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에서 ‘세마도’ 보고, 광주에서 ‘포용디자인’ 만난다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목포·진도·해남 6개 전시관서
수묵의 과거·현재·미래 경험
목포·진도·해남 6개 전시관서
수묵의 과거·현재·미래 경험
![]() 27일 전남 목포시 목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프레스 오픈에서 전시 관계자가 이란 작가 파라투스 포로우 하르의 ‘Written room’을 설명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 |
올해로 4회째를 맞은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서는 국내·외 수묵 작품들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목포와 진도, 해남 각 2곳, 총 6개의 전시관에서 수묵의 과거, 현재, 미래를 경험할 수 있다.
특히 321년간 문중 수장고에서 보관돼왔던 공재 윤두서의 세마도가 대중에게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이와함께 일본과 중국 동아시아를 비롯해 유럽, 중동 등 세계 각국의 수묵 예술가들의 작품을 살펴볼 수 있다. 국내 신진 작가들이 선보이는 현시대의 철학과 이념갈등을 담아낸 수묵 작품도 볼만하다.
◇공재 윤두서의 세마도 첫 선…해남에서 만나는 수묵의 뿌리=올해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에서 관람객들이 이목이 집중되는 작품은 윤두서의 세마도다. 세마도 진본이 일반에 공개되는 것은 처음으로, 윤재갑 총갑독이 윤두서 후손들을 설득해 첫 선을 보일 수 있게 됐다. 세마도는 나무 아래에서 말을 매어두고 휴식을 취하는 관리와 강에서 말을 씻기는 마부가 묘사된 작품이다. 세마도는 1704년, 윤두서가 37세 되던 해에 그린 작품으로 알려졌다. 작가 초기 작품으로 말 뼈대와 근육, 볼록한 볼뼈 등 근골을 섬세하게 그렸냈으며 윤두서 특유의 사실적 묘사력이 돋인다. 작품은 조선 중기의 절파화풍을 계승하면서도 중국풍의 회화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정밀한 인물 표현과 회화적 실험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윤두서가 새로운 양식을 모색한 화가였음을 잘 보여준다. 고산 윤선도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세마도는 조선 후기 회화의 사실성과 독창성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이외에도 고산 윤선도 박물관에서는 대한민국 수묵화의 대표작인 윤두서의 자화성, 겸재 정선의 인왕재색도를 즐길 수 있다. 해남 땅끝순례문화관에서는 전통과 현대를 관통하는 4개국 8명의 작가 작품을 선보인다. 다산 정약용과 김환기, 로랑 그라소, 펑웨이, 린타로 하시구치 등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전시 공간을 선보인다.
◇수묵의 ‘확장’, 진도에서 만나는 근현대 수묵의 정수=진도 소전미술관은 근대 최고의 서예가이자 감식가인 손재형을 기리는 전시 공간으로 구성된다. 세한도를 일본이서 들여온 손재형 선생을 기리며 근현대 한국 서예의 흐름을 조명하는 공간이다. 추사 김정희를 비롯, 석파 이하응, 석재 서병오, 소전 손재형, 검여 유희강, 철농 이기우, 학정 이돈흥, 목인 전종주 등 총 8명의 작가 작품이 전시된다. 이와함께 시각 자료와 입체적 공간 구성으로 서예에 대한 현대적 감각을 제시한다.
진도 남도전통미술관에서는 고암 이응노, 내고 박생광, 산정 서세옥, 남천 송수남, 소정 황창배 등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으로 꾸며진다. 수묵의 추상성과 채색 기법의 실험성을 부각한 전시로 관람객이 작품과 호흡할 수 있는 전시 환경을 마련했다.
◇목포에서 펼쳐지는 수묵의 ‘용광로’=목포 문화예술회관과 실내체육관에는 국내외 현대 수묵 작가들의 실험장으로 변모한다. 가장 눈여겨볼만한 해외 작가 작품으로는 일본 ‘팀랩’의 ‘Memory of Waves’다. 작가와 기술자 등 700여명으로 구성된 팀랩은 동일본지진을 오마주한 미디어아트 작품을 선보인다. 이란 출신의 독일국적 여성 현대미술가인 파라스투 포로우하르의 ‘Written Room’도 눈에 띈다. 격변의 이란 현대사를 경험한 작가가 10일에 걸쳐 벽과 바닥을 검은 잉크를 활용해 프레시아 문자로 가득 채운 작품으로, 정치적 폭력에 대한 예술적 저항을 표현한다. 비슷한 문화권을 가진 중국 작가들의 수묵의 재해석도 흥미를 끈다.
