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퀴어축제, 차이·다름 알아가는 한걸음 되길”
제4회 광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 바리씨
펀딩 모금액 ‘목표액의 884%’ 달성…사회 분위기 변화 체감
“누구에게나 열린 진짜 축제”…일정·장소 확정 등 ‘산 너머 산’
펀딩 모금액 ‘목표액의 884%’ 달성…사회 분위기 변화 체감
“누구에게나 열린 진짜 축제”…일정·장소 확정 등 ‘산 너머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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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무지개가 다시 펼쳐지는 것은 차별과 혐오를 넘어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차이와 다름을 알아가는 한걸음입니다.”
광주퀴어문화축제가 3년 만에 돌아온다. 지난 2018년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1회 축제, 2019년 금남로에서 열린 2회 축제까지 연속 개최됐지만 2022년 광주퀴어문화주간 이후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한동안 명맥이 끊긴 상태였다.
최근 제4회 광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공식 재창립을 알리며 텀블벅 펀딩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들은 무지개 화염병 뱃지, 카세트 테이프 키링 등 광주만의 색이 담긴 굿즈를 준비해 펀딩 한 달 만에 4422만1485원을 모았다. 이는 단순한 자금 확보를 넘어 사회 분위기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신호였다.
공동위원장과 조직위원 등 10여 명으로 구성된 조직위는 분야 구분 없이 굿즈 제작·홍보·행정 등을 모두 직접 운영한다. 그중 바리(활동명·사진) 공동위원장은 유일하게 지난 1·2회 축제에 참여했던 경력자로, 이번 재창립 과정에서 신구 조직원들의 경험을 잇고 팀워크를 다지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펀딩 목표액을 500만원으로 설정했을 만큼 이렇게 큰 후원을 받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최근 사회 분위기가 바뀌기도 했고, 앨라이(ally·성소수자 인권 지지자) 네트워크와 집회 현장에서의 연대를 통해 성소수자 이슈에 공감하는 시민이 훨씬 많아진 것을 체감했죠. 목표액의 884%를 달성한 것은 퀴어(성소수자)를 응원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에 대해 알고 싶어하고 궁금해 하는 시민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처럼 열린 참여와 관심이 모인다면 광주에서도 누구나 다름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광주지역 인권단체들의 연대로 소규모 앨라이 파티를 마련했고, 자유롭게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오픈마이크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만난 이들과 솔직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큰 용기와 힘을 얻었다.
바리 공동위원장은 “각자 고립된 줄만 알았던 목소리들이 파티에 모여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는 용기를 얻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다시 해보자’는 마음이 샘솟았다”고 조직위의 재창립 과정을 설명했다.
하지만 축제 준비를 둘러싼 현실은 결코 만만치 않다. 수도권과 달리 광주·전남에는 소수자가 안전하게 모일 공간도, 존재를 드러낼 기회도 적은데다 행사 일정과 장소 역시 민원·허가 절차·안전 문제 등 복합적인 이유로 아직 확정되지 못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차별과 혐오를 겪지만 우리는 용기 내어 이 자리에 서 있고, 더 많은 시민과 연대하며 열린 공간을 함께 만들려고 한다”며 “사회의 인식이 점점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만큼, 이번 광주퀴어문화축제를 계기로 다양성과 평등에 대한 공감이 한층 성숙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올해 개최될 축제가 시민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진짜 축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조직위의 목표다. 조직위는 ‘퀴어’에 대해 잘 모르거나, 더 알아가고 싶은 시민들을 위해 인권·다양성 등에 대한 강연도 준비하고 있다.
/글·사진=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광주퀴어문화축제가 3년 만에 돌아온다. 지난 2018년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1회 축제, 2019년 금남로에서 열린 2회 축제까지 연속 개최됐지만 2022년 광주퀴어문화주간 이후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한동안 명맥이 끊긴 상태였다.
공동위원장과 조직위원 등 10여 명으로 구성된 조직위는 분야 구분 없이 굿즈 제작·홍보·행정 등을 모두 직접 운영한다. 그중 바리(활동명·사진) 공동위원장은 유일하게 지난 1·2회 축제에 참여했던 경력자로, 이번 재창립 과정에서 신구 조직원들의 경험을 잇고 팀워크를 다지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이처럼 열린 참여와 관심이 모인다면 광주에서도 누구나 다름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광주지역 인권단체들의 연대로 소규모 앨라이 파티를 마련했고, 자유롭게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오픈마이크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만난 이들과 솔직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큰 용기와 힘을 얻었다.
바리 공동위원장은 “각자 고립된 줄만 알았던 목소리들이 파티에 모여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는 용기를 얻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다시 해보자’는 마음이 샘솟았다”고 조직위의 재창립 과정을 설명했다.
하지만 축제 준비를 둘러싼 현실은 결코 만만치 않다. 수도권과 달리 광주·전남에는 소수자가 안전하게 모일 공간도, 존재를 드러낼 기회도 적은데다 행사 일정과 장소 역시 민원·허가 절차·안전 문제 등 복합적인 이유로 아직 확정되지 못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차별과 혐오를 겪지만 우리는 용기 내어 이 자리에 서 있고, 더 많은 시민과 연대하며 열린 공간을 함께 만들려고 한다”며 “사회의 인식이 점점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만큼, 이번 광주퀴어문화축제를 계기로 다양성과 평등에 대한 공감이 한층 성숙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올해 개최될 축제가 시민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진짜 축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조직위의 목표다. 조직위는 ‘퀴어’에 대해 잘 모르거나, 더 알아가고 싶은 시민들을 위해 인권·다양성 등에 대한 강연도 준비하고 있다.
/글·사진=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