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설 속 좋은 글 온라인 배달 ‘호평’
2006년부터 목요일 배달 ‘문학집배원’
이달부터 김행숙·이기호 작가 글 선정
영상·일러스트레이션에 감상평도
매주 수요일 진행 ‘문장의 소리’
작가 생생한 목소리 인터넷 라디오방송
진행·연출·구성작가 모두 문인들
이달부터 김행숙·이기호 작가 글 선정
영상·일러스트레이션에 감상평도
매주 수요일 진행 ‘문장의 소리’
작가 생생한 목소리 인터넷 라디오방송
진행·연출·구성작가 모두 문인들
![]() 김행숙 시인(왼쪽)과 이기호 작가 |
시와 소설 속 좋은 글을 발췌해 온라인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가 ‘호평’을 받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운영해오고 있는 사이버문학광장(www.munjang.or.kr) ‘문학집배원’과 작가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문장의 소리’가 그것. 온라인 서비스는 독자들이 문학을 좀 더 쉽고 가깝게 만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먼저 지난 2006년부터 진행된 문학집배원은 시와 소설 속 문장을 발췌해 이메일로 보내준다. 지난 4월부터는 문학집배원으로 김행숙 시인과 이기호 소설가가 활동한다. 매주 목요일 두 문인이 번갈아가며 선정한 문장을 전문 성우가 내레이션으로 들려준다. 김행숙 시인은 시를, 이기호 작가는소설 가운데서 문장을 택한다. 선택된 시나 문장은 일러스트가 포함된 짧은 영상과 함께 온라인으로 제공되며 작가의 감상평도 담겨 있다.
역대 문학집배원으로 도종환·안도현·나희덕·문태준 시인과 성석제·김연수·은희경·김애란 작가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문학적 성취를 이룬 문인들로,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최근에는 문학집배원을 통해 김행숙 시인이 선정한 송찬호 시인의 ‘눈사람’을 감상할 수 있다. 일러스트, 영상과 함께 전문 성우의 음성을 통해 전달되는 작품은 책으로 읽을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환기한다.
“내가 시간에 쫓겨 헐레벌떡 열차에 뛰어올랐을 때/ 내 옆자리 창가에/ 눈사람이 앉아 있었다./ 찌는 듯한 한여름인데도 눈사람은 더워 보이지 않았다/ 겨울에 보았던 모습 그대로/ 털모자를 쓰고 목도리를 두르고 있었다/ 땀도 흘리지 않았다// 눈사람의 모습은 뭐랄까,/ 기나긴 겨울전쟁에서 패하고/ 간신히 그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상이군인 같았다…”(‘눈사람’ 중)
영상의 마지막에는 시인의 감상편이 짤막하게 덧붙여져 있다. 한여름의 ‘눈사람’은 세상이라는 겨울의 전쟁에서 패한 사람의 모습으로 환기된다. 김행숙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한여름 밤 열차는 자정을 향해 끝없이 달리고 있었다. 내 옆자리 창가에는 털모자를 쓰고 목도리까지 두른 겨울 눈사람이 앉아 있었다. 찌는 듯한 여름이었는데 눈사람은 엄옥한 겨울에 갇힌 채 어느 계절로도 흘러가지 않았다. 겨울전쟁에서 패하고 그는 생의 어떤 변전 가능성도 몽땅 몰수당하고 그 자리에서 그대로 얼어버렸다.”
그러면서 시인은 “밤의 창문에서 나는 이따금 겨울 전장에서 다친 그 눈사람을 다시 만난다”며 “검은 거울은 그렇게 그를 내게로 돌려보낸다”고 덧붙인다.
그처럼 온라인으로 영상과 함께 보는 시와 문장은 종이책이 주는 것과는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영상과 일러스트레이션, 그리고 음성이라는 시각과 청각의 결합은 상상의 공간을 무한대로 확장해준다.
문학집배원의 시와 문장 배달은 사이버문학광장 누리집에서 메일링 신청을 통해 구독할 수 있다. 또한 메일링 서비스 외에 사이버문학광장 누리집, 네이버 오디오클럽, 유튜브 문장 채널을 통해서도 이용할 수 있다.
