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LO 가고, YONO 왔다- 옥 영 석 전라남도 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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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LO 가고, YONO 왔다- 옥 영 석 전라남도 정책자문위원
2025년 05월 28일(수) 00:00
한번 뿐인 인생, 나를 위한 것이면 아낌없이 투자하던 YOLO(You Only Live Once)가 지고 필요한 건 하나면 족하다는 YONO(You Only Need Once)가 뜨고 있다.

팬데믹 전후로 등장한 YOLO족이 미래에 대한 준비 대신 현재를 즐기는 경험과 행복을 중시하며 외식, 여행, 취미 등에 소비를 아끼지 않았다면, YONO족은 불필요한 지출은 최소화하면서 실용성과 가치있는 삶을 추구하는 생활양식이다. 환율이 올라가고 원가와 인건비 상승에 따른 물가인상과 너나없이 보복소비에 동참했던 소비자들이 경기침체로 인해 지갑을 닫으면서 나타난 자연스런 귀결인 셈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이래 1.3~1.9%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들어 2%를 넘어섰고, 2021년 이후 2.3~5.1%에 이르는 상승흐름이 지속되어 왔다. 물가상승과 경기불황이 가중되면서 가계소득은 줄어들고 소비심리는 위축되었으며 미래에 대한 확신이 사라져 소비자들은 자연스레 가성비를 추구하고 과소비를 줄이게 되었다.

이같은 흐름에 맞춰 유통업체에서는 초저가 상품을 내놓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편의점 매장이 가장 많은 C*에서는 ‘880육계장라면’을 선보여 100만개, ‘990딸기우유’와 ‘990초코우유’를 200만개나 팔았고, 2000원에 가깝던 ‘삼각김밥’을 990원에 출시하여 초가성비 상품으로 매출을 견인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G****은 물가안정을 내세워 일상적 소비가 필수적인 식품과 생필품을 중심으로 ‘리얼프라이스’ PB상품을 내놓아 1년만에 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가하면 1000원이하 상품 매출이 46.5%나 증가했다.

5000원이하 균일가상품을 판매하는 다**몰의 이용자는 2021년 142만명에서 2025년 362만명으로 2.5배나 늘었는가 하면 생활용품에서 화장품과 식품으로까지 취급 품목을 확대했다. 오프라인 매장은 로드샵이나 대형마트 위주 입점에서 최근에는 백화점과 아웃렛에 들어가 인근 주민들을 일상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또한 중고거래의 대명사인 당*에서는 디지털기기, 가구, 생활가전, 의류잡화가 주종이었지만 최근들어 부동산 직거래가 늘고 중고차 하루 평균 거래 건수가 2000대, 앱 이용자는 2021년 1465만명에서 2025년 2216만명으로 증가하여 전 국민의 43%가 이용하고 있으니 가히 국민 쇼핑앱이라 불릴만하다.

신용카드에 밀려 관심을 끌지 못했던 체크카드도 주목받고 있다. 할인혜택과 포인트 적립 등 혜택이 약해 외면받던 체크카드는 잔고내에서만 쓸 수 있어 계획소비가 가능하고 연회비 부담이 없다. 그러나 연말소득공제는 신용카드가 15%인 반면 체크카드는 30%나 되니 지난해 8개 전업카드사 신용카드 이용 금액이 2.2% 증가한 데 비해 체크카드 이용액은 51.8%가 늘었다.

1990년대 초 가족외식의 1번지로 각광받던 아**, 베**스, T*** 등 패밀리 레스토랑은 불황과 소비침체, 새로운 외식문화 등으로 부진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평일은 2만원, 주말엔 3만원이 넘지 않는 합리적 가격을 표방하는 애****는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데다 비빔밥이나 브리또 등 이것저것 조합해 먹을 수 있는 재미를 추가하여 전년 매출액 대비 70%가 넘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만원으로 한끼 식사를 해결하기가 만만찮은 요즈음 ‘런치플레이션’이란 신조어도 생겨났다. 점심의 ‘Lunch’와 물가상승을 의미하는 ‘Inflation’의 합성어로 점심 가격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호텔에서 달콤한 휴식과 여유로운 조식을 즐기던 ‘호캉스’, 저명한 세프의 레스토랑에서 먹는 ‘오마카세’와 옷 한벌, 장비 하나에 수 십만원씩 드는 골프 ‘플렉스’를 즐기던 MZ세대들이 구내식당을 이용하고 당*에서 중고옷을 구매하며 소박한 런닝크루가 되는 것은 궁핍해서가 아니라 내게 진정 필요한 것을 알고 그것을 선택하는 안목이 있어 보여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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