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가 좋다, 전라도 외국인] 언어 장벽 넘어 마음을 잇다 …다문화 가정 ‘행복 길잡이’
<8> ‘통번역 지원사’ 다문화 여성들
언어 문제 해결해 이주민 정착 도와
부모-자녀간 소통 넓히고 자존감 고취
“다문화 인식 개선·교육 프로그램 필요”
언어 문제 해결해 이주민 정착 도와
부모-자녀간 소통 넓히고 자존감 고취
“다문화 인식 개선·교육 프로그램 필요”
![]() 왼쪽부터 박선녀 씨, 김서연 씨, 원가빈 씨. |
자신들의 경험을 토대로 한국에 정착하며 살아가는 또 다른 다문화가정을 위해 길잡이가 되어주는 광주·전남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정 엄마들이 있다. 이들이 만들어가는 변화는 단순히 가정 안에서 끝나지 않고 아이들의 정체성을 지켜주고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넓히고 있다.
중국 출신인 박선녀(여·43) 씨는 2011년 한국으로 와서 결혼해 현재 중학교 2학년 딸과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키우고 있다. 박 씨는 아이들 양육에만 전념하다 이후 중국어 강사로 활동을 시작했다. 3년 전부터는 다문화가정 부모를 대상으로 모국어 교육의 필요성과 지도 방법을 알려주는 부모 코칭까지 맡고 있다. 현재 서구가족센터에서 이중언어 코치로 활동하며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엄마 나라 모국어인 중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는 다문화 가정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한국어뿐만 아니라 엄마 나라 언어를 배워 엄마와 더 깊은 소통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데서 보람을 느낀다.
박씨는 “엄마들이 한국어를 잘 못하는 경우도 많아서 아이와 한국어 소통이 어렵고, 엄마 나라 모국어로도 소통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며 “아이들이 엄마 나라 언어를 배우고 문화까지 알게 돼 엄마를 이해하게 되고 가족과 친밀감이 깊어지는 모습을 볼 때 정말 뿌듯하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중국어에 익숙해져서 한자를 더 많이 알게 되고 질문이 많아질 때도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다.
박씨도 한국에 와서 자녀를 키우면서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다른 한국 엄마들과 비교하게 되고 따라하기가 버거울 때도 있었다. 공립, 사립, 영어 유치원 등을 보내는 주변 학부모들을 보면서 불안감이 들기도 하고 고민도 많았으며 수입 대부분을 아이들 사교육에 쓰기도 했다.
특히 그는 학교와의 소통, 자녀가 느끼는 정체성 문제로 힘들었다.
그는 “지금은 한국어, 모국어 이중언어 부러워하지만, 10년 전에는 한국에서 다문화 인식이 지금도 좋지 않아 최대한 중국인인 거 티 내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박 씨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교육 지원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교 선생님이나 지역 주민들이 갖는 다문화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많이들 말하지만, 다문화 자녀 교육에 더 집중해야 한다”며 “아이들이 필요한 교육을 충분히 받아야 학교에서도 한국어와 학습을 따라갈 수 있고, 자신감도 생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인식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다문화 가족 부모들에게 체험 프로그램 등 교육을 받고 아이들의 언어 교육에도 더 많은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며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건강한 마음으로 자랄 수 있도록 가정에서도 센터에서도 힘껏 지원하고 싶다고 웃어보였다.
2008년 한국에 온 원가빈 씨(여·35)는 현재 고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3학년 두 아들을 키우며 이중언어 코치로 활동 중이다.
원 씨 또한 두 자녀를 키우면서 사교육에 관심이 많은 한국 엄마들 사이에서 불안감을 느끼기도 했다. 한국의 교육열을 체감하며 사교육에 불안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는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자존감과 정체성이라고 생각했다.
원 씨는 “아이들이 엄마가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키우는 게 더 중요하다. 아이들이 나이에 맞게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육아를 해왔다”고 말했다.