직장인 김미자 씨는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좋아하는 시를 감상하다 보면 문학적 감수성을 충전할 수 있다”며 “특히 작품과 어울리는 영상도 함께 볼 수 있어 낯선 곳으로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아울러 매주 수요일에는 작가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듣는 ‘문장의 소리’를 만날 수 있다. 문인들이 직접 기획 및 제작하는 문학 라디오로, 사이버문학광장에서 제공하는 인터넷 라디오 방송이다. 지난 2005년부터 문학을 주제로 진행됐으며 진행, 연출, 구성작가 모두 문인들이다.
최근에 제작된 ‘문장의 소리’(609회)부터는 시인 박소란이 연출하고 소설가 최진영이 진행하며 시인 방수진과 소설가 정선임이 구성작가로 참여한다. 지난주 610회 1부에서는 김혜진 소설가의 신간 ‘불과 나의 자서전’을 중심으로 작품 활동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2부에서는 김유태·이병철 시인이 낚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문장의 소리’는 매주 수요일 사이버문학광장 누리집과 네이버 오디오 클럽, 유튜브 문장 채널에서 만나볼 수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운영해오고 있는 사이버문학광장(www.munjang.or.kr) ‘문학집배원’과 작가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문장의 소리’가 그것. 온라인 서비스는 독자들이 문학을 좀 더 쉽고 가깝게 만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역대 문학집배원으로 도종환·안도현·나희덕·문태준 시인과 성석제·김연수·은희경·김애란 작가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문학적 성취를 이룬 문인들로,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내가 시간에 쫓겨 헐레벌떡 열차에 뛰어올랐을 때/ 내 옆자리 창가에/ 눈사람이 앉아 있었다./ 찌는 듯한 한여름인데도 눈사람은 더워 보이지 않았다/ 겨울에 보았던 모습 그대로/ 털모자를 쓰고 목도리를 두르고 있었다/ 땀도 흘리지 않았다// 눈사람의 모습은 뭐랄까,/ 기나긴 겨울전쟁에서 패하고/ 간신히 그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상이군인 같았다…”(‘눈사람’ 중)
영상의 마지막에는 시인의 감상편이 짤막하게 덧붙여져 있다. 한여름의 ‘눈사람’은 세상이라는 겨울의 전쟁에서 패한 사람의 모습으로 환기된다. 김행숙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한여름 밤 열차는 자정을 향해 끝없이 달리고 있었다. 내 옆자리 창가에는 털모자를 쓰고 목도리까지 두른 겨울 눈사람이 앉아 있었다. 찌는 듯한 여름이었는데 눈사람은 엄옥한 겨울에 갇힌 채 어느 계절로도 흘러가지 않았다. 겨울전쟁에서 패하고 그는 생의 어떤 변전 가능성도 몽땅 몰수당하고 그 자리에서 그대로 얼어버렸다.”
그러면서 시인은 “밤의 창문에서 나는 이따금 겨울 전장에서 다친 그 눈사람을 다시 만난다”며 “검은 거울은 그렇게 그를 내게로 돌려보낸다”고 덧붙인다.
그처럼 온라인으로 영상과 함께 보는 시와 문장은 종이책이 주는 것과는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영상과 일러스트레이션, 그리고 음성이라는 시각과 청각의 결합은 상상의 공간을 무한대로 확장해준다.
문학집배원의 시와 문장 배달은 사이버문학광장 누리집에서 메일링 신청을 통해 구독할 수 있다. 또한 메일링 서비스 외에 사이버문학광장 누리집, 네이버 오디오클럽, 유튜브 문장 채널을 통해서도 이용할 수 있다.
직장인 김미자 씨는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좋아하는 시를 감상하다 보면 문학적 감수성을 충전할 수 있다”며 “특히 작품과 어울리는 영상도 함께 볼 수 있어 낯선 곳으로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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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제작된 ‘문장의 소리’(609회)부터는 시인 박소란이 연출하고 소설가 최진영이 진행하며 시인 방수진과 소설가 정선임이 구성작가로 참여한다. 지난주 610회 1부에서는 김혜진 소설가의 신간 ‘불과 나의 자서전’을 중심으로 작품 활동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2부에서는 김유태·이병철 시인이 낚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문장의 소리’는 매주 수요일 사이버문학광장 누리집과 네이버 오디오 클럽, 유튜브 문장 채널에서 만나볼 수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