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악의 미래 위해 세대별 전승자 양성했으면”
  전체메뉴
“농악의 미래 위해 세대별 전승자 양성했으면”
‘구례군 국악명인 1호’ 설장구 명인 김영택 구례군 농악연합회장
직장생활 병행 50년간 ‘장구잽이’…구례 농악 발전 앞장
전국명인대회 최우수상 2회·전주대사습놀이 장원 수상
2025년 09월 01일(월) 19:20
꽹과리와 장구가 만들어내는 흥겨운 리듬에 어깨가 절로 들썩인다. 구례농악교실에 참여한 30여명의 연습생들은 설장구 명인 김영택(68) 구례군 농악연합회장의 가르침을 받으며 실력을 키워가는 중이다.

김 회장은 구례군 국악명인 제1호다. 구례군은 지역 내 장인과 예술인을 체계적으로 발굴 육성하고 전통문화를 보전하기 위해 올해 처음 명인·명장 선정 작업을 시작했다.

“여러 대회에서 상도 받고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이번 국악 명인 지정은 저에게 남다릅니다. 고향의 전통 예술을 가꾸고 계승하라는 군민들의 뜻과 바램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50년 장구잽이 인생에서 제일 뜻 깊은 일이자 무거운 짐입니다.”

김 명인이 국악을 처음 접한 건 철없던 열 두세살 쯤 어느 가을날이다. 농악단에서 쇠잡이로 꽹과리를 치던 큰아버지 손에 이끌려 동네 농악 놀이에 갔던 게 시작이었다.

“집안의 내림이었는지 농악을 전혀 알지 못한 어린 나이인데도 그 가락에 젖어 들었던것 같아요. 쇠·장구·징 등 많은 농악기의 합주였지만 유독 소리도 그리 크지 않았던 장구 소리만 며칠 동안 귀에 남아 있었습니다. 참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었죠. 그 때의 기억은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제 마음에 생생히 남아 있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을 지나며 10여년 넘게 공휴일과 농번기 방학기간이면 걸궁패인 농악단을 따라다니며 설장구 공부를 했지만 국악 연주자의 길로 나서지는 못했다. 공부를 하기 바라는 부모님의 뜻에 따라 순천공업고등학교에 진학, 토목공부를 시작했고 공무원의 길로 들어섰다.

직장 생활중에도 야간과 휴일에는 장구에 몰두했던 그는 특히 청년시절 설장구의 대가인 고 김병섭(1931~1987)명인의 애제자로 가르침을 받았다.

호남의 좌도 농악과 우도 농악을 두루 섭렵, 실력을 인정 받았던 그는 2008년과 2014년 전국명인대회에서 설장구 부문 최우수상, 전주대사습놀이에서 농악부문 장원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현재 호남의 대표농악인 구례잔수농악(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11-6호) 이수자로 단원들과 함께 우리의 전통 문화 계승에 힘을 쏟고 있는 그는 구례군청에서 토목 서기관으로 퇴직한 후 후배양성에 더욱 몰두하고 있다.

“농악의 미래가 걱정입니다. 요즘 농악에 관심이 있는 젊은이들을 찾기가 쉽지 않아요. 20대부터 60대까지 세대별 전승자 양성이 제일 필요합니다. 국가와 자치단체가 여건 조성에 힘써주면 좋겠습니다.”

김 명인은 “앞으로 힘닿는 데까지 구례 지역의 농악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구례 글·사진=이진택 기자 lit@kwangju.co.kr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