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하나뿐인 가구 기부 “이웃 함께하는 삶 꿈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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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하나뿐인 가구 기부 “이웃 함께하는 삶 꿈꿔요”
사회적기업 목공방 ‘유니크우드(주)’ 신현진 대표
서울 광고회사 다니다 고향 무안에 창업…특수목 활용 가구 제작
지역주민 목공 체험·사회적 협동 “마을 랜드마크로 키우고 싶어”
2025년 06월 15일(일) 19:17
목공방 ‘유니크우드(주)’ 신현진 대표
무안 청계면의 한 폐교에 자리한 목공방 ‘유니크우드㈜’는 자연 그대로의 특수목을 활용해 원목가구를 만드는 곳이다. 특수목은 느티나무, 벌나무, 유창목 등 독특한 질감과 색·무늬를 지닌 나무로, 각각의 결과 속성이 모두 달라 세상에 하나뿐인 가구를 만들 수 있다.

서울에서 광고기획 일을 하던 신현진(36) 대표는 2019년 고향인 무안으로 돌아와 창업에 뛰어들었다. 특히 일반 판매와 함께 마을회관, 어린이집, 치매센터 등 다양한 공간에 직접 제작한 가구와 소품등을 기부하며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신 대표는 프로젝트 기획, 사업계획서 작성 등 광고기획사에서 쌓았던 기획 실무 경험을 살려 공방을 단순 작업장이 아닌 브랜드로 키울 전략을 세웠다. 그 결과 유니크우드㈜는 2019년 무안 나래 2030청년상가에 입점했고 2020년부터 3년간 전남도 예비사회적 기업을 거쳐 2023년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됐다.

신 대표는 무엇보다 이웃과 함께하는 삶을 꿈꾸고 있다. 마을 곳곳에 문패·평상·의자 등 직접 만든 원목가구들을 기부하고 아이들과 청년 엄마, 청각장애인, 치매어르신 등 지역주민을 위한 목공 체험 클래스도 진행한다.

지난 2023년 무안군 수어통역센터 청각장애인들과 진행한 목공 체험 1일 수업 모습. <유니크우드 제공>


그는 “주민들 덕에 사업체를 꾸리고 운영할 수 있는 만큼 자연스럽게 지역과 나누는 구조를 갖추는 데 힘을 쏟고 있다”며 “목공 체험과 지역 기부, 사회적협동 프로젝트 등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으로 지역에 환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전남도가 주관한 청년 사회적경제 아이디어 경진대회와 무안군 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각각 최우수상을 수상한 신 대표는 체험·교육 분야의 다양한 공모사업에 도전하는 중이다.

사업 초기에는 폐교의 일부 공간만 빌려 작업장으로 활용했지만,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학교 본관까지 확장해 사용하고 있다.

그는 “공방이 시골 외곽에 있어 도심과 달리 소음, 주차 문제, 주민 간 갈등이 적고 작업 환경도 한결 자유롭다”며 “버려진 공간에 새로운 쓰임을 불어넣는 경험 역시 제가 추구하는 가치와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2022년 딸아이가 태어난 뒤로 유아용 가구 제작에도 도전한 그는 모서리는 둥글게 라운딩 처리하고, 피스나 못 같은 금속 부자재 사용도 최대한 줄이는 등 품질과 안전, 마감에도 신경쓴다. 무엇보다 나무가 가구로 변하는 전 과정을 알기에 가구에 대한 그의 애정이 브랜드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사용하는 사람의 손때가 묻고 쓰임을 다해야 비로소 완성되는 게 원목 가구에요. 도마든, 의자든, 만들어진 가구가 사용자의 삶에 녹아들면서 물건 이상의 의미가 됩니다.”

신 대표는 앞으로도 지역의 청년 창업가이자 로컬 크리에이터로서 스스로의 경험을 살려 이웃들과 가치 있는 작업들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꿈을 내비쳤다.

“지방이든 수도권이든, 내가 선택한 환경과 마을의 특성을 이해하고 적응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사업이 잘되고 못되고의 문제는 위치가 아니라 내 마음과 자세입니다. 이곳을 청년과 지역 주민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복합 문화 플랫폼이자 마을의 랜드마크로 키우는 게 제 궁극적인 목표에요. 지방이라고 해서 기회가 적다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그 안에서 주민들과 소통하며 키워갈 수 있는 게 많다고 믿습니다.”

/글·사진=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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