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무등산 누빈 타스만…“픽업이 이렇게 부드럽다고?”
‘미드 속 남성의 차’ 편견 깬 기아 타스만 시승기
30대 여기자가 직접 경험한 픽업트럭의 ‘반전 매력’
30대 여기자가 직접 경험한 픽업트럭의 ‘반전 매력’
![]() 광주일보 김해나 기자가 지난 22일 무등산·광주호 일대에서 ‘기아 타스만’을 운전하고 있다. |
끝없이 펼쳐진 황야를 달리는 미국 남부 청년, 퇴근 후 잔디밭을 가로지르는 중년 가장, 눈보라 속을 묵묵히 순찰하는 보안관까지. 영화 ‘노매드랜드’와 ‘로스트 인 더스트’, 드라마 ‘옐로스톤’ 속 픽업트럭은 생존과 책임, 자유의 상징으로 그려졌고, 늘 굵은 팔뚝을 운전석 창틀에 걸친 ‘건장한 남성’이 앉아 있었다. 픽업트럭은 그렇게 오랫동안 남성적 상징으로 각인돼 왔다.
지난 22일 기아 오토랜드 광주에서 직접 시승한 ‘더 기아 타스만(The Kia Tasman·타스만)’은 대형 픽업트럭이 남성만의 영역이라는 편견을 넘어선 ‘우리 모두의 차’라는 느낌이 들었다. ‘크고 거친 차’보다는 ‘조용하고 다정한 차’였고, 예상과는 달리 부드럽고 안정적인 주행감이 인상적이었다. 웅장한 외관과 최고급 세단 느낌의 여유롭고 세련된 실내 공간도 만족스러웠다.
특히 시승 구간인 기아 오토랜드 광주 정문~무등산·광주호 일원까지 왕복 40㎞ 구간을 주행하면서 가장 감명 깊었던 것은 ‘조용하다’였다. 이날 시승 전까지만 해도 ‘픽업트럭은 시끄러운 차’라는 선입견이 강했는데, 타스만의 정숙함에 놀랐고, 반했다.
◇‘오프로드 최적화’ 엑스프로…험지에서 ‘진가’=이날 시승한 차량은 타스만의 오프로드 전용 상위 트림인 ‘엑스프로(X-Pro)’로, 큼직한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과 엑스프로 전용 17인치 ‘블랙 알로이 휠’에서 묵직한 존재감이 느껴졌다.
시승 날 마침 광주호 일대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려 젖은 진흙 길이 형성됐다. “이건 타스만을 최대치로 즐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기자는 곧바로 핸들을 잡고 진흙탕이 된 길에 뛰어들었다.
엑스프로는 기본 모델보다 28㎜ 높은 252㎜의 최저지상고를 갖춰 험준한 지형 주행에 유리했다. 엑스프로에 적용된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은 이 구간에서 빛을 발했다. 또 타스만에 적용된 엔진의 구동력을 전·후륜 구동축에 전달하는 ‘2속 ATC’는 깊게 파이고 물이 고인 진흙 길을 단숨에 통과했다.
운전석 시야는 시원하게 트여 있어 운전이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차체가 높아 노면을 내려다볼 수 있어 안정감까지 줬다.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도 높은 차체 덕에 부드럽게 통과할 수 있었다.
◇‘고퀄리티’…프리미엄 SUV 능가하다=타스만의 또 다른 매력은 차량 실내에 앉는 순간 ‘픽업트럭’이라는 단어를 잊게 한다는 것이다.
12.3인치 클러스터, 5인치 공조 디스플레이,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연결되는 ccNC 기반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깔끔하고 직관적이었다. 스티어링 휠(핸들)은 가죽 마감과 각진 D컷으로 세련미를 더했다.
하만카돈 프리미엄 오디오를 통해 흘러나오는 재즈 피아노 선율로 차량 안은 마치 하나의 작은 콘서트홀을 방불케 했다.
