열망과 의욕을 솟아나게 한다. 믿음의 확신은 여러 가지 마음을 유혹하는 욕망을 밀쳐 내고 가장 가치 있고 소중한 일을 위해 매일 마음을 다해 그 일에 빠져들게(정진하게) 하여, 비로소 숙련이 주는 멋스러운 충성의 삶에 도달하게 한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충성을 요구하면서 ‘작은 일에 충성’하고 ‘목숨을 다하여 충성’하라는 충성의 범위와 기준을 구체적으로 가르치신다. 많은 사람들이 주님께 헌신을 다짐하고 충성을 맹세하지만 자기 안위와 목숨을 위해 예수님을 배신하고 버린다. 죽도록 충성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충성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이 아닌 마음 그 자체이다.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 신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 그 자체가 호흡이요 생명력이기 때문이다.

혹독한 코로나 시대를 맞아 삶의 과정과 흔적을 중요시하는, 즉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으로 가치의 무게 중심이 이동한다면, 산고의 고통 속에서 생명을 얻듯이 우리의 미래는 공정하고 아름다운 세상으로 바뀌어 전환의 시대의 풍성함을 누리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