원 씨는 한국에서 자녀를 키우는 엄마로 살아가는 것은 무작정 부딪히는 게 많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나 또한 성장하고 성숙해졌다. 하지만 그는 아이 키우는 부모를 위한 돌봄 서비스와 교육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맞벌이 가정이 많기 때문에 방과 후 학습, 주말 돌봄이 더 필요하다. 이런 서비스가 있어도 몰라서 활용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 홍보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중고등학생 진로탐색, 실질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직업 체험 프로그램 등이 많으면 좋겠다고 했다.
원 씨는 4년 전 광산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통번역사로도 활동했다. 법원과 병원 등 공공기관에서 통번역을 하며 갈등과 오해를 풀어줄 때 큰 보람을 느꼈다. 자녀들을 키우면서 대학교에 다니면서 시간제 강사 일을, 이중언어 강사 활동도 병행했다. 그는 자녀들에게도, 다른 베트남 아이들에게도 베트남어를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이 커서 이중언어코치 일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문화 차이 때문에 오해가 생길 때가 많은데 갈등을 풀어줄 수 있는 일에 만족하고, 특히 아프거나 긴급한 상황일 때 통역을 통해 원활하게 문제를 해결할 때 뿌듯하다”고 말했다.
특히 지금은 이중언어교육 사업을 지원하는 일을 하면서 부모와 자녀간의 관계가 좋아지고 원활한 소통을 하면서 친밀감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가족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변화되고 가족 간의 소통이 될 때 보람을 느낀다.
김서연(여·38)는 2008년 한국에 와 현재 광주남구가족센터 통번역 지원사로 8년째 근무 중이다.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병원, 학교, 공공기관 현장에서 베트남인들의 손과 발이 되어 주고 있다.
김씨는 “응급 상황에서 병원을 동행해 통역을 해드렸던 산모가 건강하게 출산했을 때 가장 감동적이었고, 통번역 일을 하면서 책임과 보람을 느꼈다. 제가 하는 일이 사람들의 삶과 직결된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김 씨는 한국 정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언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어가 돼야 병원, 학교, 일자리 등 생활 전반이 훨씬 편하다. 처음이 제일 힘들지만 조금씩 배우다 보면 분명 적응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고 싶다”고 했다. 특히 학부모로서 학교 행사나 상담에 참여할 때 문화적인 차이로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고, 병원에서도 한국식 설명 방식이나 진료과정이 익숙하지 않아 불안한 경우도 많은 현실이라고 김씨는 설명했다.
자녀 양육 과정에서 학교 소통 문제나 아이의 정체성 혼란을 겪을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아이들이 친구들과 즐겁게 지내는 모습을 보며 감사함을 느낀다.
김 씨 역시 돌봄 서비스와 청소년 진로 탐색 프로그램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맞벌이, 한부모 가정을 위해 시간 연장형 돌봄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아이들이 자신감을 갖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지역사회가 함께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맞벌이, 한부모 가정을 위한 시간 연장형 돌봄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중국 출신인 박선녀(여·43) 씨는 2011년 한국으로 와서 결혼해 현재 중학교 2학년 딸과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키우고 있다. 박 씨는 아이들 양육에만 전념하다 이후 중국어 강사로 활동을 시작했다. 3년 전부터는 다문화가정 부모를 대상으로 모국어 교육의 필요성과 지도 방법을 알려주는 부모 코칭까지 맡고 있다. 현재 서구가족센터에서 이중언어 코치로 활동하며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엄마 나라 모국어인 중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아이들이 중국어에 익숙해져서 한자를 더 많이 알게 되고 질문이 많아질 때도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다.
박씨도 한국에 와서 자녀를 키우면서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다른 한국 엄마들과 비교하게 되고 따라하기가 버거울 때도 있었다. 공립, 사립, 영어 유치원 등을 보내는 주변 학부모들을 보면서 불안감이 들기도 하고 고민도 많았으며 수입 대부분을 아이들 사교육에 쓰기도 했다.
특히 그는 학교와의 소통, 자녀가 느끼는 정체성 문제로 힘들었다.
