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한끼에…사람 만나러…폭설·한파 뚫고 왔습니다
광주 북구 천사무료급식소 가보니
8시 급식소 개방에 어르신들 새벽부터 집 나서
10시 10분부터 3차례 250여 명에 식사 제공
새로 마련된 2층 휴게실에선 장기·바둑 삼매경
외로움·적적함에 ‘사랑방’ 찾아오는 이도 많아
8시 급식소 개방에 어르신들 새벽부터 집 나서
10시 10분부터 3차례 250여 명에 식사 제공
새로 마련된 2층 휴게실에선 장기·바둑 삼매경
외로움·적적함에 ‘사랑방’ 찾아오는 이도 많아
![]() 5일 오전 광주시 북구 두암동 천사무료급식소에서 어르신들이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
광주시 북구 문흥동에 사는 김모(61)씨는 5일 동이 트기도 전인 오전 6시 30분 집을 나섰다.
그는 내복에 온갖 두꺼운 옷을 껴입고 완전 무장을 했지만, 영하7도 밑으로 떨어진 아침 기온에 매서운 바람까지 불어 냉기가 뼛속까지 스며들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대설주의보가 발령돼 20㎝의 눈이 쌓여 가는 길도 만만치 않았다. 전날부터 내린 눈이 얼어붙어 빙판길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무료 점심 한끼를 챙기기 위해 광주시 북구 두암동 천사무료급식소까지 25분을 걸어왔다.
그는 “혼자 살고 있어 일주일에 3일 내내 와서 무료로 밥을 먹는다”며 “형편이 어려워서 집에서는 김치에 밥만 먹어야 하는데 이곳에서는 맛있는 밥과 곰탕, 다양한 반찬과 간식까지 먹을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라고 웃어보였다.
혹독한 겨울을 버텨내고 있는 고령의 취약계층은 그 뿐이 아니였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광주지역 65세 이상 기초생활 수급자는 총 3만 2729명으로 전체 기초생활수급자(10만 201명)의 32.6%에 달한다.
광주일보 취재진이 찾은 이날 오전 7시 30분 광주 천사무료급식소에는 50여명의 어르신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어르신들은 모두 패딩점퍼를 입고 목도리에 장갑까지 중무장을 하고 있었다. 이날 이 급식소에서 한 끼를 해결한 고령층은 250명이다.
대부분 취약계층이 었지만 배식을 기다리는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그늘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오전 일찍 집에서 나온 이들은 입김을 호호 불며 급식소가 문을 열길 기다렸다.
오전 8시께 급식소 문이 열리자 어르신들은 한 테이블당 8명씩 익숙하게 자리를 잡았다. 이날 메뉴는 설렁탕과 밥, 김자반, 귤과 계란, 꿀떡과 매실 등으로 구성됐다.
급식소 안에는 배식을 기다리는 어르신들로 왁자지껄했다. 급식소 밖으로는 어르신들이 타고 온 전동휠체어 4대가 주차돼 있었고 혹여나 배식줄이 길어질까 눈길에 걸음을 재촉하는 어르신들로 입구가 즐비했다.
평소라면 홈플러스 동광주점까지 줄이 이어질만큼 인기가 좋지만 오늘은 날씨가 좋지 못해 줄이 길지 않았다는 것이 급식소 자원봉사자들의 말이다.
고령의 취약계층은 급식소가 없으면 하루종일 주린 배를 부여잡고 버텨야 한다.
이날 동구 계림동에서 버스를 타고 40분 달려서 급식소를 찾은 서모(여·75)씨는 “밥을 해 먹기에 경제적인 부담이 있어서 날이 추워도 급식소를 찾게된다. 급식소가 문 열지 않는 날에는 대체로 굶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급식소에서는 하루 총 3차례 배식이 이어지는데, 1차(오전 10시 10분)와 2차(오전 11시)는 각 168명, 3차(오전 11시 30분)는 40명이 따뜻한 한끼를 해결 할 수 있다. 2차 티켓을 받은 어르신들은 올해 조성된 2층 휴게실로 올라가 장기와 바둑을 두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한달에 한번 후원물품으로 선물을 나눠주는 날이면 새벽 3시부터 줄을 설만큼 인기가 좋다. 선물은 쌀과 김치, 초코파이 등 과자, 과일 등 다양하다.
급식소를 찾은 어르신들 중 취약계층이 아닌 경우도 있었다. 끼니해결보다 사람에 대한 갈증 때문이다. 자식들과 떨어져 살아 외롭고, 혼자 밥 먹기 적적한 어르신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어 눈이 와도 비가 와도 찾게 된다는 것이다.
