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색 관복 입은 3형제 ‘조선시대판 BTS’ <267> BTS와 핑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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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색 관복 입은 3형제 ‘조선시대판 BTS’ <267> BTS와 핑크
2019년 05월 16일(목) 00:00
‘조씨 삼형제 초상’
올 봄 패션계를 달궜던 색상으로 핑크색이 주목받고 있다. 자고로 핑크색은 여성의 색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어왔지만 최근 들어 용감한 남성들 의 핑크색 선호가 눈에 띄면서 색상으로 남녀를 구분하는 것은 어색해졌다.

특히 K-pop으로 세계를 들썩이게 하고 있는 BTS(방탄소년단)가 뮤직비디오 ‘작은 것들을 위한 시’에서 7명 멤버 전원이 핑크 슈트를 맞춰 입고 등장하면서 BTS인기만큼이나 ‘핑크색 따라 입기’도 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손철주 미술평론가는 얼마 전 ‘그림 속 삶 이야기’를 주제로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미술관아카데미 특강에서 “BTS의 핑크 슈트는 단순한 패션 아이템이 아니라 조선시대 관료들이 입었던 관복에서 그 유전적 뿌리를 찾을 수 있다”면서 “조선시대 당상관의 근무복은 홍화를 염색한 핑크색으로 이미 시대를 앞서 그 멋진 색상을 소화해냈었다”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조선시대 최고의 초상화가인 이명기의 ‘채제공 73세 초상’등을 비롯한 사대부 초상에서 핑크색 관복의 그림을 다수 만날 수 있는데 작가미상의 ‘조씨 삼형제 초상’(예산 종가 소장)에서는 삼형제가 모두 사모를 쓰고 핑크색 근무복을 입었다. 삼형제의 연한 핑크색 관복은 홍화꽃잎을 따서 물들였던 천연염색으로 조선시대에는 왕세자와 당상관 이상만 관복으로 입을 수 있었는데 독특한 형식의 형제 초상화에서 단체로 핑크 슈트를 입었던 BTS를 연상하게 한다.

이 초상화는 조민, 두, 강의 세 형제가 모두 과거에 급제한 경사를 기념해 그린 것으로 중앙에 큰 형, 좌우에 두 동생의 반신상을 배치한 삼각형 구도이다. 마치 오늘날 사진관에서 기념촬영한 가족사진을 떠올리게 할 만큼 현대적인 느낌이다.

<광주시립미술관학예관·미술사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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