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 생태계 훼손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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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생태계 훼손 심각
‘람사르 습지’ 5년간 보전계획은 뒷전
관람객 증대 ‘혈안’ 곳곳 시멘트 ‘덧칠’
2010년 04월 23일(금) 00:00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순천만이 자연의 원형을 잃어가고 있다.

순천시가 지난 5년여 동안 보전계획은 뒷전이고 관람객 증대만을 위해 곳곳을 파헤쳐 시멘트로 포장하고 각종 편의시설과 관람시설 등 인공시설물을 잇달아 설치한데 따른 것이란 지적이다.

순천만 지킴이 활동을 10여년째 펼치고 있는 동부지역사회연구소(이하 동사연)는 22일 제40주년 지구의 날을 맞아 “순천만은 인간의 관광을 위한 공원이 아니라 수많은 생명체가 건강하게 생존해야 하는 터전이다”고 강조하면서 순천만 관리행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동사연은 순천시가 관광객 증대에 몰입해 과도한 크기의 용산전망대를 만들고 하구 둔치와 대대선착장 주변을 콘크리트로 포장하는 등 인공시설물인 관람시설만을 늘리고 있는데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동사연은 “순천만 갈대의 식생이 극상상태(제대로 자라지 않는 현상)를 보이면서 칠면초의 서식지가 침식되고 육지화가 진행되는 등 종 다양성의 감소가 우려되는 생태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사연은 또 시가 최근 추진하는 “순천만 경전철(PRT)까지 가세할 경우 순천만의 자연 그대로의 경관을 해치고 람사르습지로서의 생태적 가치를 오히려 상실하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동사연은 습지보전법이 정한 중·장기 관리계획에 의거하지 않은 경전철 사업 등 즉흥적인 전시행정을 지양할 것을 촉구하고 이를 외면한 채 강행할 경우 국제 환경기구에 람사르 습지로서의 자격박탈 요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자연경관을 스스로 훼손하는 용산 등산로 데크와 전망대, 하구의 콘크리트 포장길을 원상 복원할 것과 생물 종다양성의 감소에 대비해 주기적인 모니터링 강화, 주민과 함께하는 순천만의 보전과 관리 등도 요구했다.

순천만은 순천시내에서 남쪽으로 8㎞가량 떨어져 있다. 우리나라 연안습지(갯벌)로는 처음으로 순천·보성갯벌이 국제적 습지관련기구인 람사협약에 등록됐다. 순천만이 세계적인 생태관광지로 각광받게 된 것은 2568ha의 넓은 갯벌과 갈대, 철새가 조화를 이루며 청정하게 보존돼 있기 때문이다.

흑두루미, 혹부리오리, 검은머리갈매기, 노랑부리저어새 등 10여 종의 멸종위기종을 포함해 200여 종의 조류가 서식하고 있으며, 갈대와 칠면초 군락 등 아름다운 풍광으로 생태적·학술적·심미적인 면에서 보존가치가 매우 큰 지역이다.

동사연 장채열 소장은 “인간의 편의에 맞춘 인공구조물은 순천만의 가치와 매력을 퇴색시키는 것이다”며 “자연 그대로의 유산으로 순천만을 간직하는 것이 순천만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순천만의 무분별한 훼손을 방지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동부취재본부=하태민기자 hagi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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