박정호(77·북구 우산동)씨의 하루 일과는 급식소에서 밥을 챙겨먹는 일로 시작된다. 박씨는 이날 문이 열리기 30분 전 도착해 먼저 도착한 이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박씨는 “70대지만 경로당에 가면 청년 취급을 받아서 심부름 하기 싫어 안가게 된다”며 “아침 일찍 일어나 질 좋은 식사를 하고, 사람들도 만나고 운동도 하게 되니 삶에 활력이 생기는 것 같아 꾸준히 찾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천사무료급식소는 한국나눔연맹이 주관한다. 광주에는 북구 두암동에 한곳이며 일주일에 3차례(월·수·금) 문을 연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그는 내복에 온갖 두꺼운 옷을 껴입고 완전 무장을 했지만, 영하7도 밑으로 떨어진 아침 기온에 매서운 바람까지 불어 냉기가 뼛속까지 스며들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대설주의보가 발령돼 20㎝의 눈이 쌓여 가는 길도 만만치 않았다. 전날부터 내린 눈이 얼어붙어 빙판길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혼자 살고 있어 일주일에 3일 내내 와서 무료로 밥을 먹는다”며 “형편이 어려워서 집에서는 김치에 밥만 먹어야 하는데 이곳에서는 맛있는 밥과 곰탕, 다양한 반찬과 간식까지 먹을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라고 웃어보였다.
혹독한 겨울을 버텨내고 있는 고령의 취약계층은 그 뿐이 아니였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광주지역 65세 이상 기초생활 수급자는 총 3만 2729명으로 전체 기초생활수급자(10만 201명)의 32.6%에 달한다.
어르신들은 모두 패딩점퍼를 입고 목도리에 장갑까지 중무장을 하고 있었다. 이날 이 급식소에서 한 끼를 해결한 고령층은 250명이다.
대부분 취약계층이 었지만 배식을 기다리는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그늘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오전 일찍 집에서 나온 이들은 입김을 호호 불며 급식소가 문을 열길 기다렸다.
오전 8시께 급식소 문이 열리자 어르신들은 한 테이블당 8명씩 익숙하게 자리를 잡았다. 이날 메뉴는 설렁탕과 밥, 김자반, 귤과 계란, 꿀떡과 매실 등으로 구성됐다.
급식소 안에는 배식을 기다리는 어르신들로 왁자지껄했다. 급식소 밖으로는 어르신들이 타고 온 전동휠체어 4대가 주차돼 있었고 혹여나 배식줄이 길어질까 눈길에 걸음을 재촉하는 어르신들로 입구가 즐비했다.
평소라면 홈플러스 동광주점까지 줄이 이어질만큼 인기가 좋지만 오늘은 날씨가 좋지 못해 줄이 길지 않았다는 것이 급식소 자원봉사자들의 말이다.
고령의 취약계층은 급식소가 없으면 하루종일 주린 배를 부여잡고 버텨야 한다.
이날 동구 계림동에서 버스를 타고 40분 달려서 급식소를 찾은 서모(여·75)씨는 “밥을 해 먹기에 경제적인 부담이 있어서 날이 추워도 급식소를 찾게된다. 급식소가 문 열지 않는 날에는 대체로 굶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급식소에서는 하루 총 3차례 배식이 이어지는데, 1차(오전 10시 10분)와 2차(오전 11시)는 각 168명, 3차(오전 11시 30분)는 40명이 따뜻한 한끼를 해결 할 수 있다. 2차 티켓을 받은 어르신들은 올해 조성된 2층 휴게실로 올라가 장기와 바둑을 두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한달에 한번 후원물품으로 선물을 나눠주는 날이면 새벽 3시부터 줄을 설만큼 인기가 좋다. 선물은 쌀과 김치, 초코파이 등 과자, 과일 등 다양하다.
급식소를 찾은 어르신들 중 취약계층이 아닌 경우도 있었다. 끼니해결보다 사람에 대한 갈증 때문이다. 자식들과 떨어져 살아 외롭고, 혼자 밥 먹기 적적한 어르신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어 눈이 와도 비가 와도 찾게 된다는 것이다.
박정호(77·북구 우산동)씨의 하루 일과는 급식소에서 밥을 챙겨먹는 일로 시작된다. 박씨는 이날 문이 열리기 30분 전 도착해 먼저 도착한 이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박씨는 “70대지만 경로당에 가면 청년 취급을 받아서 심부름 하기 싫어 안가게 된다”며 “아침 일찍 일어나 질 좋은 식사를 하고, 사람들도 만나고 운동도 하게 되니 삶에 활력이 생기는 것 같아 꾸준히 찾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천사무료급식소는 한국나눔연맹이 주관한다. 광주에는 북구 두암동에 한곳이며 일주일에 3차례(월·수·금) 문을 연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