그는 “지금은 한국어, 모국어 이중언어 부러워하지만, 10년 전에는 한국에서 다문화 인식이 지금도 좋지 않아 최대한 중국인인 거 티 내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박 씨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교육 지원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교 선생님이나 지역 주민들이 갖는 다문화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많이들 말하지만, 다문화 자녀 교육에 더 집중해야 한다”며 “아이들이 필요한 교육을 충분히 받아야 학교에서도 한국어와 학습을 따라갈 수 있고, 자신감도 생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인식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다문화 가족 부모들에게 체험 프로그램 등 교육을 받고 아이들의 언어 교육에도 더 많은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며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건강한 마음으로 자랄 수 있도록 가정에서도 센터에서도 힘껏 지원하고 싶다고 웃어보였다.
2008년 한국에 온 원가빈 씨(여·35)는 현재 고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3학년 두 아들을 키우며 이중언어 코치로 활동 중이다.
원 씨 또한 두 자녀를 키우면서 사교육에 관심이 많은 한국 엄마들 사이에서 불안감을 느끼기도 했다. 한국의 교육열을 체감하며 사교육에 불안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는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자존감과 정체성이라고 생각했다.
원 씨는 “아이들이 엄마가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키우는 게 더 중요하다. 아이들이 나이에 맞게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육아를 해왔다”고 말했다.
원 씨는 한국에서 자녀를 키우는 엄마로 살아가는 것은 무작정 부딪히는 게 많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나 또한 성장하고 성숙해졌다. 하지만 그는 아이 키우는 부모를 위한 돌봄 서비스와 교육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맞벌이 가정이 많기 때문에 방과 후 학습, 주말 돌봄이 더 필요하다. 이런 서비스가 있어도 몰라서 활용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 홍보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중고등학생 진로탐색, 실질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직업 체험 프로그램 등이 많으면 좋겠다고 했다.
원 씨는 4년 전 광산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통번역사로도 활동했다. 법원과 병원 등 공공기관에서 통번역을 하며 갈등과 오해를 풀어줄 때 큰 보람을 느꼈다. 자녀들을 키우면서 대학교에 다니면서 시간제 강사 일을, 이중언어 강사 활동도 병행했다. 그는 자녀들에게도, 다른 베트남 아이들에게도 베트남어를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이 커서 이중언어코치 일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문화 차이 때문에 오해가 생길 때가 많은데 갈등을 풀어줄 수 있는 일에 만족하고, 특히 아프거나 긴급한 상황일 때 통역을 통해 원활하게 문제를 해결할 때 뿌듯하다”고 말했다.
특히 지금은 이중언어교육 사업을 지원하는 일을 하면서 부모와 자녀간의 관계가 좋아지고 원활한 소통을 하면서 친밀감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가족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변화되고 가족 간의 소통이 될 때 보람을 느낀다.
김서연(여·38)는 2008년 한국에 와 현재 광주남구가족센터 통번역 지원사로 8년째 근무 중이다.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자 병원, 학교, 공공기관 현장에서 베트남인들의 손과 발이 되어 주고 있다.
김씨는 “응급 상황에서 병원을 동행해 통역을 해드렸던 산모가 건강하게 출산했을 때 가장 감동적이었고, 통번역 일을 하면서 책임과 보람을 느꼈다. 제가 하는 일이 사람들의 삶과 직결된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김 씨는 한국 정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언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어가 돼야 병원, 학교, 일자리 등 생활 전반이 훨씬 편하다. 처음이 제일 힘들지만 조금씩 배우다 보면 분명 적응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고 싶다”고 했다. 특히 학부모로서 학교 행사나 상담에 참여할 때 문화적인 차이로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고, 병원에서도 한국식 설명 방식이나 진료과정이 익숙하지 않아 불안한 경우도 많은 현실이라고 김씨는 설명했다.
자녀 양육 과정에서 학교 소통 문제나 아이의 정체성 혼란을 겪을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아이들이 친구들과 즐겁게 지내는 모습을 보며 감사함을 느낀다.
김 씨 역시 돌봄 서비스와 청소년 진로 탐색 프로그램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맞벌이, 한부모 가정을 위해 시간 연장형 돌봄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아이들이 자신감을 갖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지역사회가 함께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맞벌이, 한부모 가정을 위한 시간 연장형 돌봄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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