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알바 자리도 ‘지인 찬스’…취약계층만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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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알바 자리도 ‘지인 찬스’…취약계층만 ‘속앓이’
광주시 긴급생계자금 업무 지원 전담 알바생 227명 선발 논란
월급 223만원이나 되는데 공모절차 없이 채용…특혜성 비난
전남 목포·여수 등도 알음알음 선발…취준생들 박탈감 키워
2020년 04월 22일(수) 00:00
광주시와 전남지역 일부 시·군들이 ‘코로나 단기 아르바이트’ 인력을 공고도 없이 알음알음 방식으로 채용, 취업난에 힘들어하는 취업 준비생들을 울리고 있다.

이들 자치단체들은 특히 기존 동사무소 근무 경험을 갖췄거나 지인 추천 등을 받은 인력을 채용하는 ‘특혜성’ 채용으로 인해 심각한 취업 한파에 원서조차 내지 못하는 취업 준비자들의 박탈감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일 ‘광주형 3대 긴급생계자금 업무지원 전담인력’으로 227명을 자치구별로 자체 선발토록 해 현재 동사무소에서 긴급생계비, 특수고용직생계비, 실직·무급휴직자생계비 신청 안내와 상담 업무 등을 맡고 있다.

이들은 22일 근무하며 223만7000원을 지급받는다.

코로나19로 인한 취업난 때문에 모집 문의가 쇄도했지만 동사무소와 ‘알음알음’ 한 인력으로 채워지면서 공모로 인한 경쟁률조차 알 수 없는 실정이다.

광주시의 ‘긴급 인력 수혈 방침’에 따라 통상적인 공모 절차를 거치지 않다보니 어떻게 채용됐는지, 적절한 인력이 뽑혔는 지도 불투명하다.

북구는 64명을 이런 방식으로 채용했고 광산구 53명, 동구 30명, 남구는 38명을 공모 절차 없이 고용했다.

5개 자치구는 ‘사익추구를 금지하고 컴퓨터활용능력 등을 보유한 적합자를 채용하라’는 광주시 지침을 준수했다는 입장이지만 투명하지 않아 의혹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

당장, 서구 농성 1동의 경우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추천을 받은 30~40대 가정주부를 채용했다. 서구 금호 2동에서는 사회복지업무 경험이 있는 주민 2명을 채용했고 풍암동도 비슷한 인력을 선발해 전담 업무를 맡겼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인적 네트워크로 연결되지 않은 일반인들은 추천조차 받을 수 없고 동사무소에서 단기 일자리를 경험해보지 않았다면 아예 얻을 수 없다는 얘기다.

이대로라면 이른바 동사무소나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지인 찬스’를 쓸 수 없는 취업 준비생들은 8시간씩 22일 일하고 200만원 넘게 받는 ‘질 좋은’ 일자리를 꿈도 못 꾸는 셈이다.

광주 뿐 아니다. 전남지역도 비슷하다. 목포의 경우 이런 방식으로 전담인력 33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23개 동에 배치, 업무를 맡고 있다.

목포시 유달동 사무소의 경우 동사무소 경험이 있는 20대 대학생과 동사무소 지인 추천을 받은 유치원 교사 경력을 갖춘 30대를 채용했다. 목포시 죽교동사무소도 동사무소 지인 추천으로 20대 대학생 3명을 채용했다.

여수시가 5일 간 공고를 내고 145명의 지원자 중에서 경찰까지 입회한 상태로 44명을 선발, 각 주민센터에 배치하는 등 순천·장성·담양 등이 공모 절차를 거친 것과도 대조적이다.

여수시 관계자는 “경쟁률이 4대 1을 넘어가고 행정업무에 투명성을 기해야 하는 만큼 최대한 공정하게 채용을 했다”고 말했다.

광주·전남 이외 지역인 수원·파주 등도 광주·목포 등과 달리, 비슷한 업무를 위한 전담 인력을 채용하면서 공모 절차를 진행해 광주시 행정의 투명성과 신뢰성이 훼손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광주시는 여기에 오는 5월 1일부터 운영할 ‘생활방역 일자리사업’의 경우 대상자 764명을 22일까지 접수받아 선발키로 하는 등 기존 ‘3대 긴급생계자금 업무지원 전담인력’ 과 선발 방식이 다른데도, 명확한 이유를 제시하지 않아 일관성이 없다는 말도 나온다.

광주시 서구 관계자는 “생활방역 일자리사업은 광주시의 기존 공공일자리 정책의 하나로 만든 사업이지만 ‘3대 긴급생계자금 업무지원 전담인력’은 긴급하게 진행해야 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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