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시대 ‘슬기로운 집콕생활’
홈트레이닝으로 자기관리…식물 키우며 아이들 오감자극
아이들 지루하지 않게 게임·요리
쇼핑·여행 등은 온라인 랜선으로
프로야구·축구 화면으로 응원전
공연·극장가 비대면 예약제 운영
아이들 지루하지 않게 게임·요리
쇼핑·여행 등은 온라인 랜선으로
프로야구·축구 화면으로 응원전
공연·극장가 비대면 예약제 운영
![]() 아이들과 식물을 키우는 이상은씨네 베란다 텃밭 |
NEW NORMAL LIFE
<코로나19 이후 새롭게 변회된 생활>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간이 지나도 쉽게 종식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가을 2차 대유행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비대면 의료, 비대면 서비스업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를 위한 다양한 대안이 제시되기도 한다. 과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랜선 꽃놀이·홈가드닝 등 ‘슬기로운 집콕’생활을 하고 있는 이웃들의 이야기, 내방에 누워 세계를 누비는 ‘랜선 여행’, ‘코로나 블루’ 극복을 위한 숲 나들이, ‘초록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숲과 식물 관련 도서 등을 소개한다.
◇홈가드닝·홈트·홈카페 “우리는 홈루덴스족”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졌다. 5월초부터 ‘생활속 거리두기’로 다소 완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사람이 많이 몰리는 바깥생활로 나서는 일은 쉽지 않다. 특히나 어린 자녀들이 있는 집에서는 더욱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인터넷 검색창이나 SNS을 통해 ‘슬기로운 집콕’ 생활을 검색해 보면 다양한 사례가 올라온다. 학교나 유치원에 가지 않는 아이들과 지루하지 않게 보내기 위해 함께 게임을 하거나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의미있는 생활을 보낸다는 사연이다. 젊은 직장인들은 다니던 스포츠센터가 휴관에 들어가자 홈트레이닝을 하며 자기관리를 이어가고 있다. 베란다에서 야채와 허브, 과일을 키우는 홈가드닝을 하는 가정도 많다. 의도치않게 ‘홈루덴스족’에 합류된 이들이다.
‘홈(집)’과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의 합성어인 홈루덴스족은 자신의 주거공간에서 모든 것을 즐기는 이들을 뜻한다. 영화관, 카페, 레스토랑에 가지 않고 집에서 취미생활을 즐기는 20~30대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코로나19’ 이후로 연령을 가리지 않고 홈루덴스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워킹맘 주영이(44)씨는 요즘 매일매일이 새롭다. 초등학교 6학년 딸, 2학년 아들 남매와 자칭 ‘홈문화센터’를 진행하고 있어서다. ‘워킹맘’이지만 회사의 배려로 점심시간 이후에 조기 퇴근을 할 수 있어서 오후에는 종일 아이들과 함께하고 있다. 엄마가 회사에 나가있는 동안 아이들은 스스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오후에는 엄마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어느때보다 웃는 날이 많다.
인터넷으로 저렴하게 주문한 ‘톡톡블럭’을 이용해 좋아하는 캐릭터 장난감을 만들며 창의력을 키워주고, 집으로 놀러온 딸아이 친구와 함께 ‘딸기 탕후루 만들기’ 요리교실을 진행했다. 드라이브 스루 도서대여 서비스를 이용해 책읽기도 게을리하지 않고, 일주일에 한번은 자유놀이 시간을 통해 평소 하고 싶어 했던 액체괴물이나 ‘슬라임’ 놀이를 허락해 아이들 나름대로 받았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해준다.
주씨는 “아이들과 집에만 있다는 주위 이야기를 들어보면 종일 붙어있어서 스트레스 받는다는 엄마들이 많은 것 같다”며 “아이들의 눈높이로 다양한 놀이를 함께 하다보면 서로의 마음을 더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이상은(43)씨는 매일 아침 눈뜨자마자 베란다로 나가는 아들이 신기하기만 하다. 늦잠꾸러기였던 아이가 식물을 키우기 시작하면서부터 깨우지 않아도 알아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아이는 며칠 전 싹을 틔운 방울토마토와 딸기, 수박 새싹들에게 아침 인사를 한 후 창문을 열어주고 물을 준다.
이씨는 “매년 봄이면 가까운 곳으로 꽃구경을 다녀오곤 했는데 올해 꽃 축제를 다니지 않았더니 집에서 직접 키우고 싶은 마음이 생겼나 보다”며 “책꽂이에서 식물키우기 관련 책을 꺼내 보며 공부하는 모습을 보니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쉬움이 해소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랜선 꽃놀이·무관중 응원 “온라인도 만족”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 중 눈에 띄는 것이 있으니 바로 ‘랜선’ 문화다. 포스트 코로나 대안으로 향후 비대면 의료, 비대면 서비스업 등이 떠오르면서 곳곳에서 랜선 바람이 불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랜선 문화는 ‘랜선 꽃놀이’다. 과거에 찍은 꽃놀이 사진을 자신의 SNS 등에 올리며 즐기는 놀이다. 과거 사진을 찾아보며 추억에 젖기도 하고 사진을 본 이들은 올해는 느끼지 못한 봄꽃을 보며 위안을 삼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외출을 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봄의 영상을 스케치해 SNS에 공유했다. ‘1분 순삭 집콕 봄꽃 여행’ 콘텐츠는 전국의 다양한 봄꽃 명소를 1분 영상안에 담아내 호응을 얻었다.
