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F 악취 때문에 못 살겠다”…인근 주민들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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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F 악취 때문에 못 살겠다”…인근 주민들 아우성
광주 효천지구 주민들 고통 호소…“저녁엔 더 심해져 숨 쉬기도 힘들어”
창문 못 열고 빨래도 밖에 못 널어…광주시에 3년동안 민원 180건이나
남구 “측정 결과 문제 없다” 시 “운영업체가 해결할 문제”…대책 손 놓아
2025년 08월 06일(수) 20:35
6일 오후 광주시 남구 양과동 광역위생매립장 전경. 인근 행암동 주민들이 해당 시설에서 발생하는 악취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나명주 기자 mjna@
“지금도 냄새가 나지만 저녁에는 더 심해져서 숨을 쉴 수가 없다. 비 오는 날은 특히 심하다”. 6일 만난 박정규(61·광주시 남구 행암동)씨는 이렇게 말했다.

전세은(여·21)씨도 “여름만 되면 밤에 냄새가 정말 심하다”며 “음식물 쓰레기 썩는 냄새처럼 느껴지는데, 찐득하고 무거운 악취가 안에 퍼지는 것 같다. 3년전부터 냄새가 나더니 요즘 들어 점점 더 심해진 느낌이다”고 말했다.

광주시 남구 행암·임암동 등 효천 1·2지구 주민들이 양과동 광역위생매립장에서 밤낮없이 풍기는 가연성폐기물연료화시설(SRF) 악취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은 SRF 처리장으로부터 1㎞여 떨어진 지역인데도, 바람이 불 때마다 코 끝을 찌르는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최복단(여·79)씨는 “요즘은 거의 날마다 냄새가 나서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다. 새벽 3시까지도 냄새가 나니까 참다 참다 시청 당직실에 전화를 했던 적이있다”며 “아무리 민원을 넣어도 바뀌는 게 없다. 이제는 말로만 할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이웃들끼리도 이야기 하고 있다”고 했다.

악취는 지난 2017년 1월부터 광주시 남구 양과동 광역위생매립장 내 청정빛고을이 운영하는 SRF 제조시설로부터 비롯됐다는 게 주민들 주장이다. 이곳은 생활폐기물 중 가연성폐기물을 선별, 파쇄, 건조해 고형연료제품을 제조하는 작업을 하는 곳으로 시설 일일 800t의 폐기물 처리가 가능하며 운영기간은 오는 2032년 1월까지다.

악취 민원도 최근 3년간 광주시에만 100건이 넘게 들어왔다. 2023년 18건, 2024년 56건 등에서 올해는 105건으로 늘었다.

주민들의 단체대화방에서는 “집단 민원을 제기하자”는 등 대화가 매일같이 쏟아지고 ‘악취 관련 국민신문고 민원 작성법’을 공유하는 내용도 퍼지고 있다.

한 민원인은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접수하며 “SRF 시설에서 오후, 저녁 시간대에 문을 열어 놓고 야간 작업을 해 냄새를 풍기는데 시에서는 현장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 악취 민원 관련 간담회를 열고도 현재까지 아무런 대책 없이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의 집단 민원에도, 지자체는 “악취 측정을 해 보니 문제가 없었다”면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남구는 지난 2023년 SRF시설에 대한 악취 오염도 검사를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적합’ 판정을 받았으며, 악취의 원인으로 단정 지을 수 있는 것도 찾지 못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악취 때문에 못 살겠다는데, 자치단체는 측정치에 미달하는 악취라거나 어디에서 나는 지 확인도 불가능한 실정이라는 답변을 하고 있는 식이다.

광주시 또한 SRF 운영을 위탁받은 업체가 해결할 문제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SRF 운영 업체인 청정 빛고을과 협약에 따라 개선방안에 대한 입장도 청정빛고을 측에서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다”며 “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속적인 협의와 감시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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