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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형제 호남예찬 담은 서간집 나온다
정민 교수, 정약용 아들 흑산도 방문 기록 ‘부해기’ 발견
2020년 06월 02일(화) 00:00
다산의 둘째 아들 정학유의 흑산도 방문 기록 ‘부해기’
다산 정약용, 손암 정약전 두 형제의 호남 예찬 관련 편지가 조만간 서간집으로 출간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또한 다산의 둘째 아들 정학유가 둘째 큰아버지 정약전을 만나기 위해 흑산도를 방문한 기록 ‘부해기’(浮海記)도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정민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1일 다산 집안의 책인 ‘유고’(遺稿) 10책 중 8~10책 가운데 정학유의 문집 ‘운포유고’(耘圃遺稿)에서 ‘부해기’(浮海記)를 확인했으며, 아울러 호남 예찬 내용이 담긴 다산 형제의 서간문도 문답식으로 구성해 곧 책으로 묶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민 교수는 이번 자료를 신안군 의뢰로 분석했으며, 1970년대 다산학을 주도했던 김영호 전 경북대 교수의 소장본을 확인해 새로 공개했다.

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민 교수는 “다산과 손암이 유배지 강진과 흑산도에 대해 ‘서로 좋은 곳’이라고 일종의 토론을 하는 편지 내용 등 흥미로운 부분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다산의 편지에 따르면 “강진은 한 겨울에도 땅이 부드럽고 물러서, 쟁기 가는 사람이 밭에 있고, 배추와 겨자가 엇갈려서 푸르며, 새끼 병아리는 노랗다”고 말한다. 손암은 “흑산도의 경우는 수(水)이다. 물이란 물건은 기(氣)에 가까워, 부드럽고 매끄러우며 가볍고도 맑다”고 기술한다.

정민 교수는 이들 두 형제가 나눈 편지는 원고지양만 1000매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다산이 형 손암에게 보낸 편지는 ‘여유당집’에 실려 있었다. 그러나 이번처럼 형제의 편지를 문답식으로 구성한 적은 없었다.

또한 정약용 형제의 호남 예찬과 아울러, 다산의 아들 정학유가 둘째 큰아버지 정약전을 만나기 위해 흑산도에 방문한 여정을 기록한 ‘부해기’의 존재를 확인한 것도 의미있는 성과다.

‘부해기’에는 흑산도 풍광과 풍속, 특산물 등 다채로운 내용이 일기 형식으로 담겨 있다. 특히 흑산도 여정을 노래한 시와 고하도에서의 감흥, 고래에 대한 단상 등은 생생한 현장감을 준다.

정학유가 흑산도를 가게 된 것은 부친인 다산의 권유 때문이었다. 1807년 정약전의 아들 학초가 17세라는 어린 나이에 죽자, 다산은 형 약전을 위로하기 위해 유배지 흑산도로 둘째 아들을 보냈다.

한편 정민 교수는 이번 자료를 신안군 의뢰로 분석했다. 그는 ‘부해기’를 담은 보고서와 함께 다산 형제가 주고받은 서간문을 번역해 책으로 묶어낼 계획이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