매년 5월 장미축제를 개최해 오던 조선대학교는 올해 장미원을 개방하지 않고 ‘랜선 장미축제’로 변경했다. 8000㎡가 넘는 장미원에 피어난 227종의 장미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영상을 제작해 학교 홈페이지와 공식SNS 채널을 통해 공개하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앞서 청와대에서도 5월 5일 어린이날을 기념해 랜선을 통해 어린이들을 청와대에 초청했다. 블록을 통해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본관과 앞뜰인 대정원 조경까지 비슷하게 꾸미고 대통령 부부가 게임 캐릭터로 등장하는 소개 영상도 공개했다.
5월초 개막한 KBO 프로야구와 K리그 프로축구는 무관중 경기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랜선 팬미팅과 비대면 라이브 응원전 등이 등장해 스포츠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팬들에게 받은 응원 메시지로 현수막과 피켓을 제작해 관중석을 채우기도 하고 서포터들의 녹음된 응원소리를 틀어 분위기를 돋우기도 한다.
◇극장가·공연장도 ‘비대면’ 준수
공연장·극장가는 ‘언택트’다. 접촉을 의미하는 콘택트(contact)와 부정어 언(un)의 합성어로 ‘접촉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은 단어다. 전염력이 강한 바이러스인 ‘코로나19’의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사람간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 제한된 공간에서 2시간 넘게 앉아 영화를 관람하는 극장이나 공연장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수 밖에 없다.
한동안 영업을 중단했던 CGV는 3월부터 ‘앞뒤 띄어앉기’를 적용한데 이어 상영관 입구에서 이뤄지던 검표 역시 비대면인 ‘스마트체크’로 변경했다.
지난 2월 무기한 문을 닫았던 공연계도 5월부터 조심스럽게 공연을 시작했다. 역시 ‘객석 거리두기’ 지침은 준수한다. 광주문화예술회관은 5월 중순부터 공연을 순차적으로 재개하면서 무대와 객석 2m 간격 유지, 전체 객석의 30~50%만 판매하기로 했다. 연극 공연을 재개한 유스퀘어 문화관도 좌석을 한칸씩 띄워 앉아 관람하도록 하고 있다.
광주문화재단도 임시휴관을 종료하고 공연을 재개했다. 공연장은 이동하거나 줄을 설 때 2m 이상 간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관람시 좌석은 지그재그 방식의 ‘한 칸 띄어앉기’를 적용중이다. 미디어아트 플랫폼도 5인 이하 예약제로 운영을 시작했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코로나19 이후 새롭게 변회된 생활>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간이 지나도 쉽게 종식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가을 2차 대유행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비대면 의료, 비대면 서비스업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를 위한 다양한 대안이 제시되기도 한다. 과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랜선 꽃놀이·홈가드닝 등 ‘슬기로운 집콕’생활을 하고 있는 이웃들의 이야기, 내방에 누워 세계를 누비는 ‘랜선 여행’, ‘코로나 블루’ 극복을 위한 숲 나들이, ‘초록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숲과 식물 관련 도서 등을 소개한다.
![]() ‘홈문화센터’를 진행하는 주영이씨 가족 |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졌다. 5월초부터 ‘생활속 거리두기’로 다소 완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사람이 많이 몰리는 바깥생활로 나서는 일은 쉽지 않다. 특히나 어린 자녀들이 있는 집에서는 더욱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홈(집)’과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의 합성어인 홈루덴스족은 자신의 주거공간에서 모든 것을 즐기는 이들을 뜻한다. 영화관, 카페, 레스토랑에 가지 않고 집에서 취미생활을 즐기는 20~30대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코로나19’ 이후로 연령을 가리지 않고 홈루덴스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워킹맘 주영이(44)씨는 요즘 매일매일이 새롭다. 초등학교 6학년 딸, 2학년 아들 남매와 자칭 ‘홈문화센터’를 진행하고 있어서다. ‘워킹맘’이지만 회사의 배려로 점심시간 이후에 조기 퇴근을 할 수 있어서 오후에는 종일 아이들과 함께하고 있다. 엄마가 회사에 나가있는 동안 아이들은 스스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오후에는 엄마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어느때보다 웃는 날이 많다.
