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데이’ 외쳤는데…관제탑, 5분 뒤 소방 출동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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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데이’ 외쳤는데…관제탑, 5분 뒤 소방 출동 지시
항공기 참사 국조특위 무안 현장조사…종합상황실 등 지시 못받아
2026년 01월 20일(화) 19:55
20일 오후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린 ‘12.29 여객기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현장조사에서 국조특위 위원들과 관계자들이 참사 당시 파손된 방위각 시설(LOC) 잔해를 살펴보며 사고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현장조사에서 사고 당시 공항 관제탑이 소방대에 대해 출동 지시를 뒤늦게 내렸다는 진술이 나왔다.

20일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에서 진행된 국조특위의 현장 조사 과정에서 공항 종합상황실과 시설부, 소방 관계자들은 관제탑으로부터 소방차 출동에 대한 명확한 지시나 지령은 없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국조특위 등에 따르면 사고 당일 관제탑은 오전 8시 58분 항공기로부터 ‘메이데이(비상신호)’를 접수했다.

오전 9시 1분 버드 스트라이크에 따른 비상착륙 상황을 알리며 소방대 출동 대기를 요청했지만 실제 출동 지시는 내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대 출동 알림은 오전 9시 2분 34초에야 이뤄졌고, 항공기는 9시 2분 57분 둔덕과 충돌하며 폭발·화재가 발생했다.

이후 오전 9시 3분이 돼서야 관제탑으로부터 종합상황실과 소방대에 일제 지령이 내려졌다. 소방대는 오전 9시 5분 현장에 도착해 화재 진압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시간차를 두고 유가족과 조사위원들은 “왜 메이데이 접수 시점과 실제 출동 시점이 다른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공항 종합상황실장은 “소방대는 관제탑의 명령이 있어야 출동할 수 있다”며 “관제탑에서 출동 대기 요청은 있었지만, 종합상황실은 소방 출동을 발동할 권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소방대를 관할하는 무안공항 시설부장 역시 “관제탑에서 메이데이가 공유되며 비상 대기 요청은 있었다”며 “그 외 별도의 지시는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조특위 조사단은 무안공항 상황실과 관제실을 비롯해 조류충돌 예방 활동 현장, 사고 현장, 사고기 잔해 보관소 등을 차례로 점검했다.

이 과정에서 이승열 사조위 조사단장이 격앙된 유족에게 밀려 넘어지면서 구급차에 실려가기도 했다. 이후 국조특위와 유가족 간 간담회에서도 사조위의 미진한 조사 과정과 유류품 관리 등 사안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김도희 유가족협의회 이사는 “사조위가 지난 19일 오후 제주항공 측에 유류품 소유권을 문의하는 등 유류품 정리를 시도했다”며 “국정조사 기간인데 왜 하필 지금 증거물 정리에 나서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증거 인멸이나 사건 축소 시도로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참사 발생 358일 만에 국정조사가 열려 진행 중이다. 유가족들의 삶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위태롭고 처참하다”며 “이번 국정조사는 지난 1년 동안 잘못 끼워진 단추를 바로잡고, 왜곡과 은폐를 멈추는 올바른 진상 규명의 시작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양수 국조특위 위원장은 “현장을 둘러보니 참담하고 답답한 심정”이라며 “유가족들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서는 반드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무안=윤준명 기자 yoo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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