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HD현대삼호 변전실 화재…공장·상권 멈춰설 위기
스프링클러 없고 자동소화시설도 제역할 하지 못해 초기 진화에 실패
금타 화재와 비슷…전력공급 중단 등 원상복구 2주~한달 이상 걸릴 듯
협력사 포함 1만3000여명 조업 차질 우려…주변 식당가도 걱정 태산
금타 화재와 비슷…전력공급 중단 등 원상복구 2주~한달 이상 걸릴 듯
협력사 포함 1만3000여명 조업 차질 우려…주변 식당가도 걱정 태산
![]() 29일 오전 영암군 삼호읍 삼호일반산업단지 HD현대삼호 내 변전실에서 불이 나 소방 당국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나명주기자mjna@kwangju.co.kr |
영암군 삼호일반산단 내 HD현대삼호 변전실에서 발생한 화재로 공장 뿐 아니라 마을 일상이 멈춰설 위기에 놓였다.
지난 5월 광주시 광산구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와 더불어 이번에도 공장 내 자동소화시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초기 진화에 실패해 공장 소방안전 시설물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영암소방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밤 11시 20분께 영암군 삼호읍 삼호일반산업단지 현대삼호중공업 내 HD현대삼호 1호사 변전실(전기 선로 등 매설 공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화재 발생 12시간만인 29일 오전 11시 20분께 완전히 꺼졌다. 변전실 내 1.5~2m 깊이의 지하 공간에 전선 더미가 얽히고설켜 소방대원이 진입에 어려움을 겪어 진압 시간이 지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불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변전실 내 전기 케이블·전선류가 거의 소실되고 서브 변전소에 전기가 공급되지 않으면서 HD현대삼호 조선소 내 전력이 전면 차단됐다. 조선소 내 30여곳 변전실에도 전력 공급이 끊겼다.
이번 화재 과정에서 변전실 내에 이산화탄소(CO₂) 자동소화설비가 설치돼 있었음에도 초기 화재를 진압하지 못한 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아 불길을 막지 못한 점 등은 지난 5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화재 직후 이산화탄소 소화설비와 연결된 자동화재감지장치가 작동한 사실은 확인됐으나, 정작 불을 끄는 데 도움을 주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를 처음 목격한 당직 직원 2명도 변전실 내 ‘스파크’와 연기를 목격하고 소화기로 자체 진화를 시도하다 소방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초기 진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황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초기 화재 진화에 효과적인 ‘스프링클러’가 변전실 내에는 한 대도 설치돼 있지 않았던 점도 문제를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는 변전실 등에 물분무등소화설비 등을 의무적으로 갖추도록 정하고 있는데, 이산화탄소 자동소화설비 등 비슷한 기능의 소화설비가 있는 경우 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고 정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수계 소화제로 인해 전기설비 등의 2차 피해 방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발전실에 가스계 소화 약제를 채택한다는 것이 소방 관계자 설명이다.
HD현대삼호 등은 화재 피해 원상복구까지 최소 2주에서 길게는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복구 장기화로 인한 산업단지 내 상인들의 우려도 크다. 1년에 선박 30여척을 제작하는 HD현대삼호는 공장 가동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83곳의 협력사를 포함해 1만 3500여명의 직원들이 출근할 필요가 없어져 산단 내 식당·카페·마트 등 손님이 끊기는 상황이발생할 것이라며 걱정하는 상인들이 적지 않다.