인터넷으로 저렴하게 주문한 ‘톡톡블럭’을 이용해 좋아하는 캐릭터 장난감을 만들며 창의력을 키워주고, 집으로 놀러온 딸아이 친구와 함께 ‘딸기 탕후루 만들기’ 요리교실을 진행했다. 드라이브 스루 도서대여 서비스를 이용해 책읽기도 게을리하지 않고, 일주일에 한번은 자유놀이 시간을 통해 평소 하고 싶어 했던 액체괴물이나 ‘슬라임’ 놀이를 허락해 아이들 나름대로 받았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해준다.
주씨는 “아이들과 집에만 있다는 주위 이야기를 들어보면 종일 붙어있어서 스트레스 받는다는 엄마들이 많은 것 같다”며 “아이들의 눈높이로 다양한 놀이를 함께 하다보면 서로의 마음을 더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이상은(43)씨는 매일 아침 눈뜨자마자 베란다로 나가는 아들이 신기하기만 하다. 늦잠꾸러기였던 아이가 식물을 키우기 시작하면서부터 깨우지 않아도 알아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아이는 며칠 전 싹을 틔운 방울토마토와 딸기, 수박 새싹들에게 아침 인사를 한 후 창문을 열어주고 물을 준다.
이씨는 “매년 봄이면 가까운 곳으로 꽃구경을 다녀오곤 했는데 올해 꽃 축제를 다니지 않았더니 집에서 직접 키우고 싶은 마음이 생겼나 보다”며 “책꽂이에서 식물키우기 관련 책을 꺼내 보며 공부하는 모습을 보니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쉬움이 해소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온라인으로 즐기는 ‘랜선 꽃놀이’ |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 중 눈에 띄는 것이 있으니 바로 ‘랜선’ 문화다. 포스트 코로나 대안으로 향후 비대면 의료, 비대면 서비스업 등이 떠오르면서 곳곳에서 랜선 바람이 불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랜선 문화는 ‘랜선 꽃놀이’다. 과거에 찍은 꽃놀이 사진을 자신의 SNS 등에 올리며 즐기는 놀이다. 과거 사진을 찾아보며 추억에 젖기도 하고 사진을 본 이들은 올해는 느끼지 못한 봄꽃을 보며 위안을 삼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외출을 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봄의 영상을 스케치해 SNS에 공유했다. ‘1분 순삭 집콕 봄꽃 여행’ 콘텐츠는 전국의 다양한 봄꽃 명소를 1분 영상안에 담아내 호응을 얻었다.
매년 5월 장미축제를 개최해 오던 조선대학교는 올해 장미원을 개방하지 않고 ‘랜선 장미축제’로 변경했다. 8000㎡가 넘는 장미원에 피어난 227종의 장미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영상을 제작해 학교 홈페이지와 공식SNS 채널을 통해 공개하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앞서 청와대에서도 5월 5일 어린이날을 기념해 랜선을 통해 어린이들을 청와대에 초청했다. 블록을 통해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본관과 앞뜰인 대정원 조경까지 비슷하게 꾸미고 대통령 부부가 게임 캐릭터로 등장하는 소개 영상도 공개했다.
5월초 개막한 KBO 프로야구와 K리그 프로축구는 무관중 경기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랜선 팬미팅과 비대면 라이브 응원전 등이 등장해 스포츠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팬들에게 받은 응원 메시지로 현수막과 피켓을 제작해 관중석을 채우기도 하고 서포터들의 녹음된 응원소리를 틀어 분위기를 돋우기도 한다.
![]() 어린이들을 '랜선 초청'한 가상공간 청와대 |
공연장·극장가는 ‘언택트’다. 접촉을 의미하는 콘택트(contact)와 부정어 언(un)의 합성어로 ‘접촉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은 단어다. 전염력이 강한 바이러스인 ‘코로나19’의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사람간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 제한된 공간에서 2시간 넘게 앉아 영화를 관람하는 극장이나 공연장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수 밖에 없다.
한동안 영업을 중단했던 CGV는 3월부터 ‘앞뒤 띄어앉기’를 적용한데 이어 상영관 입구에서 이뤄지던 검표 역시 비대면인 ‘스마트체크’로 변경했다.
지난 2월 무기한 문을 닫았던 공연계도 5월부터 조심스럽게 공연을 시작했다. 역시 ‘객석 거리두기’ 지침은 준수한다. 광주문화예술회관은 5월 중순부터 공연을 순차적으로 재개하면서 무대와 객석 2m 간격 유지, 전체 객석의 30~50%만 판매하기로 했다. 연극 공연을 재개한 유스퀘어 문화관도 좌석을 한칸씩 띄워 앉아 관람하도록 하고 있다.
광주문화재단도 임시휴관을 종료하고 공연을 재개했다. 공연장은 이동하거나 줄을 설 때 2m 이상 간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관람시 좌석은 지그재그 방식의 ‘한 칸 띄어앉기’를 적용중이다. 미디어아트 플랫폼도 5인 이하 예약제로 운영을 시작했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