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원유·벌크, 부산 컨테이너 ‘제2의 투포트’ 추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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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원유·벌크, 부산 컨테이너 ‘제2의 투포트’ 추진해야
여수광양항을 북극항로 거점항만으로
석화·철강산업 세계 불황…정부는 물동량 중심 재정 지원
여수광양항 침체 가속화 우려 “부산과 협력체계 구축해야”
2025년 08월 06일(수) 20:05
전남도가 북극항로 관문항 조성에 사활을 건 이유는 전남 대표 항만인 여수광양항이 경쟁력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여수광양항은 원유(석유화학 제품 등)와 철강 등을 주로 수·출입하는 항만이지만, 석유화학과 철강산업이 세계적인 업황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여수광양항의 침체가 가속화될 우려를 낳고 있다.

또 과거에 마련된 항만육성 계획인 광양·부산항 ‘투포트’(two port) 정책이 사실상 폐지됐고, 정부가 예외없이 성과 중심의 지원체계를 고수하고 있다. 국토균형발전과 국제적인 해운 경쟁력 화보를 위해서는 광양과 부산 두 곳을 각각 컨테이너, 비컨테이너 거점으로 지정하는 ‘제 2의 투포트’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여수광양항 물동량 ‘뚝’…정부 지원도 미미=여수광양항만공사에 따르면 2024년 총 물동량은 2억7438만여t으로 2021년 총 물동량인 2억9535여만t에 견줘 7.1%(2097만t)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장 올 2분기 총 물돌량 역시 전년 2분기와 비교해 1.3% 줄었다.

컨테이너 처리량만 보더라도 2021년 212만여t에서 지난해 200만여t을 기록했는데, 이마저도 2022~2023년 2년 연속 감소했다가 반등한 수치다. 여수 석유화학과 광양 철강산업 모두 활력을 잃으면서 여수광양만의 물동량 또한 영향을 받았다는 게 산업계 분석이다.

미미한 정부 지원도 여수광양항 경쟁력 약화에 한 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참여정부는 국내 항만육성 계획으로 투포트 전략을 꾀했다. 부산항과 여수광양항을 국내 대표항만으로 계획이었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실상 부산항 ‘몰빵’ 전략으로 전락했다.

이로인해 여수광양항과 부산항의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부산항의 2024년 총 물동량은 4억6348만여t으로 2021년(4억4255여t)과 비교해 4.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수광양항은 7% 줄어드는 동안 부산항은 ‘메가항만’으로 거듭났다.

우리 정부는 트리거룰을 적용해 항만 예산을 책정하고 있다. 오가는 선박수와 물동량 등 ‘잘되는’ 항만에 더 많이 지원하겠다는 정책이지만, 이로인해 여수광양항에 대한 지원은 타 항만대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3차 전국 항만별 시행계획’(2011~2020년)에 따르면 여수광양항 지원예산은 2000억원이었다. 부산항은 1조3842억원, 인천항 5088억원, 울산항 7392억원 등으로 전남보다 많게는 7배 가량 많은 예산을 지원받았다. 여수광양항은 동해·묵호항(2918억원), 삼천포항(2133억원)보다도 적은 예산을 배정받았다. 제 4차 전국 항만별 시행계획’(2021~2030년)을 통해선 3조7400억원으로 늘었지만, 부산항(10조), 울산항(5조)에는 비할 바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적은 예산지원으로 율촌-광양 간 연결도로와 항만자동화 테스트벤드 조성 사업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남 원유·벌크, 부산 컨테이너로 제 2의 ‘투포트’ 운영해야=전남 산업계 안팎에서는 북극항로 개척을 계기로 ‘제 2의 투포트 전략’을 추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수광양항이 북극항로에 적합한 비컨테이너선 물동량이 많고, 지리적 강점을 가졌다는 점에서다.

국내 최대 항만인 부산항 조차도 비컨테이너 물동량은 2200만t으로 여수광양항(2억4520만t)의 10분 1 수준이다. 부산항은 컨테이너 화물량이 전체의 94.9%로 압도적이다. 이 때문에 부산항을 컨테이너선 거점으로 여수광양항을 비컨테이너선 거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데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원유, 벌크화물과 관련된 여수광양만의 강점도 부각되고 있다. 당장 석유화학, 철강산업이 항만 근처에 위치해 있고, 포스코가 추진 중인 LNG 터미널과 묘도 개발사업 등을 통해 천연자원의 원활한 저장, 운송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김현덕 순천대학교 물류학과 교수는 지난달 31일 국회 포럼에서 “북극항로와 관련해 여수광양항만의 강점을 부각시켜 부산항과의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여수광양항, 북극항로 거점항만으로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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