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시심의 조화가 발현하는 심미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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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시심의 조화가 발현하는 심미적 감성
강진 출신 김종관 시인 시집 발간
‘우린 흐림에서 만나 맑음에서 헤어졌다’
2025년 11월 27일(목) 18:00
일반적인 종교시는 경건함과 무거움이 느껴진다. 절대자에 대한 간구와 나약한 인간의 죄를 모티브로 하기 때문이다. 자칫 신앙이 시심을 짓누르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깊은 신앙을 기저에 두고 독창적인 시심을 불어넣은 시들은 문학적 관점에서 심미적 감성을 발현한다. 시와 신앙의 아름다운 하모니는 그 자체로 카타르시스를 준다.

강진 출신 김종관 시인이 ‘우린 흐림에서 만나 맑음에서 헤어졌다’(상상인)을 펴냈다.

성결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서울신학대학교 , 총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한 이력에서 보듯 시인은 일반적인 문인은 아니다. 그의 시에서 종교적 색채가 느껴지는 것은 그런 연유다.

김 시인은 “나이도 선물이라고 생각하며 체험을 갈아 시의 소재로 쓰고 있다는 것은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증언해 주고 또 다른 시정을 연민으로 색칠하는 것은 신앙과 시로 빛을 얻어 어둠을 누리고 사는 까닭이다”고 전했다.

김 시인의 작품은 종교적 분위기를 내재하지만 그것을 넘어선 문학적 울림을 환기한다. 시적인 역량이 가볍지 않다는 방증이다. 기도와 생활, 은총, 일상, 외로움 등 시적 소재 스펙트럼이 넓고 감성의 결도 섬세하다.

다음의 작품들은 시인의 시적 수준을 가늠하게 하는 명문들이다. “나는 외로움을 지갑에 넣고 다닌다/ 사람을 만날 때마다 빼 쓴다”(‘외로움의 솔루션’ 중), “둥근 콩/ 나누기 좋게 두 조각이다// 비둘기가 좋아한 콩// 콩 속에 평화가 있다”(‘콩’ 전문)는 삶과 사람, 신에 대한 깊은 사유를 오랫동안 견지해야 체득할 수 있는 표현들이다.

한편 마경덕 시인은 추천사에서 “김종관 시인은 자기 생활의 유동 속의 언어를 다스려 시적으로 형상화시키는 시재(詩才)가 탁월한 시인이다”며 “한 편 한 편의 시는 시인과 맞물리는 세계에서 규범을 지키며 살아온 진지한 기록이며 보존할 가치가 있는 아카이브인 셈이다”라고 평한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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