외부 소음이 차단된 조용한 차량 내부도 인상적이었다. 타스만 전방 유리와 1열에는 이중 접합 차음 유리가 적용됐고, 차량 곳곳에는 흡음·차음재를 사용해 소음을 최소화했다는 게 기아 측의 설명이다. ‘픽업트럭 소리=경운기 소리’라고 생각했던 기자는 타스만의 조용함에 놀랐다.
타스만은 ‘여성 운전자를 배려한 픽업트럭’이라고 직접 말하지 않았지만, 차량 곳곳에서 여성 운전자를 위한 배려가 느껴졌다.
운전석 시트 높이 조절 범위는 매우 광범위하고 유연했다. 키가 작아도 시야 확보가 쉬워 운전하기에 적합했다. 핸들 조작도 한 손으로 충분할 만큼 부드럽고 균형 잡혀 있었다.
타스만은 ‘여성이 몰 수 있는 픽업’이 아니라 ‘여성이 몰기에 충분히 편안하고 감각적인 픽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픽업트럭의 본질’ 적재함도 예술처럼=픽업트럭의 ‘상징’ 중 하나는 적재함이다. 타스만은 두 개의 굵은 프레임이 연결된 형태의 보디 온 프레임(Body on Frame) 구조가 적용돼 최대 700㎏의 적재 중량과 3500㎏의 견인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이 같은 실측 수치보다 더 눈에 띈 것은 ‘실용성’이었다.
특히 동승석 상단 수납함과 ‘폴딩 콘솔 테이블’, 시트를 위로 들어 올리면 나오는 29ℓ 대용량 트레이, 시트 쿠션을 위로 들어 올리면 나오는 45ℓ 대용량 ‘2열 시트 하단 스토리지’ 등으로 적재·수납 경쟁력을 확보한 점이 눈에 띄었다.
적재함에는 ▲목재를 끼워 적재 공간을 분할해 화물을 수납할 수 있는 디바이더 거치 홈 ▲적재 공간 손상을 방지하는 베드 라이너 ▲베드 측면 조명 ▲고정 고리·화물 고정 레일 등이 적용됐다.
또 캠핑이나 ‘차박’에도 유용할 수 있는 베드(적재 공간) 커버, 슬라이딩 베드 등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갖춘 점도 인상적이었다.
◇타스만은 ‘누구의 차’가 아닌 ‘나의 차’=대형차에 대한 부담은 특히 여성 운전자에게 크게 다가온다. ‘남성의 차’로 인식된 픽업트럭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승용차 운전 경력 9년 차 30대 여성인 기자 역시 픽업트럭은 ‘나와 거리가 먼 차’로 생각했다. 크고 무거우면서 남성적이라는 이미지는 시승 전부터 거리감과 거부감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타스만의 운전석에 올라 시동을 걸고 도로에 나선 순간, 생각이 완전 달라졌다.
이번 타스만 시승을 통해 차가 크다고 해서 꼭 ‘어려운 차’는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타스만은 오히려 운전자에게 더 많은 여유와 시야·공간을 제공했다. 그리고 차는 성별이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로 선택해야 한다는 조언을 남겼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특히 시승 구간인 기아 오토랜드 광주 정문~무등산·광주호 일원까지 왕복 40㎞ 구간을 주행하면서 가장 감명 깊었던 것은 ‘조용하다’였다. 이날 시승 전까지만 해도 ‘픽업트럭은 시끄러운 차’라는 선입견이 강했는데, 타스만의 정숙함에 놀랐고, 반했다.
![]() 광주일보 김해나 기자가 지난 22일 무등산·광주호 일대에서 ‘기아 타스만’을 운전하고 있다. |
시승 날 마침 광주호 일대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려 젖은 진흙 길이 형성됐다. “이건 타스만을 최대치로 즐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기자는 곧바로 핸들을 잡고 진흙탕이 된 길에 뛰어들었다.
