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수 문화기관과 함께 ‘봄의 선언’
ACC 개관 10주년 내년 2월까지
홍콩 M+·독일 ZKM과 국제협력
광주 민주평화·기후 위기 주제로
국내외 작가 16명 작품 27점 전시
홍콩 M+·독일 ZKM과 국제협력
광주 민주평화·기후 위기 주제로
국내외 작가 16명 작품 27점 전시
![]() 세계 유수의 문화기관인 M+와 ZKM, ACC가 함께 참여하는 특별전 ‘봄의 선언’이 ACC에서 4일부터 내년 2월까지 열린다. 이끼바위쿠르르 작 ‘누가 마을을 잊었는가’. |
홍콩 M+(이하 M+)는 현대 시각문화 뮤지엄으로 디자인, 건축 등 비주얼 관련 문화를 다채롭게 다루는 문화기관이다. 서구룡 문화지구에 위치하며 세계에서 가장 큰 근현대 시각문화 박물관 가운데 하나다.
독일 ZKM 카를스루에 예술미디어센터(이하 ZKM)는 세계적인 매체 예술을 표방하고 견인하는 기관이다. 디지털 시대 열린 개념을 제시하고 예술과 기술의 담론을 전파하는 플랫폼이다.
세계 유수의 문화기관인 M+와 ZKM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 전시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전당장 김상욱, ACC)에서 열려 화제다.
특히 이번 국제협력 전시(4일~내년 2월, 복합전시1관)는 ACC 10주년을 맞아 광주의 민주·평화 정신을 토대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봄의 선언’이라는 주제로 구현되는 전시는 ‘봄’, ‘선언’이라는 키워드를 모티브로 국내외 16명 작가 27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김상욱 전당장은 “M+와 ZKM이 함께하는 이번 국제협력전은 ACC가 개관 10주년을 맞아 지난해부터 준비한 프로그램”이라며 “오늘날 우리 인류가 직면한 문제들을 세계적인 문화기관, 예술가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공존의 방향과 방법 등을 예술로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ACC는 특별전 ‘봄의 선언’과 관련 지난해 10월 국제 심포지엄을 연 바 있다. 당시 홍콩 수한야 래플 M+ 뮤지엄 관장, 독일 앨리스테어 허드슨 ZKM 미디어아트센터 관장 등이 전시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 및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자본세’라는 명칭을 처음 명명한 세계생태론 학자인 제이슨 W.무어는 당시 심포지엄에서 “힘의 논리로는 더 이상 안 되며 자연을 정복하겠다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금까지의 대학과 학계의 지식은 인류를 구하지 못한다. 새로운 상상력을 펼쳐야 하며 무엇보다 자본주의가 말하는 인류가 망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임리원 학예사는 “민주주의를 위해 애썼던 광주와 아시아의 정신이 ‘봄’이라는 키워드에 투영됐다”며 “‘자본세’를 모티브로 인간만이 아닌 비인간까지도 아우르는 데 역점을 뒀다”고 말했다.
큐레이터의 안내를 따라 관람한 작품들은 독특한 상상력과 철학으로 저마다 울림을 줬다.
앤 덕희 조던의 ‘깊은 곳으로’는 다중감각 설치 작품이다. 수중 터널 형상으로 구현된 작품은 바다 깊은 곳으로 관람객을 초대해 수중생물의 생태계를 보여준다. 거울 벽면과 대형 프로젝션으로 구성된 몰입형 환경은 심해의 발광 생물, 유체 플랑크톤을 비춰줌으로써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끼바위쿠르르의 ‘누가 마을을 잊었는가’는 급속한 도시화와 세계화로 쇠퇴하는 마을을 조명한다. 사라져가는 마을에 대한 성찰이자 어떻게 하면 그들의 이야기를 보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동아시아의 사라져가는 마을에서 수집한 오브제와 영상, 재현된 유물로 구성돼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
서부 영화를 배경으로 회전초를 조명한 최찬숙 작가의 ‘더 텀블’은 뿌리없는 존재로서의 생태 감각을 표현했다. 작가는 아리조나 사막을 탐사하며 회전초를 추적했지만 접하지 못했다. 대신 이를 기후 데이터, 생태 정보 등을 매개로 영상을 제작해 예술적 사유를 관객들에게 제공한다.
메소아메리카의 비의 신 틀라로크를 모티브로 한 ‘틀라로크-비의 박쥐 신’은 이색적이다. 페르난도 팔마 로드리게스의 작품으로, 농업과 창조의 신 나와족의 신 클라로크를 의인화했다.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독일 ZKM 카를스루에 예술미디어센터(이하 ZKM)는 세계적인 매체 예술을 표방하고 견인하는 기관이다. 디지털 시대 열린 개념을 제시하고 예술과 기술의 담론을 전파하는 플랫폼이다.
특히 이번 국제협력 전시(4일~내년 2월, 복합전시1관)는 ACC 10주년을 맞아 광주의 민주·평화 정신을 토대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봄의 선언’이라는 주제로 구현되는 전시는 ‘봄’, ‘선언’이라는 키워드를 모티브로 국내외 16명 작가 27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김상욱 전당장은 “M+와 ZKM이 함께하는 이번 국제협력전은 ACC가 개관 10주년을 맞아 지난해부터 준비한 프로그램”이라며 “오늘날 우리 인류가 직면한 문제들을 세계적인 문화기관, 예술가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공존의 방향과 방법 등을 예술로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자본세’라는 명칭을 처음 명명한 세계생태론 학자인 제이슨 W.무어는 당시 심포지엄에서 “힘의 논리로는 더 이상 안 되며 자연을 정복하겠다는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금까지의 대학과 학계의 지식은 인류를 구하지 못한다. 새로운 상상력을 펼쳐야 하며 무엇보다 자본주의가 말하는 인류가 망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임리원 학예사는 “민주주의를 위해 애썼던 광주와 아시아의 정신이 ‘봄’이라는 키워드에 투영됐다”며 “‘자본세’를 모티브로 인간만이 아닌 비인간까지도 아우르는 데 역점을 뒀다”고 말했다.
큐레이터의 안내를 따라 관람한 작품들은 독특한 상상력과 철학으로 저마다 울림을 줬다.
![]() 앤 덕희 조던 작 ‘깊은 곳으로’. |
이끼바위쿠르르의 ‘누가 마을을 잊었는가’는 급속한 도시화와 세계화로 쇠퇴하는 마을을 조명한다. 사라져가는 마을에 대한 성찰이자 어떻게 하면 그들의 이야기를 보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동아시아의 사라져가는 마을에서 수집한 오브제와 영상, 재현된 유물로 구성돼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
서부 영화를 배경으로 회전초를 조명한 최찬숙 작가의 ‘더 텀블’은 뿌리없는 존재로서의 생태 감각을 표현했다. 작가는 아리조나 사막을 탐사하며 회전초를 추적했지만 접하지 못했다. 대신 이를 기후 데이터, 생태 정보 등을 매개로 영상을 제작해 예술적 사유를 관객들에게 제공한다.
메소아메리카의 비의 신 틀라로크를 모티브로 한 ‘틀라로크-비의 박쥐 신’은 이색적이다. 페르난도 팔마 로드리게스의 작품으로, 농업과 창조의 신 나와족의 신 클라로크를 의인화했다.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