영암군에 따르면 삼호읍 인구는 2만여 명, 산단이 위치해 있는 용당리에는 210여곳에 이르는 자영업자가 현대삼호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되면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영암군 삼호읍에서 순대국밥 식당을 운영하는 최고봉(35)씨는 “우리 식당 손님 대부분이 산단 직원인데 복구가 한 달 정도 소요되면 당연히 상권에 피해가 있다”며 “산단 직원이 가게에 안오면 기존 매출의 80%이상 손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순식간에 주변 상권까지 개점 휴업 상태에 놓였다. 산단 인근에서 중식당을 운영 중인 김 모(여·44)씨는 “나 뿐만 아니라 이쪽 상권은 산업단지 직원들이 먹여 살리는 곳이라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며 “아마 절반은 매출이 줄어들 텐데 입에 풀칠은 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HD현대삼호 관계자는 “조선소의 필수 시설을 가동하기 위해 비상발전기 4기를 중앙 변전소에 투입, 비상 발전 체계를 구축했다”며 “내일부터 비상전력을 가동하는 한편, 한전과 협의해 최대한 빨리 원상복구에 나서 다음주부터는 근무 일정 조정 등으로 근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지난 5월 광주시 광산구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와 더불어 이번에도 공장 내 자동소화시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초기 진화에 실패해 공장 소방안전 시설물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불은 화재 발생 12시간만인 29일 오전 11시 20분께 완전히 꺼졌다. 변전실 내 1.5~2m 깊이의 지하 공간에 전선 더미가 얽히고설켜 소방대원이 진입에 어려움을 겪어 진압 시간이 지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불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변전실 내 전기 케이블·전선류가 거의 소실되고 서브 변전소에 전기가 공급되지 않으면서 HD현대삼호 조선소 내 전력이 전면 차단됐다. 조선소 내 30여곳 변전실에도 전력 공급이 끊겼다.
화재 직후 이산화탄소 소화설비와 연결된 자동화재감지장치가 작동한 사실은 확인됐으나, 정작 불을 끄는 데 도움을 주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를 처음 목격한 당직 직원 2명도 변전실 내 ‘스파크’와 연기를 목격하고 소화기로 자체 진화를 시도하다 소방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초기 진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황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초기 화재 진화에 효과적인 ‘스프링클러’가 변전실 내에는 한 대도 설치돼 있지 않았던 점도 문제를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는 변전실 등에 물분무등소화설비 등을 의무적으로 갖추도록 정하고 있는데, 이산화탄소 자동소화설비 등 비슷한 기능의 소화설비가 있는 경우 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고 정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수계 소화제로 인해 전기설비 등의 2차 피해 방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발전실에 가스계 소화 약제를 채택한다는 것이 소방 관계자 설명이다.
HD현대삼호 등은 화재 피해 원상복구까지 최소 2주에서 길게는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복구 장기화로 인한 산업단지 내 상인들의 우려도 크다. 1년에 선박 30여척을 제작하는 HD현대삼호는 공장 가동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83곳의 협력사를 포함해 1만 3500여명의 직원들이 출근할 필요가 없어져 산단 내 식당·카페·마트 등 손님이 끊기는 상황이발생할 것이라며 걱정하는 상인들이 적지 않다.
영암군에 따르면 삼호읍 인구는 2만여 명, 산단이 위치해 있는 용당리에는 210여곳에 이르는 자영업자가 현대삼호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되면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영암군 삼호읍에서 순대국밥 식당을 운영하는 최고봉(35)씨는 “우리 식당 손님 대부분이 산단 직원인데 복구가 한 달 정도 소요되면 당연히 상권에 피해가 있다”며 “산단 직원이 가게에 안오면 기존 매출의 80%이상 손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순식간에 주변 상권까지 개점 휴업 상태에 놓였다. 산단 인근에서 중식당을 운영 중인 김 모(여·44)씨는 “나 뿐만 아니라 이쪽 상권은 산업단지 직원들이 먹여 살리는 곳이라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며 “아마 절반은 매출이 줄어들 텐데 입에 풀칠은 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HD현대삼호 관계자는 “조선소의 필수 시설을 가동하기 위해 비상발전기 4기를 중앙 변전소에 투입, 비상 발전 체계를 구축했다”며 “내일부터 비상전력을 가동하는 한편, 한전과 협의해 최대한 빨리 원상복구에 나서 다음주부터는 근무 일정 조정 등으로 근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