엑스프로는 기본 모델보다 28㎜ 높은 252㎜의 최저지상고를 갖춰 험준한 지형 주행에 유리했다. 엑스프로에 적용된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은 이 구간에서 빛을 발했다. 또 타스만에 적용된 엔진의 구동력을 전·후륜 구동축에 전달하는 ‘2속 ATC’는 깊게 파이고 물이 고인 진흙 길을 단숨에 통과했다.
운전석 시야는 시원하게 트여 있어 운전이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차체가 높아 노면을 내려다볼 수 있어 안정감까지 줬다.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도 높은 차체 덕에 부드럽게 통과할 수 있었다.
![]() 지난 22일 기아 오토랜드 광주에서 무등산·광주호 일원까지 운행한 ‘더 기아 타스만’. <기아 제공> |
12.3인치 클러스터, 5인치 공조 디스플레이,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연결되는 ccNC 기반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깔끔하고 직관적이었다. 스티어링 휠(핸들)은 가죽 마감과 각진 D컷으로 세련미를 더했다.
하만카돈 프리미엄 오디오를 통해 흘러나오는 재즈 피아노 선율로 차량 안은 마치 하나의 작은 콘서트홀을 방불케 했다.
외부 소음이 차단된 조용한 차량 내부도 인상적이었다. 타스만 전방 유리와 1열에는 이중 접합 차음 유리가 적용됐고, 차량 곳곳에는 흡음·차음재를 사용해 소음을 최소화했다는 게 기아 측의 설명이다. ‘픽업트럭 소리=경운기 소리’라고 생각했던 기자는 타스만의 조용함에 놀랐다.
타스만은 ‘여성 운전자를 배려한 픽업트럭’이라고 직접 말하지 않았지만, 차량 곳곳에서 여성 운전자를 위한 배려가 느껴졌다.
운전석 시트 높이 조절 범위는 매우 광범위하고 유연했다. 키가 작아도 시야 확보가 쉬워 운전하기에 적합했다. 핸들 조작도 한 손으로 충분할 만큼 부드럽고 균형 잡혀 있었다.
타스만은 ‘여성이 몰 수 있는 픽업’이 아니라 ‘여성이 몰기에 충분히 편안하고 감각적인 픽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광주일보 김해나 기자가 지난 22일 무등산·광주호 일대에서 ‘기아 타스만’을 운전하고 있다. |
이 같은 실측 수치보다 더 눈에 띈 것은 ‘실용성’이었다.
특히 동승석 상단 수납함과 ‘폴딩 콘솔 테이블’, 시트를 위로 들어 올리면 나오는 29ℓ 대용량 트레이, 시트 쿠션을 위로 들어 올리면 나오는 45ℓ 대용량 ‘2열 시트 하단 스토리지’ 등으로 적재·수납 경쟁력을 확보한 점이 눈에 띄었다.
적재함에는 ▲목재를 끼워 적재 공간을 분할해 화물을 수납할 수 있는 디바이더 거치 홈 ▲적재 공간 손상을 방지하는 베드 라이너 ▲베드 측면 조명 ▲고정 고리·화물 고정 레일 등이 적용됐다.
또 캠핑이나 ‘차박’에도 유용할 수 있는 베드(적재 공간) 커버, 슬라이딩 베드 등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갖춘 점도 인상적이었다.
◇타스만은 ‘누구의 차’가 아닌 ‘나의 차’=대형차에 대한 부담은 특히 여성 운전자에게 크게 다가온다. ‘남성의 차’로 인식된 픽업트럭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승용차 운전 경력 9년 차 30대 여성인 기자 역시 픽업트럭은 ‘나와 거리가 먼 차’로 생각했다. 크고 무거우면서 남성적이라는 이미지는 시승 전부터 거리감과 거부감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타스만의 운전석에 올라 시동을 걸고 도로에 나선 순간, 생각이 완전 달라졌다.
이번 타스만 시승을 통해 차가 크다고 해서 꼭 ‘어려운 차’는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타스만은 오히려 운전자에게 더 많은 여유와 시야·공간을 제공했다. 그리고 차는 성별이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로 선택해야 한다는 조언을 남겼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