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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열차·바이칼호수 파도소리…러시아서 겪었던 경험과 사유
고흥 출신 송종찬 시인 에세이집 ‘시베리아를 건너는 밤’ 출간
2020년 02월 17일(월) 00:00
“작은 몸으로 채울 수 없고, 시로 노래할 수 없었던 광활한 대륙을 위해 산문의 발자국을 더해 본다. 다가서면 멀어지고 보면 볼수록 아득해지던 시베리아. 동서남북을 가로지르며 눈보라처럼 떠돌았건만 북극은 여전히 낯설기만 할 뿐, 누군가가 러시아에 대해 물어온다면 차라리 모른다고 대답하리라. 그리고 침묵할 것이다.”

고흥 출신 송종찬 시인이 에세이집 ‘시베리아를 건너는 밤’(삼인)을 펴냈다.

송 시인은 지난 2011년부터 4년 여 동안 러시아에 체류하면서 러시아 문화 예술을 접했다. 이번 책은 당시 러시아에서 보고 듣고 겪었던 사유와 경험의 산물이다.

책에는 시베리아 벌판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던 들꽃, 자작나무숲을 돌아가던 횡단열차, 바이칼호수의 파도소리와 같은 자연의 풍광이 담겨 있다. 또한 슬그머니 옆에 서서 사진을 찍고 싶던 소녀들과 안가라강 위로 퍼지던 성당의 종소리 등 사람과 사물을 뛰어넘는 아름다움 그 자체도 스며 있다.

저자는 4년여를 사는 동안 러시아는 내가 준 것보다 받은 것이 많았다고 고백한다. 러시아의 혹독한 자연은 이방인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사람들은 진심으로 대해주었다는 것이다. 가슴 속에 박힌 기억의 편린들은 특유의 감수성과 맞물려 서정적이며 감미로운 문장으로 되살아난다.

문태준 시인은 추천사에서 “송종찬 형이 쓴 시적인 문장들에는 러시아 장편소설 같은 이 아름다운 문장들에는 러시아의 역사와 문화와 낮밤의 일상이 볼가강처럼 흐른다. 이 책을 읽는 동안은 이국에서의 밤처럼 쉽게 잠들지 못할 것이다”라고 평한다.

한편 송 시인은 지난 1993년 ‘시문학’에 ‘내가 사랑한 겨울나무’ 외 9편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시집 ‘그리운 막차’, ‘손끝으로 달을 만지다’, ‘첫눈을 혁명처럼’을 펴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