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뜩한 환경재앙 … 타개책은 ‘공정한 탈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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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뜩한 환경재앙 … 타개책은 ‘공정한 탈성장’
‘불온한 생태학’ 이브 코셰 지음
2012년 07월 27일(금) 00:00
섬뜩하다. 인간의 무분별한 자원 이용과 파괴로 빚어지는 환경 재앙의 위기를 경고한 것이라곤 하지만 절박한 위기감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지구 전체가 병들었다’, ‘더 이상 시간이 없다’, ‘전례 없는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 ‘자연은 타협하지 않고 공짜로 밥을 먹여주지 않는다. 이제는 우리가 밥값을 치러야 할 때다’ 등 다급한 경고 문구도 적지 않다.

‘불온한 생태학’은 불편한 진실 투성이다.

투발루 섬 2개가 해수면 상승으로 바다 아래로 잠기고 무분별한 인의 채굴로 남태평양 외딴 섬 나우루가 거대한 광물쓰레기장으로 변해버리는가 하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와 메탄 농도가 자연적 변동 수준을 현저히 넘어섰고 현재 정책과 개발 방식으로는 온실가스 배출 증가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객관적 자료로 제시하고 있다.

이것만이 아니다. 화석 연료의 이용, 삼림 파괴, 시멘트 제조에 의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로 탄소 순환주기가 엉망이 됐고 온난화로 북극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여기에 갇혀있던 메탄이 빠져나와 온난화를 가중시키는 ‘눈덩이 효과’가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인간 활동으로 인해 지구 역사상 여섯번째로 종의 멸종에 처해 있다는 위협도 서슴지 않는다.

환경 재앙의 징후가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는데도 불구, 믿지도 않고 아무것도 대처하지 않는 태도도 문제삼는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등 100개가 넘는 다자간 환경조약이 존재하지만 효력도, 업무 협력도 이뤄지지 않을 정도로 영향력이 미미한 실정, 온실가스로 야기된 사태의 심각성을 축소시켜 바라보려 하는 각국 대표들의 시각, ‘기후변화협약’처럼 권위있는 의결기구 안에서도 각국 대표들은 환경에 대해 고민하기보다 경제민족주의에 사로잡힌 채 보여주는 ‘엄청난 광대놀음’을 몇 번이나 지켜봐야 하느냐는 식으로 겉도는 세계 환경 정책에 대한 날선 비판을 쏟아낸다.

프랑스 녹색당 출신으로 환경부 장관을 역임한 이브 코셰는 책을 통해 무분별한 자원 이용과 파괴에 대한 자연의 복수 앞에서 ‘지속 가능 성장’이란 얘기는 너무 안이하다고 지적한다. 현 난관을 헤쳐나갈 지원군이 아닌, 하나의 장애물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타개책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생각·행동 하나하나까지 바꿔나가는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제시한다. 그러면서 성장 일변도에서 벗어나 개인·집단 차원에서 검소한 생활을 장려하는 ‘공정한 탈성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반 일리치, 조르주 바타야, 한스 요나스, 세르주 라트슈 등을 인용해 철학적·경제학적으로 환경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룬 시각과 이미지 등도 여느 환경지침서와 다른 차별화를 엿볼 수 있다.

〈사계절·1만8800원〉

/김지을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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