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삶 그리고 ‘하루’에 투영된 다층적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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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삶 그리고 ‘하루’에 투영된 다층적인 모습
시립미술관 현대미술기획전 ‘그리고, 하루’ 11월 23일까지
김선우, 문형태, 정성준, 정승원 작가 참여… 1일 개막식
2025년 07월 31일(목) 19:40
광주시립미술관 기획전 ‘그리고, 하루’가 오는 11월 23일까지 열린다.
광주시립미술관 기획 전시 ‘그리고, 하루’가 오는 11월 23일까지 펼쳐진다. 정성준(맨 왼쪽) 작가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설명을 하고 있는 모습.
정승원 작 ‘아쿠아리움 #30’
전시실 작품을 둘러보고 나면 일상의 ‘하루’가 소중하게 다가온다. 작가들의 하루와 일반인들의 하루는 다소 결이 다를 뿐 ‘무게’에 있어서는 동등하다. 어쩌면 모든 생명체에게 주어진 ‘하루’라는 시간의 가치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할 수도 있겠다.

‘하루’의 의미를 깊이있게 사유하고 싶다면 광주시립미술관(관장 윤익)에서 펼쳐지는 전시 ‘그리고, 하루’(오는 11월 23일까지)를 관람하라고 권유하고 싶다.

31일 열린 기자간담회는 전시에 투영된 ‘하루’의 철학적이며 사변적인 의미 등을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번 전시는 2025 현대미술기획전으로 기획됐으며 현대인의 삶을 구성하는 다채로운 서사에 초점을 맞췄다. 김선우, 문형태, 정성준, 정승원 4 작가의 회화 및 설치 작품 50여 점은 각기 다른 색으로 빛을 발했다.(개막식은 1일 오후 7시)

윤익 관장은 “초대된 4명의 작가는 각기 분야에서 역량있는 예술가들”이라며 “저마다의 시선으로 구현해낸 오늘의 삶은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감성과 상상력을 전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전시 주제 ‘그리고, 하루’는 다분히 중의적이며 비유적이다. 이전까지의 삶, 시간의 진행을 전제하며 그 토대 위에 새로운 하루를 포갠다. 오늘의 하루는 내일이 되고, 내일의 하루는 미래로 수렴된다.

서영지 학예사는 “전시실 구성은 수미상관의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첫 전시실이 현대의 개개인들의 자화상을 투영하고 있다면 마지막 전시실에서는 공동체의 모습을 상정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고 전했다.

‘피안, 나를 찾는 항해’를 주제로 한 김선우 작가의 공간에서는 ‘도도새’의 비상을 볼 수 있다. 정체된 삶을 살아가는 개개인에게 도도새는 묵직한 울림을 준다. ‘피안’(彼岸)으로 나아가는 여정은 죽음 너머의 세상이 아닌 삶의 방향을 성찰하고 내면의 감각을 회복하라는 메시지로 다가온다.

정승원 작가는 동화적이며 환상적인 기억을 소환한다. 작가의 기억 속의 일상이라는 ‘하루’의 시간은 왜곡되거나 부정적이지 않다. ‘소소한 일상, 기억의 소환’이라는 주제처럼 지나온 무수한 하루를 유니크하면서도 독창적으로 구현했다. 실크스크린의 복수성과 색의 변주가 빚어내는 서사는 어떤 동화보다도 신비롭고 가능성으로 열려 있다.

문형태 작가는 ‘관계, 하나이면서 여럿’을 주제로 관계가 지닌 복잡한 감정을 표현했다. 서 학예사는 “1은 자아, 2는 관계, 3은 가족, 4는 사회, 5는 고독을 의미한다”며 “나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관계와 결이 다른 감성의 층위를 자연스러우면서도 서정적으로 묘사했다”고 언급했다.

마지막 전시실에서는 동물의 시선으로 세상을 초점화한 작품들을 만난다. 정성준 작가의 ‘공존, 생태계 회복을 위한 여정’은 더 나은 ‘하루’를 어떻게 만들어 나가야 하는지 당위적인 목소리를 우화적이면서도 비유적으로 제시한다. 환경, 기후 등 오늘날 화두가 되는 무거운 주제들을 흥미롭게 풀어내는 작가의 시선은 깊고 따스하다.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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