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선생님들 잘 돌아왔소”…뺑뺑이·진료 대기 해소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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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선생님들 잘 돌아왔소”…뺑뺑이·진료 대기 해소 기대
전공의 복귀 지역 수련병원 환자들 반응
전남대·조선대병원 환자들 몰려
수술·입원 부담 줄어들어 안도감
이제 차질없이 치료받을 수 있길
“기나긴 의료공백 힘들었다” 토로도
한숨 돌린 병원 “정상화 집중할 것”
2025년 09월 01일(월) 20:10
의대 정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났던 사직 전공의 상당수가 1일 업무 현장에 복귀했다. 이날 광주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나명주기자mjna@kwangju.co.kr
의정갈등으로 의료 현장을 떠났던 전공의들이 지역 수련병원으로 복귀하면서 지역 의료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의료진 부족으로 지난해 2월부터 1년 7개월 동안 응급실 뺑뺑이, 장시간 진료 대기 등 불편을 겪어 왔던 환자들은 “진료, 입원 부담이 한결 줄어들 것 같다”며 전공의들의 복귀를 반겼다.

1일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에서는 진료 접수를 기다리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원무과 앞에 발 디딜틈 없이 들어차 있었다. 각 병원 내에서는 이전과 달리 흰 가운을 입은 젊은 의사들이 5~6명씩 몰려다니는 등 의료진의 수가 늘어난 모습이었다.

환자들도 “2년 이어진 전공의 파업이 드디어 끝난 모양이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직장암 수술 후 두달 여 병원 신세를 진 김현종(57)씨는 “지난해 말 직장암 0기 판정을 받았지만 의료진 부족 여파로 수술이 미뤄져 1기로 병이 악화됐다. 올해 6월과 8월 두 차례 수술을 받았고, 드디어 내일 퇴원한다”며 “수차례 진료·입원을 반복해왔지만 오늘처럼 병원이 활기를 띠는 건 손에 꼽는 일이다. 앞으로 지켜봐야 알겠지만 전공의들이 제자리를 찾았으니 진료를 기다린 많은 환자들이 차질 없이 치료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양창권(72)씨는 “지난해 다리를 다쳤는데 의료진이 없다는 이유로 수술이 두 달 밀려 올해 초에 겨우 수술을 받았다”며 “전공의가 복귀했다고 하니, 이제 환자들의 수술이 밀리는 일은 없을 것 같아 다행이다”고 말했다.

일부 환자들은 그간 수술·진료가 밀리면서 피말리는 경험을 했던 만큼 완전히 안심할 수 없다는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병원에 올 때마다 대기 시간이 길어 힘들었던 김영진(70)씨는 “환자들은 의료대란에 더 불안에 떨 수밖에 없었다. 환자들의 불편함이 조금이나마 해소되길 바라면서 무엇보다 환자들을 생각하는 법과 제도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덕호(62)씨는 지난해 초 암이 재발해 서울로 갔지만, 전공의 파업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광주로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서 씨는 “암은 치료를 제대 받지 못하면 순간적으로 커져 위험해지는 시간 싸움인데 수술이 언제 잡힐까 발 동동 구르면서 기다리고, 결국 수술을 받지 못한 주변 환자들을 너무 많이 봐서 질려버렸다”고 토로했다.

병원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한숨 돌렸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조선대병원 관계자는 “전공의가 복귀하면서 병원 현장에서도 진료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전반적인 병원 분위기는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고 차분한 분위기”라며 “우선은 병원 운영을 안정화하고 응급실 등을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 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당직 체계 재구성, 진료지원(PA) 간호사와 업무조정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전공의가 없는 1년 반 동안 의료공백을 메워온 PA 간호사와 전공의 간의 업무 범위 재조정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 병원 관계자 설명이다.

병원마다 운영 방식은 다르지만 PA 간호사들은 수술 부위 드레싱, 수술·시술 및 검사·치료 동의서, 진단서 초안 작성, 피부 봉합 등 전공의들이 맡던 업무에 더해 의사의 고유영역인 각종 동의서 설명, 심전도 검사, 상처 드레싱 등도 주도적으로 수행해 왔다.

전남대병원의 한 간호사는 “기존 PA 간호사들도 전공의들도 서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몰라 혼란스러운 상황이다”며 “전공의가 복귀하는 첫 날 입원 환자들이 급격히 많아져 혼란을 더하고 있다. 병원 측에서 업무분장에 대한 결론을 빠르게 내 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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