설치미술 작품인 프셰미스와프 야시엘스키의 ‘remember(me)’는 길게 이어진 투명한 패널 위에 기계 장치와 검은 액체가 움직이며, 마치 살아 있는 드로잉처럼 형상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폴란드 바르샤바 자동차 공장에서 촬영된 실제 기록영상에 등장한 노동자들을 모델로 한 작품은 10~15분마다 노동자의 모습이 나타났다가 희미해지는 이 순환을 통해, 관람객은 기억과 망각, 인간성과 자동화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밖에도 82세의 나이에 세계미술계에 도전한 한영섭 작가의 작품은 전통 수묵도, 서양식 추상도 아닌 탁본 기반의 새로운 수묵 세계를 선보이며, 한국 현대미술 대표 작가인 전광영의 ‘집합(Aggregation)’과 이세현의 ‘붉은산수’, 김민정의 ‘Phasing’등도 눈에 띈다. 이밖에도 박그림, 박지은 등의 신진 작가들도 작품도 주목할 만하다.
윤재갑 총감독은 “올해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고전과 새로운 작가들의 작품들로 가득 채워진 수묵의 정신성과 기술이 합쳐진 거대한 실험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특히 321년간 문중 수장고에서 보관돼왔던 공재 윤두서의 세마도가 대중에게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이와함께 일본과 중국 동아시아를 비롯해 유럽, 중동 등 세계 각국의 수묵 예술가들의 작품을 살펴볼 수 있다. 국내 신진 작가들이 선보이는 현시대의 철학과 이념갈등을 담아낸 수묵 작품도 볼만하다.
진도 남도전통미술관에서는 고암 이응노, 내고 박생광, 산정 서세옥, 남천 송수남, 소정 황창배 등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으로 꾸며진다. 수묵의 추상성과 채색 기법의 실험성을 부각한 전시로 관람객이 작품과 호흡할 수 있는 전시 환경을 마련했다.
◇목포에서 펼쳐지는 수묵의 ‘용광로’=목포 문화예술회관과 실내체육관에는 국내외 현대 수묵 작가들의 실험장으로 변모한다. 가장 눈여겨볼만한 해외 작가 작품으로는 일본 ‘팀랩’의 ‘Memory of Waves’다. 작가와 기술자 등 700여명으로 구성된 팀랩은 동일본지진을 오마주한 미디어아트 작품을 선보인다. 이란 출신의 독일국적 여성 현대미술가인 파라스투 포로우하르의 ‘Written Room’도 눈에 띈다. 격변의 이란 현대사를 경험한 작가가 10일에 걸쳐 벽과 바닥을 검은 잉크를 활용해 프레시아 문자로 가득 채운 작품으로, 정치적 폭력에 대한 예술적 저항을 표현한다. 비슷한 문화권을 가진 중국 작가들의 수묵의 재해석도 흥미를 끈다.
설치미술 작품인 프셰미스와프 야시엘스키의 ‘remember(me)’는 길게 이어진 투명한 패널 위에 기계 장치와 검은 액체가 움직이며, 마치 살아 있는 드로잉처럼 형상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폴란드 바르샤바 자동차 공장에서 촬영된 실제 기록영상에 등장한 노동자들을 모델로 한 작품은 10~15분마다 노동자의 모습이 나타났다가 희미해지는 이 순환을 통해, 관람객은 기억과 망각, 인간성과 자동화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밖에도 82세의 나이에 세계미술계에 도전한 한영섭 작가의 작품은 전통 수묵도, 서양식 추상도 아닌 탁본 기반의 새로운 수묵 세계를 선보이며, 한국 현대미술 대표 작가인 전광영의 ‘집합(Aggregation)’과 이세현의 ‘붉은산수’, 김민정의 ‘Phasing’등도 눈에 띈다. 이밖에도 박그림, 박지은 등의 신진 작가들도 작품도 주목할 만하다.
윤재갑 총감독은 “올해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고전과 새로운 작가들의 작품들로 가득 채워진 수묵의 정신성과 기술이 합쳐진 거대한 실험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